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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용순 |
날짜 : 11-04-26 15:37
조회 : 2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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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천국
요즈음, 중국의 가짜와 유해식품에 대한 뉴스가 하루가 멀다고 들려온다. 다른 나라 보기에도 부끄럽고 기가 막힌, ‘온자바오’총리가 자국민들의 도덕성을 개탄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지금 중국에는 일반 상품의 가짜는 말할 것도 없고 상상을 초월하는 가짜까지 나돌고 있다. ‘설마 이런 물건은 가짜가 없겠지’라고 한다면 참으로 순진한 생각이다. 어떤 사람이 계란, 고기, 생선, 무까지 가짜가 있다고 생각 할 수 있을까? 실로 중국인의 가짜 만드는 재주는 탁월하다 하겠다.
특히 가짜 식품은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생명까지 잃을 수 있게 한다. 몇 년 전 가짜 분유(粉乳)를 먹은 아이들이 몸은 마르고 머리만 크지는 이상 증세를 보여, 이를 제조한 23명이 무더기로 사형 당하였다. 각종 가공식품에 유해물질을 첨가 하는 것은 물론이고 멜라닌 우유, 발암물질이 들어간 가짜 소고기와 가짜 계란, 유해색소 오리 알, 콩나물, 감자에도 유해약품이 사용된다. 종이로 만든 가짜 무, 물에 불린 골판지를 넣은 만두, 썩은 국수는 갈아서 밀가루에 섞고, 가짜 쌀, 가짜 옥수수가루, 유해색소에 소금만 넣은 간장, 하수구 폐유로 만든 식용유, 뿐만 아니라 양계장을 돌면서 폐사한 닭을 수집, 가공하여 시장에 팔기도 한다. 식당의 요리 재료에도 가짜가 수두룩하고, 공업용 메틸알코올로 만든 술을 마시고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가라오케에서 가짜 맥주를 비싼 맥주병에 넣어 판매하기도 하고 양주는 아예 진짜가 없다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 어류 양식장에 항생제와 유해약품을 넣고, 무게를 늘이려 수출용 어류에 이물질을 넣어 국제적인 말썽이 되기도, 심지어 유화고무로 만든 가짜 은어(銀魚)를 수출하였다고 하니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다. 중국에 살면서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은 아무것도 없다. 야채도 농약을 얼마나 사용하였는지, 기준도 단속도 전혀 없으니, 먹고 있어도 안심 할 수가 없다.
식품뿐만 아니라 의약품에도 가짜가 많기는 마찬가지이다. 시중에 나도는 의약품의 40%이상이 가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병원에서도 리베이트가 많은 가짜 약을 많이 쓸 것이 뻔하다. 몇 년 전 주중(駐中) 한국대사관의 공사가 간단한 설사증상으로 병원에서 링거주사 도중 숨졌다. 중국은 사인을 엉뚱한 이유로 돌렸지만 가짜 주사약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에서 TV광고를 보고 있으면 정말 요지경이다. 광고에 의하면 대머리에 머리카락이 나는 약, 주름살이 펴지는 약, 화상 및 상처의 흉터 자국을 없애는 약, 검은 피부를 희게 하는 약, 누런 이빨을 하얗게 하는 약, 작은 유방을 크게 하는 약, 작은 키를 키우는 약, 등 무엇이든 약(藥)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 없다.
세계적인 명품의 짝퉁 생산은 이미 유명해진지 오래다. 광주(廣州)의 거대한 짝퉁 시장을 그 근거지로 하여 상해, 북경 등 대도시마다 짝퉁 시장이 있다. 심지어 A급 짝퉁은 진짜보다 오히려 좋다고 한다. 우리나라 삼성, LG 등 세계 유명브랜드의 전자제품, 휴대폰 등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별 할 수 없을 정도로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유사상표가 수없이 많다. 값싼 가짜가 진짜보다 오히려 더 많이 팔리고 있어 ‘가짜가 잘 팔리니 진짜가 기절 한다’는 우스게 소리까지 있다. 가짜 만들기에는 대기업까지 합류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대우자동차의 마티스와 꼭 같이 생긴 짝퉁이 굴러다니기 시작하였다. 그 후부터 대우차는 아예 보이지 않고 QQ 라는 이름의 짝퉁밖에 보이지 않았다. 가격이 절반에도 못 미치니 많이 팔릴 수밖에 없어, 그 회사가 업계의 실력자로 부상하였다한다. 신차개발에 몇 천억씩 든다고 하는데 대기업이 그렇게 후안무치(厚顔無恥) 할 수가 없다. 얼마 전에는 독일 자동차 회사들이 중국차들의 무분별한 표절로, 발끈하여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고 들었다.
길거리에서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의 전편(全篇) VCD가 6-10위안, 우리 돈1,000-1,700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화질도 나쁘지 않아 보는 데는 지장이 없다. 외국의 유명 작품들도 예외가 아니다. 음반이며 영상물, 출판물, 등 해적판이 홍수처럼 복사되어 나온다. 다른 나라에서 저작권을 주장하며 항의하여도 별다른 결과를 얻지 못한다. 거리를 가다보면 길바닥이나 건물, 담벼락 등에 검정이나 붉은 스프레이로 ‘반증(办證)전화번호×××××××××××’이라고 낙서처럼 쓰여 있는 것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것은 가짜를 만들어 주는 사람들의 연락처이다. 어떤 서류든 원하는 것은 다 만들 수 있어, 졸업장, 운전면허증, 영업허가서, 토플 성적표, 등등 못 만드는 것이 없다. 가짜 세금계산서도 얼마든지 살 수 있으며, 일반 조사에서는 잘 나타나지도 않는다. 우리나라 유학생들까지도 HSK, 토플 성적, 등을 가짜로 만들어 취업시험 때 제출하기도 한다.
가짜 유학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누군가 유학생 행세를 하고 다닌다는 말이겠거니 하였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 중국학생이 가짜 외국인이 되어 중국내 유명대학에 입학하는 것이라 한다. 외국유학생은 입학하기가 수월한 점을 노린 것이다. 다른 나라 여권과 졸업증명서 등, 서류를 가짜로 만들어 중국에 유학 온 것처럼 하여 입학 한다고 한다. 개교한지 5년이나 된 가짜 항공사관학교도 있다하였다. 행사 때마다 성(省)과 시(市) 고위 간부까지 초청되었다고 하니, 무슨 이야기 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위조 화폐의 유통이 많아 웬만한 상점에는 거의가 감정기를 비치해 놓고 있다. 식당이나 상점 등에서 50위안이나 100위안짜리를 내어 놓으면 반드시 검사를 거쳐야만 한다. 기계가 없는 상점은 육안으로 무엇을 어떻게 보는지, 자세하게 살핀다.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시장 경제체제가 시작되면서 개체호(個體號), 즉 개인 사업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공산주의 시대에 억눌려 왔던 중국인 특유의 배금(拜金)사상이 시장경제 체제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증첸(增錢)’, 즉 돈 벌기 욕구가 폭발하듯 분출되었다. 더구나 빠른 경제 성장으로 단시일에 부자가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빈부 차이가 생기면서 심리적으로 더욱 다급해진 것이다. 이런 욕구는 정상적인 사고를 벗어나, 돈을 벌기 위하여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양심이나 도덕성마저 팽개치고 범법도 서슴지 않는 것이다. 내가 중국에 온 초기에는 가짜가 많지 않았으나 경제성장과 더불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법이 특별히 엄하여 적발되면 중형에 처해지는데도 부나비처럼 무모하게 행하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중국인의 지나친 배금주의(拜金主義)와 도덕성 결여 때문일 것이다. 또한 중국의 심각한 빈부격차도 가짜 열풍에 일조를 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경제가 성장되어 빈부 격차가 줄어들고, 문화수준의 향상과 개개인의 도덕성이 회복되어야만 가짜 천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 날 수가 있을 것이다. 중국이 비록 강대국이 되었다 할지라도 선진국이 되기에는 아직 요원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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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1-04-27 08: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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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요 짜가가 판치는 세상이 되었으니 이를 하루 빨리 개선해야한다는 의견이 속출합니다. 그러나 그게 어찌 맘대루디암요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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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1-04-27 09: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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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선생님, 중국 사람은 약지를 못하고 무모하다 싶은 구석이 많아요. 소같이 미련하여 돈 벌려다가 목숨까지 내어 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덤벼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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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순 |
11-04-27 09: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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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TV에서
가짜계란과 가짜 쇠고기 만드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다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지경입니다.
가히 가짜천국이라 할만하군요.
진짜보다 더 좋은 가짜도 있다니 어안이 벙벙해집니다.
요즘은 국내에서도 온갖 사기전화에 당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가짜와 거짓과 사기가 설 곳은 흔들리고 유혹 받는 사람의 마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짜천국의 숙주이자 근거지인 이기와 욕망과 허영과 교만을 쏟아버리고
선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참사람들의 세상이 이루어지기를 꿈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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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1-04-27 10: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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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순선생님 중국에서 가짜가 사라질려면 한참 걸릴 것입니다. 중국에서 공자를 팽개친지 오래 되었습니다. 요즈음 새삼 공자를 들먹거리고 있지만, 도덕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배금사상이 너무 강합니다. 화교들 보시면 알겠지만 돈에는 지독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할일없는 사람들도 너무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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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문 |
11-04-28 08: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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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순 선생님,
매우 의미있는 글 잘 보았습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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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1-04-28 08: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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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문선생님 감사합니다. 우리 현실도 녹녹치 않습니다만 중국을 보면 답답 할 때가 많습니다. 선생님도 하시는 일이 잘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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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복희 |
11-04-30 09: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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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사람들 가짜 만드는 재주가 타를 불허하지요.
정신 차리고 속지 말아야 합니다.ㅋ
선진국이 거져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군요.
유익한 글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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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1-04-30 15: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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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복희선생님 선진국이란 신뢰가 바탕이 되는 나라겠지요. 그런쪽으로 본다면 중국은 역시 후진국입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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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화 |
11-05-04 00: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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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용순 선생님.
중국에는 한 번 밖에 못가보았지만 참 불가사의한 나라입니다.
워낙 크고 복잡해서 속속들이 알기가 어렵겠지요.
중국이 경제 대국으로 떠올랐지만 역시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역시 정직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의 독특한 풍물 많이 알려주시고, 즐거운 5월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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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1-05-04 1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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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선생님 부족한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중국이란 한마디로 그 깊이와 넓이를 알 수 없는 불가사의한 나라입니다. 이선생님도 좋은 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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