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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임병식 |
날짜 : 09-12-10 20:17
조회 :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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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찾아 나선 발길
임병식
전남 보성군 용문리에는 주을음제(珠乙音齊) 제각이 있다. 나의 관향조인 조양임씨 세미(世味)공의 12세손인 수운(秀雲), 13세 색(穡 ).14세 의일(義一),15세 익무(益茂)어른 등 직계 4대조를 포함한 여덟분을 모시는 곳이다. 나로서는 12대에서 15대조가 된다. 시제(12. 4)에 참석했더니 먼 곳에서 참석했다고 배려하여 헌관을 하게 되었다.
음식은 깔끔하니 준비가 되어 있었다. 제실 또한 깨끗했다. 지난해 태풍피해로 지붕이 날아가서 보수를 해놓은 때문이었다. 우리 마을 (죽림) 입향조는 이곳에 모셔진 익무 어른의 아들로 16세 손이며, 나로서는 8대조인 재백(再栢)어른이다. 정착시기는 숙종 영조연간이며 대략 1700년경으로 지금으로부터 300여년쯤 된다.
당초 세거지는 인동의 복재마을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물길을 내기가 어려워서 터전을 죽림으로 옮겼다고 한다. 이때 이미 마동 마서는 정씨가 집성촌을 이루고, 홈동역시 선씨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고 한다.
관향조 세미공은 고려말에 좌복야(左僕射 )를 지내신 학덕이 높으신 분이었다. 당대 목은 이색과 교류하고 시인 조운흘과 깊이 사귀었다. 그가 지은 < 떠나가는 조양군이여>라는 시가 동국여지승람에 실려 전한다. 세미공은 선친 비문은 물론. 포은 정몽주의 비문도 썼다고 한다.
그러나 고려 말의 정변으로 인하여 가문은 기울고 당신도 식읍 받은 조양땅 (지금 조성일대)으로 내려오지 않으면 아니 되었다. 부친은 충정공 (임언수)이며 임견미는 둘째 형이다. 부자가 문하시중을 역임할 정도로 한때 번성을 누렸지만 달도 차면 기우는가, 오래 지속되지를 못했다.
임씨 시조는 당나라에서 건너왔다. 임팔급 (林八及 )이란 분으로 한림학사를 지내다가 참소를 입고 신라 말에 지금의 평택인 팽성(彭城)에 농성을 쌓고 정착하였다. 이 근거로 수원대학교가 학술조사를 통하여 고증하였으며 , 이후 지방문화재로 등재되었다. 임씨 대종회에서는 표준영정을 확정하고 그 옆에다 2004년 동상을 건립하였다.
임씨의 뿌리는 저 멀리 은나라까지 올라간다. 은나라 마지막왕 주왕(紂王)은 천하의 폭군이었다. 그는 은나라 34대 태정대왕의 손자(부는 제을왕(帝乙王)로서 세계임씨의 태시조가 되는 비간(比干)공의 조카가 된다. 그가 나라를 돌보지 않고 주야로 주지육림속에 빠져 지내므로 삼촌인 비간공이 죽기를 각오하고 간하니,
“임금에게 충고할 사람은 오직 성인뿐인데, 성인은 심장에 구멍이 일곱 개라는데 그렇다면 한번 보자”고 배를 갈라 죽이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러한 공을 보고 사람들은 ‘순충극간(純忠極諫)을 한 충신이라며 존경해 마지 않았다. 그 은나라는 나중 주나라를 세운 무제에게 멸하고 말았다.
무제는 비간공의 혈손부터 찾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장림산 동굴에서 아들을 낳아 기르고 있던 진(陳)씨 부인은 마침내 무제앞에 불려가게 되었다. 한데, 무제는 천(泉)이라는 이름을 쓰는 아이를 견(堅)이라 지어주며 성씨 또한 임(林)이라고 사성해 주었다. 실로 3030여년 전의 일이다.
이후 임문(林門)은 충신의 집안으로 극진해 보살핌을 받으며 그 후손들은 대대로 대부와 자사등 군왕의 지위를 이어왔다고 한다.
한편, 비간공의 무덤은 대만에서 가까운 하남성 위휘시에 있다. 국가 사적지로 관리하는 것은 물론, 해마다 국가행사로 제사를 지내고 있단다. 비간공의 무덤에는 ‘銀比干莫(은비간막) 비간의 무덤이라는 뜻’이라는 공자님의 유일무이한 친필 글씨도 보존되어 있다.
문중에서는 1992년부터 추모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대표들이 처음 복건성 항아촌에 가보니 과연 그곳에는 '팽성'이라는 지명이 현존하고, 족보에도 소주자사를 지낸 80세 온(薀)공의 현손(문범공의 장자)이 도래한 근가가 있었다고 한다.
중국인 중에서 역대 가장 추앙받는 사람으로 비간공을 꼽는단다. 공자님도 살아생전 공을 존경하여 제자들을 이끌고 여러차례 참례한 것은 물론, 그 역사적 사실을 논어에 기술해 놓았다.
현재 비간공의 무덤주위에는 100여개 추모비가 세워지고, 둘레석과 상석에는 한자가 새겨졌는데, 얼마나 오래됐는지 한자 이전의 상형문자도 섞여 있다고 한다. 지금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임견공이 태어났다는 장림산 석굴도 국가 사적지로 보존되어 관광지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역사로 볼 때 임씨는 실로 중국에서 2000년, 우리나라에 도래하여 1000여년 동안 나로서는 124대의 뿌리를 이어 내려오고 있는 셈이다.
임씨는 한국에서 10대 성씨에 속한다. 그러나 인구는 100만명 안팎이다. 세계적인 분포도는 중국에 6000만명, 한국을 포함한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등 여타지역 도합 1000만명을 보태서 약 7000만명이 같은 성씨를 쓰며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마다 비간공의 추모제에는 세계임씨들이 각국에서 모여들며, 중국 지방정부 또한 극진한 안내와 에스코트를 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행사장에 모인 종씨들은 모두가 한 뿌리임을 공감하고 감격해 한단다. 실로 피로 이어지는 유대의식이 얼마나 끈끈한가를 새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중시조를 모신 자리에서 헌관을 하는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 조상님에게 순차로 잔을 올리고 절을 드릴 때마다 뜨거운 숭모의 마음이 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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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철 |
09-12-11 20: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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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관의 예우를 받으셨다니 축하드립니다
충절의 집안 내력을 이토록 소상히 기록하시니
후손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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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09-12-11 20: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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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제을 다녀온 소감을 한번 적어봤습니다.
다른 문중의 뿌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까해서 올렸는데
조금은 눈에 거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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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09-12-11 22: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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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습니다. 요즘 세상에 임선생님처럼 자신의 뿌리에 대하여 확실한 인식과 자긍심을 가지고 사는 사람도 많지 않다고 봅니다. 저도 종친회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해 봄니다. 반성의 계기도 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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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09-12-11 22: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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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생님 읽어주기고 댓들 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중 홈피에 올리면서 우리 작가회도 함께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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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09-12-12 03: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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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맡길임씨에 본관이 장흥이어서 장흥임씨입니다. 저도 그렇게 뿌리를 찾아보고 싶은 심정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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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09-12-12 07: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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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기로 맡길 任씨도 뿌리가 깊은 것으로 압니다. 고려조에 왕비가 나오고 사명대사 같은 훌륭한 인물도 배출한 가문이지요. 댓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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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복희 |
09-12-12 1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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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부모님 돌아가시면 사촌 끼리도 왕래가 뜸한 가정이 많은데
임회장님 가문은 정말 뿌리가 튼실하고 깊군요.
헌관으로 배례를 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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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09-12-12 15: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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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중 시제에서 헌관을 처음 해봤습니다.
아헌관을 했는데, 아무나 하는 자리가 아니라서 뿌듯했답니다.
다른 집안의 뿌리를 아는 것도 무의미 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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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만성철용 |
09-12-14 06: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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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학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군요. 우리네 같이 객지를 떠돌다 보면 늘 소홀하기 쉬운 것이 위선(爲先)이거군요. 오는 12월 20일에는 성씨의 고향 중에 하나인 충남 대전에 가서 시향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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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09-12-14 08: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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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선생님, 나이가 들어가니 자연히 보학과 위선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시제에는 될수록 참여하여 종친들과 우의돈목을 쌓은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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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순 |
09-12-16 0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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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산 벌초는 자주 참여하였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시제에 참예치 못한 지가 세월이 되었습니다. 선산이 평지에서 한시간 거리 산마루에 있는데 젊은 사람들을 구경하기 어려워 제수와 제사 용품을 나르는 것부터가 걱정이라는 기별에 그저 부끄러울 뿐이었습니다. 요즈음 선생님께선 부쩍 옛것에 천착하시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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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09-12-16 1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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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니 저도 다른이들의 전철을 밟아가는 것 같습니다.
수구초심이라고, 나이들면 고향을 생각하듯이 조상님을 생각하는 마음도 깊어지는것 같아요.
저는 몇년전부터 대종회 충무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나, 집안 사정으로 극구 사양을 했습니다.
그러나 위선사업에는 가급적 참여를 하려고 합니다.
우리 집안에는 큰 숙제가 하나 있습니다. 직계어른은 아니지만 조선말기에 의병활동을 하면서 부자가 함께 돌아가신 분이 있는데, 아직 반듯한 비석을 세워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그 작업을 해야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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