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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임재문 |
날짜 : 14-01-08 14:04
조회 :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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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찹찹 남바원 !
임 재 문
1950년 6월 25일 시작된 6.25 전쟁은 이 땅에 수많은 전쟁고아와 수많은 시설파괴 그리고, 수많은 사상자를 남기고 1953년 7월 27일 그 포화가 멎었다.
내 아버지께서는 나를 낳아두시고, 군대로 가셨다. 동두천 미군부대에서 근무하셨던 내 아버지 ! 고향인 전남 해남에 어쩌다가 한 번쯤 내려오시면 장난감을 손에 쥐어주시고 다시 군대로 가셔야만 했었다.
그런데 내 어머니께서 훌쩍 아버지 계신 곳으로 떠나시는 것이다. 신났다. 아버지와 함께 사는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아버지는 육군장교 관사에 사시고, 어머니와 나 단둘이만 살아가게 되었다.
철없던 어린 시절 !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미군들에게, " 헤이 찹찹 남바원 ! " 하고 외치면 초코렛과 껌등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군들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혜이 찹찹 남바원 !" 을 외쳐댔다.
나는 그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그냥 따라서 했을 뿐이다. 그말만 하면 맛있는 것을 얻어 먹을 수 있었으니까.
그러다가 한 번은 어머니께 현장을 들키고 말았다. 어머니께서는 노발대발 하시며, 그런것 얻어먹으면 안된다고 회초리로 내 종아리를 때리시는 것이 아닌가?
나는 엉엉 울면서도 왜 그래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다시는 안하겠다고 다짐하고나서야 어머니의 회초리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어머니와의 다짐을 어기고 어머니 몰래 또 다시 친구들과 어울려 미군들의 뒤를 따라다녔다. 드디어 흑인 병사가 또 초코렛을 손에 쥐어주며 먹으라고 한다. 나는 바로 한입 베어 먹었다.
그런데 그 맛이 초코렛맛이 아니다. 얼마나 쓰고도 독한지 재체기를 연달아하며 쉴새없이 침을 내어벹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 흑인 병사가 준것은 초코렛이 아니라 씹는 담배였던 것이다.
당황해 하는 나를 보고 폭소를 터트리던 흑인 병사 ! 나는 울었다. 속았다는 분함도 있었지만, 어머니와의 다짐을 어긴 후회의 눈물이기도 했다.
이후 나는 미군들의 뒤를 더 이상 따라다니지 않았다.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쓰디쓰고도 독한 맛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육군중위로 전역후 고향에서 사시다가 돌아가신 아버지 ! 회초리로 내 종아리를 때리셨던 어머님도 이 세상에 안계신다.
그래서 아버지가 더 더욱 그립다. 어머니의 품이 그립다. 동두천 초등학교 천막교실이 사무치게 그립다. 크리스마스가 오면 미군들이 우리 초등학생들을 트럭에 태워서 미군부대에 데리고 가 과자랑 선물을 잔뜩 안겨주고 영화도 보여주고, 얼마나 아름다운 추억인지 모른다.
지금도 나는 다짐에 다짐을 한다. 더이상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고, 유혹은 달콤하고, 결과는 쓰디쓰고도 지독한 인생의 맛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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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철 |
14-01-08 17: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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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은 쓰고 열매는 달콤한 법인데 어쩌다가 달콤한 유혹에 쓴맛을 보셨네요~추억을 함께 공유하고 계신 임선생님~아마 북한에 미군이 진주하면 또다시 그런 추억거리가 생길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고 어떤 추억이 제일 멋진가하고 정리하는중이랍니다. 남북 통일이 된다면 북한에가서 되돌려놓은 시계처럼 다시한번 처음부터 시작해 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개마고원 아니면 금강산이나 총석정쯤에 전원주택도 짓고 말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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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4-01-08 2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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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도 어린시절 동두천 시절이 그립습니다. 나팔수 아저씨를 따라다니며 나도 크면 나팔수가 되어야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꿈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 친구들 지금도 다들 잘 있는지 초등학교 일학년때는 내 누나벌되는 여학생들과 함께 공부했었지요. 동란후라서 늦게 입학한 여학생들 때문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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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4-01-08 18: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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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는 6,25전쟁의 잔재가 남아 있던 비참한 시대였지요. 국민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우유를 끓여주기도 하고 가루를 배급주면 우유빵을 만들어 먹었던 추억이 남니다. 가끔 미군을 만나면 초코렛과 껌을 얻어 먹었는데 그 맛이 얼마나 맛이 있던지 기억이 새록새록 남니다. 나는 다행히 씹는 담배는 전혀 상대하지 못했으니 달콤한 기억만 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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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4-01-08 2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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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동두천 시절에 천막교실 체험을 했었지요. 미처 학교를 다 건설하지 못해서 임시로 천막교실에서 초등학교 일학년을 보내는데 겨울이면 어찌나 추운지요. 마루는 양초를 칠하고 만들반들한 돌로 문질러서 광을 내고 하던 어린 시절의 그 추억이 지금도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감사합니다. 김권섭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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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방주 |
14-01-09 08: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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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6.25 때 태어났어도 너무 어려서 고난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그 이후 전후 고통을 견디어야 하는 세월에 어린시절을 보내느라 배고픔을 겪었습니다. 그 시절 어린이였던 세대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짐작이 가는 글입니다. 그러나 지금도 그 시절이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있으니 역설적입니다. 그것은 아마 지금은 이렇게 잘 살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가슴 아린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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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4-01-09 09: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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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주 선생님 ! 이제 홀가분하게 새해를 맞으시겠습니다. 새해에 더욱 더 좋은 일들만 가득하세요. 참으로 배고프고 어려웠던 천막교실의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저는 학교 신축할때 학교 다니며 발바닥을 못에 찔려 한동한 고생한 기억도 있답니다. 저를 너무 어릴 때 학교에 보내서 엄마가 업고 등교하고 그랬었어요. 감사합니다. 이방주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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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4-01-10 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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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 선생님, 그 시절에는 그랬습니다. 나도 미군 찦차를 따라가며 '추잉껌, 쵸코렛을 외쳤습니다. 요즈음 내전 중인 아프리카 아이들과 다름이 없었지요. 참으로 가슴 아픈 지난 날이였습니다.
다음 세대에는 모든 면으로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되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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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4-01-10 22: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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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순 선생님께서도 같은 세대이니 그런가 봅니다. 저는 초등학교 일학년을 동두천 동성초등학교 천막교실에서 공부 했습니다. 지금은 많이 커지고 좋아졌겠지요. 그리고 동두천 제가 살던 곳은 대부분 판자촌이었습니다. 그래서 거의 날마다 화재가 발생하곤 했지요. 잠자다가 훤해서 내다보면 또 화재고 그랬습니다. 동두천 시절이 그래도 추억에 남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용순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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