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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임재문 |
날짜 : 10-12-28 22:53
조회 :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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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하여
임 재 문
나는 아직까지 죽음에 대하여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왜냐 하면 나는 죽음을 공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혹시나 죽을까봐서 노심초사 살얼음판을 건너듯 그렇게 조심조심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나는 동전의 앞뒤처럼 항상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하는 못난 인생이기도 하다. 수없이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첫번째 죽을 고비는 초등학교 일학년 때이다. 그네를 타다가 친구의 그네를 밀어주고 바로 피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해 내가 그 그네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 사건이다. 그 시절 무슨 병원을 찾을 수 있었겠는가? 나는 친구들이 떠메어 우리집 아랫목에 누웠는데, 머리를 심하게 다쳐 의식불명으로 며칠동안 사경을 헤메다가 가까스로 의식을 회복해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 사람들은 기적이라고도 하지만, 당하는 나는 천국과 지옥을 수도 없이 넘나들어야 했었다.
두번째 죽을 고비는 우리 한국수필작가회 초기 시절로 거슬러 올나간다. 전남 광주교도소에 몸담고 있을 무렵, 쌍팔년도 이야기다. 88년 우리나라 올림픽을 할 무렵이기 때문이다. 무대는 경기도 양평 산귀래목장이다. 우리 회원이 운영하던 산귀래 목장에서 우리 한국수필작가회 모임이 있었다.
해마다 모임이 있었지만, 나는 격일제 근무로 항상 모임에 끝자락만 얼굴을 보이고 헤어져야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그날은 일근을 할때이었기에 통째로 모임을 만끽할 수가 있었다. 거기에다 오월 초였던가? 아카시아 향기와 밤꽃향기가 어울어져 사람의 애간장을 다 녹이는데다가, 작고하신 서정범교수님도 참석하시고 모닥불 피워놓고 하는 행사가 얼마나 나를 사로잡았는지, 지금도 나는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캠파이어 열기속에 치러지는 그 행사 ! 산귀래 목장은 사슴목장이다. 사슴들의 뛰노는 모습을 보며 치뤄지는 행사다. 밤이지만, 나는 그 행사에 완전 매료되어있었다. 모임이 끝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나는 홀로 남아 달빛속에서 선녀와 함께 노닐었다. 빨간 양주 한병을 손에들고 안주는 이제 막 따온 오이로 하고, 선녀는 나를 한없이 유혹하였다. 나는 선녀의 유혹에 못이겨 그녀를 따라 한없이 그녀의 품속으로 아방궁으로 끌려가고 말았다. 그래서 그날은 나에게 있어서 최상의 낙원이었고, 엑스터시였다.
그런데 고고 지성을 발하며 깨어나야만 했다. 아니 나는 그대로가 좋았는데 나를 흔들어 깨우는 우리 회원들 덕분에 나는 이렇게 건재하게 제 2의 삶을 살고 있는것이다. 내가 쓰러진 것은 아마도 텃밭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 회원중 최초등단하신 여성선배님이 화장실 가다가 쓰러진 나를 발견했다.
그냥 떠메어 병원으로 가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부산에서 한의원을 운영하시는 여성 회원님께서 가다가 사망할거라는 진단으로 현장에서 응급처방이 실시되었다. 중국에서 가져온 우황청심원도 먹이고 온몸을 주물러서 깨어나게 했다는데,. 나는 그래서 우리 한국수필작가회를 떠날 수가 없다.
우리 한국수필 작가회는 내 생명의 은인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모임에 나는 나를 구해준 그 한의원 원장님을 끌어안고 있었는데, 한국수필 이사장님께서 너무야하다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아닙니다. 이것은 너무 약한 것입니다.하고 웃었다.
세번째 죽을 고비는 춘천교도소 초창기 근무 시절이다. 그때는 호피석에 반해서 결일제 근무를 하는 나는 버번날마다 가평으로 신동뱃터로 소양강 하류로 아니면 강촌으로 호피석을 찾아 헤메고 있을 무렵이다. 그날은 비가 오는데 호피석중에서도 산수경석을 찾아 등에 짊어지고, 집에 돌아와 몸살을 앓아야 했다.
아내는 병원으로 가라고 했지만, 나는 우리 춘천교도소 의무과에서 처방한 감기약으로 버티려고 맘먹고 꼼짝하지 않고 누워있었다. 그런데, 차도가 없고 열병을 앓고 있는 나를 아내가 병원으로 끌고 기다시피 해서 춘천 방사선과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했는데, 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잔뜩 겁에 질린 아내한테 의사가 하는말, 지금 폐렴이 심각해서 빨리 큰병원으로 가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하다는 것이다. 부랴부랴 춘천소재 대학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열이 사십도를 계속 유지하며 사흘을 넘겨야 했다. 의식을 잃고 헛소리를 하고 밤새 앓아야 했다. 어쩌다가 깨어나보면, 온몸이 얼음주머니로 덮여 있었다. 의사도 그 원인을 모르는 병이란다. 내옆에 나이 많은 할아버지께서 나와 같은 증상으로 입원해 있었는데, 바로 하늘나라로 가셨다. 그렇게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깨어나, 나는 십여일 정도 입원한 후에야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 후유증으로 두눈이 쌍가풀이 될 정도로 바짝 말라있어야 했었다.
네번째 죽을 고비는 내가 중이염을 앓고 있을 때다. 개인병원을 전전하며 치료해도효과를 보지 못해 머리가 어지럽고 심한 통증으로 대학병원에 갔었는데, 그날 오지 않았으면, 생명이 위독할 뻔했다는 것이 아닌가? 그날이 식목일 공휴일이었는데도 바로 수술 날짜를 잡아 사월 육일 가까스로 귀수술을 해서 죽음을 모면할 수가 있었다..
병명은 진주종성 중이염이다. 악성 종양으로 뼈와 살을 다 갉아 먹는 무서운 병이었다. 내가 대학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귀속을 다 먹어치우고 뇌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그러니까 위기일발의 순간에 큰 수술을 한 것이다. 보통은 한시간 정도 수술을 한다는데, 나는 워낙 심한 대수술이어서 무려 여덟시간에 걸쳐 수술이 진행되었고, 밖에서 기다리는 아내는 장례절차를 논의할 정도로 내 생명을 포기한채 두 눈이 토끼눈이 되도록 울음을 토해내야만 했다.
수술은 잘 되어 생명을 건졌는대, 한쪽귀의 청각을 잃어야 했다. 그래도 다른 한쪽귀는 멀쩡하니 감사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생명의 위험을 느낀 것은 작년 우리 한국수필작가회 총회모임을 마치고 귀가중 지하철에서 떨어져 대퇴부가 박살이 난 사건이다. 119 구조대에 실려가서 입원 무릎수술과 대퇴부 수술을 하여 가까스로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기며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만약에 하늘이 나를 부르면 내가 무슨 변명을 하며 못가겠다 버티겠는가? 두손들고 뛰어가야만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수도 없이 죽을 고비를 넘겼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는 죽음이 두렵다. 이 세상의 미련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좋아지는 세상을 차마 떨치고 갈 수가 없다. 사형수로 말하자면 태연하게 죽음에 임하는 사형수가 아니요. 사형장 앞 미루나무를 부둥켜 안고 못가겠다고 버티는 사람이나 매 한가지다.
비가 오면 비가 오니 좋고, 맑은날은 푸른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 더 없이 좋고 이렇게 한겨울 눈이 내리는 날이면 하늘의 축복이라 생각해서 좋으니 어찌 내가 이 세상을 훌훌 떨쳐버리고 떠날 수가 있겠는가?
나는 지금도 죽음이 올까 두렵다. 그래도 가야지 죽음앞에 그 누가 당할 자가 있으랴? 한 번 왔다가 한 번 가는 인생 사는 동안 좀더 건강하고 멋있고, 재미나게 살다가 훌쩍, 어느날 갑자기 나 하늘나라로 돌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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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만성철용 |
10-12-29 06: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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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비가 오니 좋고, 맑은 날은 푸른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 더 없이 좋고, 이렇게 한겨울 눈이 내리는 날이면 하늘의 축복이라 생각해서 좋으니' 라는 구절이 마음을 찌릅니다. 역경 속에서 배운 심미안이 아닌가 생각 됩니다. ilman이 지금까지 만난 분 중에 마음과 영혼이 가장 맑고 깨끗한 분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코리아는 사계절이 있어 좋은 나라요, 나무는 겨울을 겪어야 단단해 지듯이 임회장님이 겪어온 역경은 그대로 작품화 되고 또 죽음을 이기는 지혜가 되고, 아내를 사랑하게 되는 마음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화이팅! 우리 임재문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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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0-12-30 0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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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성철용 선생님 또 한해가 갑니다. 새해에는 더욱 더 건강하셔서 산행으로 또 기행 수필의 묘미를 보여주실줄 믿습니다. 저도 이제 마음 다 비우고 건강이 최고다 하고 살아가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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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식 |
10-12-29 14: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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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 선생님, 어찌 그런 일이! 두 에피소드는 우리 '작가회'와 관련이 있어 더욱 놀랍습니다.
어쨌거나 한 두번도 아니고 크게 다행이십니다. 임 선생님의 건승과 가내 평안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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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0-12-30 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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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선생님 문예진흥기금 수혜자로 선정되신 것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더욱 더 건필하시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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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0-12-29 20: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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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은 한번도 겪지 않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군요. 산귀래 별장 사건은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때 한영자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큰일날뻔 했다고 하더군요. 산귀래 별장은 나중에 나도 한번 찾아가 보았는데, 경관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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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0-12-30 08: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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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식 전임회장님 ! 산귀래 목장에서는 다 죽었다고 했을정도였는데 가까스로 목숨을 건져서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곡예를 하듯 살아온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또 한해가 가는 길목에서 건강하시고, 새해 소원성취 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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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철 |
10-12-30 15: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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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한 말씀입니다만 골골 삽십년이라는데
임선생님은 앞으로 30년이 뭡니까, 더 오래오래
계시다가 귀천하실겁니다.
저도 금년에 도봉산에서 굴러 떨어졌는데 뒤를 보니 바위가 있더군요
졸자에 귀천인지 귀옥인지 할뻔했는데 참 사람팔자 예측불능인것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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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0-12-30 17: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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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철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새해부터는 그렇게 굴러 떨어지는 곳은 아예 가시지 마시고, 저처럼 조심조심 그렇게 건강 지키며 우리 오래 오래 재미나게 살다가 구구팔팔하고, 이삼사가 아닌 어느날 갑자기 하늘나라로 머나먼 여행 떠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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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순 |
10-12-30 17: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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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죽음의 고비에서도 구사일생하심은
염라국의 사자들이 선생님의 '순수자연'에 감복하여
발길을 돌린 연유라고 상상해봅니다.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후학에게 좋은 글 많이 내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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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0-12-31 0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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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순선생님 ! 반갑습니다. 건강하시죠? 또다시 한해가 가고 새해가 밝아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소원성취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항상 죽음이 바로 옆에 있다 생각하고 삽니다. 늘 몸 조심하십시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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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화 |
10-12-31 0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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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 선생님, 그동안 어려운 고비를 많이 넘기셨습니다.
새해에는 크게 웃을 일이 많으시길 바랍니다.
매순간 행복하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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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1-01-01 2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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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선생님 ! 2011년도 새해가 되었습니다. 더욱 더 좋은 일들로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모두 웃으며 살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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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복희 |
11-01-15 16: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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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 선생님 글 이제야 읽었습니다.
년말 년시 무지 바빴습니다.
결혼상담사 교육에다 실버넷뉴스 영상부 기자로
현장을 뛰고 기사를 써서 동영상 뉴스 앵커역을 하느라고
제 본업(?)인 수필을 못 쓰고 살았답니다.
정말 구구절절 파란만장한 삶을 사셨군요.
그래도 선생님은 순수 그 자체십니다.
염라대왕이 선생님처럼 착하신 분은
악이 판치는 세상에 더 계셔서 순화시키라고
데려가지 않으셨나봅니다.
남은 생은 아주 건강하게 사시리라 믿고
그렇게 기도하겠습니다.
건강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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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1-01-23 13: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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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복희 선생님 항상 그렇게 바쁘게 사시니 인생을 보람있게 사시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어려움 당하지 마시고 순탄하게 건강하게 사시기를 기도합니다. 하시는 모든 일들이 빛을 발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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