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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한동희 |
날짜 : 10-08-14 05:08
조회 :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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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크스부르크(AUGSBURG)>
아우크스부르크는 기원전 15년에 로마황제인 아우구스투스 일족에 의하여 세워진 도시이다. 고대 로마제국의 아우구스투스 황제 이름을 본 따 도시이름으로 붙였고, 고대부터 교통의 요충지다. 로마제국(이탈리아)에서 독일로 통하는 도로를 낭만가도라고 하는데, 이곳은 로맨틱 가도의 도시 중 가장 큰 도시다. 13세기에는 제국자유도시로 승격되었고, 15세기 이후는 대부호 ‘푸거’등의 대두로 르네상스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다. 당시 푸거가는 막강한 금융의 힘으로 황제보다 우위에 있었고, 지금도 푸거도시궁전(Fugger Stadtpalast)등에 당시의 영광이 남아있다.
이 도시는 루터의 종교개혁의 무대가 되었던 곳으로, 거리의 남쪽 끝에는 종교 화의의 상징인 성 울리히& 아프라 교회(St. Ulrich & Afra)가 있다. 이곳은 신, 구 양교가 공존하는 진기한 교회이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지금은 바이에른주 제3의 도시로 번영하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역에 도착하니, 작달만한 키에 야무지게 생긴 동양의 여인 이점순(58세)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도 간호사로 독일에와 재독 가정을 이루고 슬하에 딸 한 명을 두고 있다. 그녀는 이 번 세미나에 참석은 못했지만 고국에서 온 우리를 동포애로 자기의 집에 초대하겠다고 하여 이곳에 오게 됐다.
우리는 기차역에서 승용차를 타고 12km 떨어진 이점순씨 집 케너스브룬(Koenigsbrunn)으로 갔다. 집에는 마침 독일인 남편이 있어 함께 저녁식사를 한식으로 했는데, 한국 사람보다도 더 맛있게 식기를 비운다. 한국인 부인에게 자기를 맞추려고 애쓰는 모습이 고맙고 든든해 보인다. 왠지 낯설지 않은 검은 눈썹의 이 남자는 볼프강과 다른 느낌이 든다. 아마 순수 게르만족은 드믈지 않을까 싶다.
이점순씨 집은 여늬 한국인 집과 다름이 없다. 한국에서 들여온 고가구로 거실을 장식했고, 서예도 한 점 걸려 있다. 이곳 저곳 꽃과 작은 장식품으로 집안을 오밀조밀 꾸며놨다. 독일에 온 한국여성들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이점순씨는 남편은 바깥 일에만 신경 쓰게 하고 은행 일부터 각종 관공서 일까지 집안일은 이점순씨가 도맡아 한다. 시부모 공경도 한국식으로 순종하고 친절을 다 하니 독일인 시부모들도 이점순씨를 많이 사랑한다고... 김치 냉장고는 세일 할 때 샀다고 한다. 한 눈에 봐도 야무지고 상냥하고 알뜰한 한국여인이 독일에 와서 더 다져진 것 같다. 마치 친정 동생이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것 같아 안심되고 고마웠다.
<뮌휀을 향해>
오늘은 뮌헨 관광의 날이다. 아침 식사 후, 뮌헨 지리를 잘 알고 있는 백재숙(54세) 집에 가서 그녀를 태우고 ‘카우휄링’역으로 갔다. 백재숙씨는 이점순씨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살고 있다. 백재숙씨는 독일인과 결혼하여 7남매(딸 둘에 아들 다섯)를 두었다. 타국에 와서 그렇게 아이를 많이 낳았다니 얼마나 힘들까. 연민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건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점순씨의 승용차는 기차역 주차장에 세워놓고 뮌헨으로 가는 기차표를 샀다. 오늘 하루 종일 뮌헨 어디든 다닐 수 있는 차표라고 한다. 옆에 든든한 보호자가 있으니 하차 역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에 마음 편히 창밖에 시선을 보낸다. 카우휄링은 작은 산업도시로, 기차가 지나가는 들판에는 보리, 메밀, 감자, 양배추, 사탕무 옥수수, 유채 밭들이 번갈아 보이는데 모두 기계 농사라고 한다. 젊은이들이 귀농현상으로 오고 있다니 다행이다. 독일이 통일되었을 때, 동독 사람들에게 비타민이 풍부한 바나나를 많이 먹였다고 하는데, 웃음을 잃은 사람이 바나나를 먹으면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얻어 웃음을 되찾을 수 있으니 바나나는 수험생에게도 좋다는 얘기부터 서독으로 넘어온 동독인을 먹여 살리려니 세금을 많이 내야하고 물가도 올랐다는 고충과 이 고장에는 나치에 희생된 사람도 많고, 희틀러가 들어간 감옥도 있다고 일러준다.
어느 사이 기차는 뮌헨에 도착했다.
뮌헨은 ‘예술과 맥주의 도시’다. 10월에는 독일에서 가장 큰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 맥주 축제가 열리고, 해마다 수 백만명이 세계에서 몰려와 뮌헨의 명성을 높여준다. 뮌헨에 와서 맥주를 마셔보지 않고는 뮌헨을 다녀왔다는 말을 하지 말라는데, 유감스럽게도 한가롭게 앉아 맥주를 마시지 못했다.
뮌헨은 도이치 박물관을 비롯한 수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 극장, 음악회가 자주 열리는 림펜부르크 등이 있어 독일에서 제일가는 문화도시로 꼽히고 있다. 뮌헨에만 30개의 박물관이 있다. 독일에서는 베르린, 함브르크 다음으로 큰 도시로, 남쪽의 바이에른 주의 수도로서 남부 독일의 문화와 교통 및 상공업의 중심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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