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딩성 지역에서 한, 미, 월 정보요원들이  각 부대에서 작전을 통해 포로와 용의자를 잡아오는데 포로 심문요원이 부족하다고 해서 지원 되었다. 한번에 20 여명씩 데려 오는데 여자가 절반이 넘었다. 베트콩을 심문하는데 정보를 얻어내야 하니까 보통 힘든일이 아니었다. 일에 지쳐 전쟁의 공포감도 서서히 잊어갈 무렵 날씨가 엄청 더운 어느 날이었다. 

갑자기 밖이 소란하더니 야전 무대가  꾸며지고, 본국에서 온 연예인 위문단이  위문 공연을 한다는 것이다. 야전 무대라야  트레일러 차 두 대 겹쳐 놓으면 아주 훌륭한 무대가 되었다. 위문단엔  정치인과 이름깨나 있다는 사람들이 함께 왔다. 이미자  김세레나  동방성애, 남자들은  남일해 밖에는 잘 기억이 안난다. 비호부대 1연대 2대대가 근처에 주둔하고 있을때였다. 익일 여명과  동시에  전투작전을 나가는데 맞추어 부랴 부랴 위문 공연을 하라고 사령관이 배려 한거였다. 권혜경  김상희 한명숙도  보였다,  하여간 일류들은 총집합해서 온것 같았다.

2대대 병력이 공연장으로 들어 오는데  완전 전투복장이었다. 가슴과 허리엔 수류탄과 연막탄 각종 장비를 휴대하고 나왔다. 전투작전 하루전엔  항상 장비 점검 점호를 받고 조용히 편지나 쓰면서 쉬는데, 워낙 치열한 전투가 될것을 예상하고 사령관이 서둘러 공연을 해주라고 한 것이었다. 죽는 사람이 많이 생길것 같으니 생전에 위문 공연이라도 보고 가라는 배려였다.

이미자가  무대에서 동백아가씨를 부르다가  목이 메이더니 흐느끼면서 막 울었다. 우리 전우들  모두 큰소리로  합창하다가  같이 울며 노래했다. 나도 따라 울었다,젠장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건지.가수들은 곧 다가오는 새벽에는 전투하러 가야 하는  슈류탄과 총알로 감싼 차림에 긴장한 모습의 한국의 젊은이들을 보곤 기가 막혔던 모양이다.

김세레나가  새타령을 부르다가 또 울며  주저 앉았다. 가수들 마다  모두들 일절도 못 부르고  우는 바람에 위문은 우리가 받은게 아니라  준게 되버렸다. 파견 나온 양키들도  같이 보다가  가수들과 우리가 어깨 동무하고 울면서 노래하니  그 친구들도  덩달아 우는데  하여간 우는거 만큼은  국경도 없고 양키들도 정말 순수했던것 같았다.

춤추는  걸들이 올라와  그나마 함께 어울려 춤을 추곤 공연을 끝낼수 있었다. 서로 부등켜 안고 한참 울기만 하다가 끝난거였다,   내일 새벽 출동한다는 작전 명령이 떨어져 있으니  모두들 서둘러 부대로 돌아 갔다,   내친구 유중위도 그 부대에 있었다.  우린 미소로 악수를 했다. 말은 안했어도 서로가 무슨 뜻인지 잘 알았다.  그러나 유중위는 꽃다운 나이에 그 전투에서 전사했다. 매년 6월이 오면 유 중위의 해맑은 웃음이 나를 울리곤 한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평가야 어떻든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만큼의 행복의 초석이된 마지막 웃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