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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양순태 |
날짜 : 12-11-28 07:50
조회 :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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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 사랑회
양순태
일상탈출을 감행한 소대가 뭉쳤다.
생기 넘치는 기운이 아지랑이 피듯 하고 서로의 안녕을 확인하며 맞잡은 손이 따뜻하다. 어울리기만 하면 막힌 말문이 열리고 먹통귀도 트인다고 했던 분주한 아이들. 어느 듯 가장이며 주부로서 오롯이 어른이 되었다.
웬만한 방에는 다 들어앉지 못했던 한 마을 또래. 산으로 들로 몰려다니며 여름에는 지천으로 늘비한 감을 비롯하여 참외 수박 복숭아며 사과밭으로 과일서리에 집중되었고, 겨울이면 고구마 무우구덩이를 뒤졌으며 이웃 마을로 진출한 닭서리까지...
모두가 핏줄이요 친척이며 멀게는 사돈의 팔촌으로 이어지는 인맥으로 인한 묵인하에 티 없이 보낸 유년시절. 자녀를 출가시키는 이쯤이면 늙수그레한 중년의 느낌도 풍길만 하건만, 상기된 얼굴에 수줍음 어린 모습이 그저 반갑고 신기하기만 하다.
어떻게 살았을까.
조상대대로 농업에 전념하였던 순박한 정서 속에 자란 심성으로.
마주하는 얼굴에서, 소를 모는 꼬마의 종종걸음이 스치고 뒤따르는 황소의 우직한 자태가 아련히 떠오른다. 수업이 끝나면 곧장 집으로 줄달음쳐 꼴망태기 걸치고 나서야 했던 누렁이의 끼니 마련은 소홀히 할 수 없는 일과임을.
재산목록 1호로서 농사는 물론이요 집안의 대소사 씀씀이에 몫을 담당하는 역할이 더 할 나위 없었기에.
더러는 노름과 유흥으로 진 빚의 재물로 끌려 나가기도 했던 참담한 기억은 윤택한 삶을 추구하는 발판으로 삼아 강인한 정신력을 기르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300여년에 걸친 전통을 간직한 마을의 수호신이며 그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자리한 정자나무를 중심으로 하여 당시 100여 가구를 이룬 가운데 6.25동란 직후에 태어난 베이비세대. 인정과 포용의 미덕을 발휘하여 준비해 온 먹거리들이 푸짐하고 삐죽이 얼굴 내밀어 쌓이는 지폐가 내일의 계획을 가늠케 한다.
한 무리 꽃
봉오리 트뜨린다.
태산도 넘나든
두루뭉실한 연륜의 기량.
두둑한 돈 배
담담 초연한 가슴.
서로가 닮은 사연
어딘지 닮은 모습.
웃음파도 춤추는 역사를 엮는다.
어린 날의 풋풋함이 깃든 평화의 장.
완성미를 갖추어 가는 다양한 면모가 스무 일곱 송이 꽃으로 어우러진 공간. 소 공화국.
고향 안국{편안한나라}의 근본을 간직한 채, 마산 앞 바닷가에 둥지를 튼 친구가 마련한 성찬을 마주하고 근면 성실을 음미하며 지새운 밤이 짧기만 하다.
아끼는 내 친구들과
어린 날의 추억을 간직한 독자님들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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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2-11-28 0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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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다운 기상과 기개가 미시령 고개에서 추억의 메아리가 됩니다.
어렸을 적 나 같은 선 머슴아들만 닭서리 수박서리를 한 줄 알았는데
친구가 여기 있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잘 즐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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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철 |
12-11-29 0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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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그러고보니 김선생님은 양순태선생님과 아직
인사가 없었나봅니다
남자분으로 착각하신것 같은데 원래 이름이 남자같으면
얼굴이 예쁘지요 ㅎㅎ 양선생님은 행사시마다
꽃바구니를 찬조하시는 아주 여성답고 미인이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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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순태 |
12-11-30 06: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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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이름을 가진 탓에
결혼식장에서 신랑 양순태로 공개하는 애피소드도 있었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이름 덕분에 요만큼이라도 살고 있지않나 싶습니다.
순할순 클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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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순태 |
12-11-30 14: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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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섭 선생님 감사합니다.
칭찬의 말씀에 도취되어 오자가 났어요^ ^
에피소드로 바로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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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순태 |
12-11-29 0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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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섭 선생님 반갑습니다.
동시대의 추억을 공감해주시니 저도 즐겁니다.
그 간의 연륜을 백번 발휘하시어 작가회의 분위기도 풍성하게 장식해 주시리란 기대감입니다.
선생님을 향한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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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철 |
12-11-28 12: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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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안국이라고 해서 그런곳이 있는줄 알았더니
편안한고향을 말씀하는것이었군요. 어렸을때 같이 뛰어 놀던 올망졸망한 얼굴들이
중년이되어 만나보니 감회가 남다르겠습니다. 얼마나 즐거웠으면 바닷가에서
같이 밤을 지새웠겠습니까. 그런 고향을 그리고 고향의 친구들을 가지고 있는
양선선생님은 무지 행복한 분입니다. 그런 행운을 갖게 되신데 대하여 축하드리고
감사합니다. 서리 이야기는 밤새워해도 모자라지요
저도 강원도 춘성군 동산면에 있던 할아버지 집에서의 추억이 있지요
칠용이형이라는 일꾼이 있었는데 저하고 닭서리를 해왔습니다.
칠용이형은 헛간으로 가지고 가서 닭을 잡을 생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밖에서 잡다가 서리한것이 들통날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닭을 잡는 광경은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무서워서지요
그런데 조금 있으니 헛간문밖으로 꼬대댁하면 닭이 튀어 나왔습니다
칠용이형이 닭을 놓친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 닭의 모습을 보고
혼비 백신하게 되었답니다. 왜냐구요?
글쎄 칠용이형이 닭의 모가지를 쳐서 죽여야하는데 놓치다보니까
닭모가지가 잘리지 안고 붙어서 늘어져서 빙빙 돌면서 이리저리 뛰고
소리는 지르고 그랬던 것인데 이광경을 보고 심약했던 제가 온전했겠습니까
기절일보직전이었고 그후로 한동안 닭을 못먹었습니다. 지금은 잘먹지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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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순태 |
12-11-29 07: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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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방미남에 작가회의 호걸이신 정진철 선생님 방문하심에
글방의 분위기가 뜨끈하게 달구어지는 느낌입니다.
언제나 한결같이 인정을 느끼게 해주시는 선생님의 푸근하신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신: 제 고향 마을이 안국동 맞습니다. 편안할 안 나라 국을 풀이해서 올렸습니다.
[한자입력이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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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2-11-29 0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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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태 선생님 하면 꽃바구니부터 생각나는 까닭은 무었일까요? 아무튼 글도 꽃같이 아름답게 쓰시니깐요. 즐감하고 갑니다. 양순태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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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순태 |
12-11-29 0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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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 전회장님 그 날은 반가웠습니다
어둠이 내린 남산기슭을 꽃바구니를 들고 내려오던 길 잠깐의 데이트 순간이었습니다.
아마 2005년이었나 싶네요. 선생님 회장이시고 저는 2004년 11월에 등단하여 작가회 행사에 참석했었지요. 꽃바구니를 들고서. 그 전에 어떤 행사에서 꽃 바구니 하나 없이 설렁한 분위기를 이해 할 수 없었습니다. 아름다움을 창작하는 문인들의 잔치에 말입니다. 그 때 사무국장 김주안 선생님이었지요. 앞으로 행사에 있어 꽃 장식을 맡겠다고 결심을 말 한 이후 만 8년이 지났나 봅니다. 연 두차례 행사장에, 회원님들의 출판기념일이며...
지치지 않고 줄기차게 도 행복했습니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은 임재문회장님의 꽃보다 밝게 웃으시며 기뻐하시던 표정은 그 어떤 꽃송이에 비유할 수 없었습니다.
싱싱한 꽃을 고르고, 다양한 색깔을 골고루 갖추어 꽂아, 3일간을 보살피며 꽃잎에 묻을까 꽃술을 떼어내며 온갖 정성을 들여 봉오리 터뜨릴 때 잔칫날을 장식했습니다.
영하의 추운날씨에는 작은 솜이불을 꽃시장에 들고가 꽃이 얼까 감싸고 왔던 기억들이 새롭습니다. 선생님과 맺은 인연 꽃바구니로 인해 많이도 행복한 순간이었는데 참 오래도 된것 같습니다. 어둠속을 걸으며 꽃을 든 마지막 순간도 장식해 주셨으니 마무리 장면이 걸작이었나 싶습니다.
지난 날 곱게도 피어 준 고운모습들을 상상해 보며 그 순간 순간의 행복감들이 지금도 가슴가득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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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화 |
12-11-29 1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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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태 선생님, 안국의 추억은 대도시가 고향인 사람은 결코 가질 수 없는 보물창고입니다.
아름다운 시간을 공유한 옛친구들을 만났으니 얼마나 시나고 즐거웠을까요.
어린 시절 방학때 시골 할아버지댁이나 큰댁에 가서 사촌, 육촌 형제들과 놀던 장면은 지금도 잊혀지질 않는답니다.
양 선생님을 생각하면 늘 환한 표정으로 '꽃을 든 아름다운 여인'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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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순태 |
12-11-30 04: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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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단아하신 모습, 이진화 선생님께서도 어린 날 시골에서의 추억이 있었네요.
서울 태생인 선생님은 남산과 공원등에서만 놀았던걸로 생각했습니다.
일 년사이에 한꺼번에 태어나고 함께 어울리면서 성장한 것이 배경이고 역사임에 예깃거리는 끝이 없답니다.
집안의 대 소사로 수시로 만나지만 정기모임은 연 1회 1박 2일인데 서울에 친구들과 지방으로 출발하면서 부터 다음날 밤 귀가 할 때까지 잠도 안자고 잠깐도 쉴틈없이 줄기차게 조잘거리는 것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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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순 |
12-11-30 2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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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그저 반갑습니다.
본격적으로 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에 감기 조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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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순태 |
12-12-01 07: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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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순 선생님, 저도 반갑습니다.
언제나 정도를 지키시는 모습은 한 그루의 雪 松을 연상케 하십니다.
먹구름 가득한 하늘에 천둥번개 소리만 요란한 스산한 시기에
밤사이 선생님께서는 한 줄기 가랑비로 다녀가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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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순태 |
12-12-02 06: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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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섭 선생님, 과찬의 말씀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특별히 노력한 것도 갖추려고 애쓴적도 없습니다.
다만 빨간색 분홍색 노랑색 흰색...다양한 색깔에서 풍기는 냄새를 희석시키지 않을 따름입니다.
초심을 잃지않는 자세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한 작가로서의 장점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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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순태 |
12-12-03 07: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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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유! 번대기 앞에 주름잡는 당돌한 굼뱅이
궁댕이라도 다독거려 줘야 할 것 같은 추위입니다.
허급지급 달려 온 2012년도 막바지에 이러러 숨이가쁩니다.
못다한 일들이 한꺼번에 몰린 듯한 와중에서도 건강과 가족을 향한
행복 쌓기가 제일 으뜸이지 않을까 합니다.
애벌레에게는 날개달고 날아오를 희망을 부추기고
곤두박질친 주식은 수직으로 상승하기를 고대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김진섭 선생님 혼자만 들으세요...................... 저 보물 덩어리 이제 그만 물러갑니다~~
깜깜한 서쪽 하늘에도 영롱한 무지개 뜨기를 소망하며 ^ ^
연말을 맞아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에게는 물론이요, 이 곳을 지켜 본 독자님들께 2012년의 정겨운 대미를 장식해 주심을 깊이 감사드립니다. `인정어린 말 한마디가 3개월 겨울을 따뜻하게 한다`는 일본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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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만성철용 |
12-12-22 16: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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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는 그 사람이 말을 연듯, 잠자던 수련이 피어난 듯 화기 애애한 잔치 마당이 양 작가님 글 가운데 피웠군요. 많은 이들의 방문과 댓글을 뒤늦게 찾아와 봅니다.
많은 인덕을 쌓은 공덕이라 생각됩니다. 생전의 富貴요 死後 文章이라니 요번처럼 좋은 글을 많이 남기세요.
저는 고향이 인천이라 고향이 별로 실감나지 않습니다. 고향은 양 작가처멈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너무 변하지도 말고 옛날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고향 친구들의 이야기를 시화하시어 참신합니다.이름에 얽힌 이야기도 좋구요.
거기에 사진 한 장 덧붙였으면 금상첨화일 텐데 하는 생각입니다.
수일 내에 사진 올리는 법을 문자로 보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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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순태 |
12-12-23 07: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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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선생님 반갑습니다.
동짓날 긴밤을 지새운 새아침 입니다.
어둠속을 헤치시고 희뿌연 여명으로 다녀가신 일만 선생님께서 이웃에 계시다면
해장국으로 얼큰한 쇠고기국을 끓인 상차림을 마련해 놓고 옛날식으로 초대했을 텐데요
담너머로 고개젖혀 "일만 선생님 아침 잡수러 어서오이소예"
그 시절이 몹시도 그리워지는 아침입니다. 가마솥에 쑨 동짓팥죽을 나누어 먹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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