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 김용순 |
날짜 : 12-10-12 14:28
조회 :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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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실체에 대한 역설
내 피를 다 마셔요/ 내 살을 다 먹어요/ 그럼 나는 껍데기만 남겠죠/ 손톱으로 눌러 터뜨린/ 이처럼/ 당신한테 라면 그래도 좋을 것 같을 건/ 왜일까?/ -사랑/양애경-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온 몸을 송두리째 다 먹혀도 좋다고 한다. 사랑이 아니면, 어떤 감정을 이렇게 표현 할 수 있을까. 아무리 강열하게 표현하여도 충분하지 않는, 사랑, 그 실체는 무엇일까? 사랑은 문학작품 속, 영화, 음악, 연극, 대중가요 등 일상에서 너무나 흔하게 보고 듣는 레파토리이며, 인간의 영원한 화두(話頭)이다.
한때 나에게 하늘을 날아오르는 희열을 주기도, 천 길 나락으로 떨어트리기도 하였던, 사랑은 아직도 나의 마른 가슴을 설레게 한다. 사랑이라는 열병을 앓아 보지 않았던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랑이란? 사람들은 말한다. 사랑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사랑은 이유 없이 주는 것이다. 사랑은 한 없이 베푸는 자선행위이다, 사랑은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다. 사랑은 행동 할 수 있는 진리이다. 사랑은 믿음이다. 사랑은 그리움이다. 사랑은 설렘이다. 사랑은 이 세상의 온갖 아름다운 말들을 다 동원하여도 모자란다. 사랑은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어떤 가치보다 앞선다.
사랑에는 에로스 적, 아가페 적, 필리아 적 또는 프라토닉 러브가 있다고 말 한다. 에로스와 프시케의 정열적인 육체적 사랑, 애틋하게 좋아하는 마음만의 아카페적인 사랑, 이성간의 우애와 정신적 사랑인, 필리아 적 사랑과 프라토닉 러브가 있다. 어느 한 사랑 만으로는 완전하지 못하며, 이 모든 사랑이 충만해질 때 비로소 완전한 사랑에 이를 수 있다.
사랑의 목적은 무엇일까? 사랑은 맹목적이며 오직 사랑의 완성을 지향 할 뿐이다. 사랑이란 궁극적으로 남과 여의 몸과 마음이 완전한 하나가 되기 위한 치열한 심신(心身)의 투쟁 과정이다.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고 마침내 둘이 하나가 되었을 때, 사랑은 완성된다.
명작속의 대표적 사랑으로 베아드리체를 향한 단테의 사랑, 롯테를 향한 베르테르의 사랑 등,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미완의 사랑이 있다. 로미오와 쥬리엣, 러브스토리,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등의 사랑은, 안타까운 이별로 인하여 영원한 사랑으로 남아있다.
이몽룡과 춘향의 사랑은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나, 영원한 사랑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세월이 지나, 벼슬아치 이몽룡은 관습대로 첩실을 들였을 것이고 춘향이의 마음고생 등, 후편이 있다면 사랑이 망가지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사랑을 위하여 왕위마저도 버렸던 영국의 에드워드 8세, 윈즈공과 이혼녀 심프슨 부인과의 사랑, 이 세기(世紀)의 로맨스도 영원한 사랑은 되지 못하였다. 세계를 감동시킨, 그들의 결혼 생활은 후회와 더불어 결코 행복하지 못하였다고 전해진다. 영원한 사랑이란 오직 예술작품 속에서만 있는 것일까?
사랑의 완성을 위하여 치열하게 투쟁한 결과 얻어진 결혼, 그 이후 점차 사랑이 식기 시작한다. 결혼이란? 연애의 무덤, 무조건 참는 것, 또 참는 것, 서로를 이해해야 하는 것, 결혼은 구속 등, 처음과 다르게 아름다운 말들이 사라진다. 점차 필리아적 사랑만 남게 되고 그 자리를 자식, 정(情), 윤리, 법 등이 채운다. 서로 증오하며, 자식까지 버리고 이혼하는 사람들 역시 결혼 전에는 치열하게 사랑하였던 사람들이다. 그토록 원했던 사랑을 완성시켜, 몸과 마음이 하나 된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헤어지게 될까?
흔히들 결혼 후 경제문제 등,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사랑이 식는다고 하지만, 처음처럼 두 사람에게 목숨도 버릴 수 있는 사랑이 있다면 어려운 현실은 장애가 되지 못한다. 사랑이 작아지는 만큼 보이지 않았던 문제점들이 커지게 되고, 현실은 더욱 힘들게 느껴진다. 그러다 이성(理性)으로 인내 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 헤어지게 되는 것이다.
신(神)이 인간에게 준, 가장 중요한 본능은 생존본능과 생식 본능이다. 인간이 멸망하지 않고 종족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먹이 활동과 생식(生殖)활동을 하여야한다. 신은 인간에게 강력한 식욕과 성욕을 주어 유전자를 보전(保全)시켜 영원히 생존하도록 하였다. 강력한 성 욕구에 쾌락이라는 보너스까지 주어, 고통스러운 출산을 위한, 사랑행위를 강하게 사주한 것이다. 세포 깊이 새겨진 신의 명령으로 이성(異性)을 미친 듯이 찾기도,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라도 사랑을 완성시키려한다. 사랑의 완성, 곧 유전자 계승에는 인간의 희열과 신의 미소가 따른다. 아름다운 사랑도, 목숨을 바치는 치열한 사랑도, 추악한 사랑도 이 모든 사랑노름에는 모두 신의 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신은 사랑이 영원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미 유전자 계승을 끝낸 사랑이 식지 않는다면, 민들레 홀씨처럼 여러 곳에 씨를 퍼뜨리지 못한다. 신은 인간이 만든 법에는 관심이 없어, 남자에게 계속하여 다른 여자를 찾아 유전자 영토를 넓히라는 명령을 내렸다. 인간은 질서유지를 위하여, 일부일처제라는 족쇄를 만들었지만 남자들은 혼외정사를 위하여 끝없이 기웃거린다. 여자에게도 강한 유전자를 가진 남자에게 끌리는 본능을 주었다. 현대사회의 강자(强者)인 권력과 재력가에게는 항상 여성들이 따른다. 아무리 왕위와 바꾼 세기의 사랑이라 해도 신이 사랑을 식게 만들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은 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인간적이고 이성적(理性的)인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윤리와 도덕, 법 등을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인간이 만든 법으로는 신이 준 본능을 뛰어넘기에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랑노름과 성(性)문제는 신(神)이 명령한 성본능 실현을 위한, 인간들의 꼭두각시 노름이 곧, 사랑의 실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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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2-10-12 17: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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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순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사랑에 대한 에센스를 가감없이 망라하여 잘 즐감했습니다.
사랑에 대한 전도사로 마땅한 분이십니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잘 제시하여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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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2-10-13 1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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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섭 선생님, 감사합니다. 너무 사랑타령이 넘쳐나, 한번 그 실체를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가만히 생각하면, 모두 다 신이 준, 본능에 충실하기 위한 인간들의 꼭두각시 노름이라고 생각 됩니다. 사랑의 마지막 목적은 씨 받기, 그걸 위하여 시끄러운 과정이 있을 다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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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2-10-13 0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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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생님, 어찌하여 이 좋은 가을 날에 '사랑論' 이라니요? 더욱이 가을은 남성의 계절이라는데 아예 기름을 붓는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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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2-10-13 19: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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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생님, 늙어서 행동으로 옮길 수 없으니, 파헤쳐 보기나 해보자, 이겁니다. 옛날에 울고 불고 한 것들 모두, 결론은 별 것아닌 신의 로봇이었다는 것입니다. 궤변이 었습니다만 그래도 사랑 이야기는 재미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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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문 |
12-10-13 1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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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의 섭리에 반할 수 없는 사랑의 실체, 아니 본능의 실체, 그것은 아마 역사성일 겁니다.
사랑하기 좋은 계절, 부디 강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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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2-10-13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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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생님, 사랑하기 좋은 계절, 특별히 에로틱 러브의 불씨를 살려 보세요. 신이 쾌락을 주었기에 사랑은 영원히 재미가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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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식 |
12-10-15 1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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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바람타는 계절. 공연히 마음이 싱숭생숭. 사랑의 실체는 허상(虛象)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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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2-10-15 17: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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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선생님, 오랜만입니다. 이제 무디어져서, 가을 바람과 무관 합니다. 사랑, 그거 별 것 아닙니다. 그저 한 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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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2-10-15 1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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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공연히 가슴을 앓립니다. 가을은 소슬한 가을 바람과 함께 그렇게 살아가는 것인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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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2-10-15 18: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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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 선생님 진정 하십시요. 몸에 해롭습니다. ㅎㅎㅎㅎ 사랑, 그게 뭔가하고 그냥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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