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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정동호 |
날짜 : 10-01-04 04:01
조회 : 2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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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손 잡고
정동호
두 사람이 손을 잡는다. 듣기만 해도 정감이 흐르고 보기에도 아름답다. 악수는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아래위로 흔들며 서로의 정을 주고받는 관계행위이다. 만날 때나 헤어질 때, 축하할 때나 합의를 이끌어 낼 때도 손을 잡는다.
악수에는 인사와 감사, 친애와 화해 따위의 뜻이 두루 담긴 정겨운 몸짓이다. 서양인들은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덥석 보듬기도 하고 얼굴을 맞대어 부비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렇게 노골적인 표시에는 익숙하지 못하지만 대신 손을 꼭 잡는다. 손과 손 사이에는 따뜻한 정이 흐른다.
손을 잡아보면 서로 간에 정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어떤 이는 한 손만으로 부족하다는 듯 두 손을 꼭 잡기도 한다. 상대편의 정 뿐 아니라 기도 받는 듯 뜨거움을 느낄 때도 있다. 반가움의 무게를 실어 손을 너무 꽉 쥐어 잡을 때는 아파서 빨리 풀어 주었으면 싶을 때도 있다.
그런가하면 건성으로 손을 잡는다는 것을 감지할 때도 있다. 심지어 손을 내밀면서 눈은 다른 곳으로 보내거나 딴 사람과 이야기하며 악수를 청하는 이도 있다. 그런 경우는 악수를 안 함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선거가 다가오면 많은 이들의 악수 세례가 쏟아진다. 선거의 달인들은 악수를 통해 내 편인지 아닌지를 가려낸다고도 했다. TV를 통해 길거리를 다니며 표를 구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표의 향배를 짐작할 수도 있다.
살다가 어려운 일을 만나거나 위급할 때면 손을 내밀어 도움을 청하는 경우도 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손을 흔들며 허우적대는 것도 도움을 청하는 본능적 몸짓이 아니겠는가. 암벽을 오르내리며 위험한 순간에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잡아주거나 길거리에서 차가 고장 나 당황해 할 때 도움을 주는 이가 있으면 얼마나 고맙던가. 지게에 무거운 짐을 지고 일어설 때에 등 뒤에서 누가 약간만 밀어줘도 훨씬 수월하게 일어설 수가 있다.
아파트 지하에서 차를 빼려고 앞에 세워둔 차를 밀려고 끙끙거릴 때 초등학교 1학년 손녀가 힘을 보탰다. ‘할아버지 저도 밀게요.’ 그 어린 것이 무슨 힘이 있을까만, 그 아이의 도움도 큰 보탬이 돼 속웃음을 지은 일도 있지 않던가.
세상에는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할 때도 있고 내가 손을 내밀어 도와주어야 할 때도 많다.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한다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주위에는 그런 이들이 의외로 많은 것도 같다. 그러나 세상이 날로 각박해져서인지 힘들어하는 이웃들을 외면하고 무관심과 이기심으로 살아가는 사회가 되어 가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다투고 있는 두 사람의 손을 억지로 끌어당겨 화해시키는 일도 있다. 처음에는 뿌리치다가도 일단 손을 잡고나면 나쁜 감정들이 얽인 실타래 풀리듯 슬슬 풀려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서로의 손을 통해 피가 통하고 온정이 오가면서 막혔던 구멍이 뻥 뚫려지는 것이리라. 손을 내민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양보가 필요하다. 자존심도 버려야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많은 것을 포기하고 가로 막고 있는 벽을 허물어야 가능하다. 서로가 앙금을 풀어 버리는 것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요 ‘윈윈’ 하는 길이니 그러면서 살아야지 않을까.
서로 간에 손을 잡을 때는 신뢰가 앞서야 한다. 믿지 못하면 어찌 약속을 할 수 있으며, 손을 내밀 수 있겠는가. 위험한 처지일지라도 손을 잡아 주는 이를 믿지 못하거나 잡았던 손을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덥석 손을 내밀기가 저어해 지니 말이다.
서로가 신뢰할 수 있는 세상, 서로가 믿고 손잡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모두가 마음을 열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
강강술래는 구성원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어우러져 춤추고 노래하는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다. 어느 한 사람만의 즐거움이 아니라 마을 주민 모두가 더불어 즐기는 아름다운 전통문화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때는 손에 손을 잡고 서로 협동하자고 목이 터져라 노래도 불렀다. 그런 놀이를 하고, 새마을 운동이 불붙던 때만 해도 마을 공동체가 서로 협동하며 더불어 살아가던 때가 아니던가. 그러나 이제는 그 협동이란 말도 공동체란 말도 생소한 외국말처럼 들리는 것은 왜일까.
임란 때 이순신 장군은 왜군을 앞에 두고 마을 부녀자들을 모아 바닷가 모래밭에서 강강술래놀이를 하도록 했다고 전한다. 전쟁 중에도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본 왜군들은 절로 간장이 서늘해졌을 게다. ‘손에 손잡고’는 88올림픽 주제가이기도 하다.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서로 사랑하는 한 마음 되자” 우리는 이 노래로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열었고 우리나라를 세계에 널리 알려 크게 발전하는 전환점이 되었지 싶다.
세상은 나 혼자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 인간은 서로가 의지하며 손잡고 살도록 지음 받았다. 이 천륜을 깨고 어찌 행복한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더불어 손잡고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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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화 |
10-01-04 1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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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호 선생님, 손에 손잡고 살아가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
새해에는 작가회 동인들의 만남과 따스한 교류가 더 많기를 기대하며,
평안하고 강건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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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보 |
10-01-04 21: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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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개월이 된 손자녀석에게 악수를 가르쳤습니다. 만날 때나 헤어질 때마다 악수를 하고 나면 손을 끌어다가 손 등에다 촉촉한 입술을 가져다 댑니다. 그리고 나서는 잡은 손을 제 잎술로 뻗칩니다.서로간의 사랑과 신뢰를 확인하는 방법일 것 같아 가르쳐 봤더니 악수를 하면 반드시 그렇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가 봅니다. 엄지손가락끼리 도장을 찍듯 마주 대는 것도,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하는 것도 가르쳤더니 요새는 모두다 할 줄 압니다. 이 집안에서 적어도 녀석과 저 사이에는 평화협상이 가결 조인된 것 같아 흐뭇하기만 합니다.공감을 하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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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0-01-05 0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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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손을 잡아본 사람들은 손이 차다고들 합니다. 제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왜 그렇게 그대의 찬손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마음 처럼 그렇게 따뜻한 손을 갖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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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철 |
10-01-05 08: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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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요~ 손을 잡아 보면 그,마음을 읽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쥐는 강도에 다라서 말입니다. 따스하거나 찬것은 체질상 어쩔수 없지만
잡는 강도와 눈빛으로 그마음을 읽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새해에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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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0-01-05 09: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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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스킨쉽을 해야 서로간의 마음의 간격이 빨리 좁혀진다고 하는데
악수도 그런 점에서 일리가 있는 인사법이 아닌가 합니다.
금년에는 가슴따뜻한 분들을 많이 만나는 한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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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호 |
10-01-05 17: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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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 선생님! 박영보 선생님! 임재문 선생님, 정진철 선생님, 임병식 회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더욱 건강하십시오.
이웃과 더불어 손잡고 위로하며 사랑하는 한 해 되시길 기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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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복희 |
10-01-10 23: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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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손에 손 잡고 희망찬 새해를 출발하자는 의미가 담긴 글 같군요.
정겨운 광경입니다.
좋은 글 많이 읽게 해 주십시오..
복 많이 받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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