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신도시 (雲井新都市,Unjeong New Town) 이야기(1)
새벽에 일산호수공원(一山湖水公園)을 자전거로 한 바퀴 돌다 보니 불현듯 인근에 있는 파주시 운정신도시의 운정호수(雲井湖水)가 보고 싶어 식사 후 전철을 타고 운정신도시(雲井新都市)를 향하였다.
집에서 경의선 전철역인 일산역(一山驛)까지는 자전거로 거기서 운정역(雲井驛)까지는 맨 앞칸과 뒤칸에 마련된 자전거용 칸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운정, 파주, 금천역 지명 유래담
그런데 역 이름이 운정역(雲井驛)이라, 자못 시적(詩的)이다. 왜 雲井(운정)이라 이름하였을까?
-운정역(雲井驛): 옛날 이곳 야당리란 마을에 샘이 잘 나는 우물 9개가 있어 마을 사람들은 이 우물을 ‘구우물'라 불러 왔다. 지나가는 사람이 마을 사람에게 지명을 묻기에 '구우물(九--)'이라 했더니 그 사람이 이를 '구름우물'로 잘못 알아 듣고 한자로 차자(借字)하여 '雲井'(운정)'이라 하였다.
잘못 들은 이름이 한자어로 차자(借字)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이름이 생긴 역(驛)으로는 여기서 두 정거장 더 가 있는 금촌역(金村驛) 이름도 그렇다.
- 금촌역(金村驛): 1905년 일제가 경의선(京義線)
을 놓을 때였다.
지금의 금촌역 자리에다가 역(驛)을 지어놓고 일인 당국자는 그 역 이름을 이 부근 마을 이름으로 정하기로 하였다. 담당자 일인(日人)이 아동동인 지금의 팜스프링 아파트 근처에 갔더니 동네 노인들이 바둑과 장기를 두고 있었다.
“이 고장 이름이노 무엇입니까?”
“새말이라 하지요.”
한국말을 잘 모르는 일인이 ‘새말’을 ‘쇠말’로 잘못 알아듣고 쇠 ‘金(금)’, 마을 ‘村(촌)’ '금촌(金村)'이란 역명을 가지게 되었고, 따라서 이 고장 이름도 금촌(金村)이 된 것이다.
말이 난 김에 파주(坡州)의 어원 도 밝혀 보자. 운정신도시가 조성되면서 2011년 교하읍에서 분동(分洞하여 된 행정동(行政洞)이 운정1동~3동이라니까.
- 고대 파주(坡州)의 이름을 '파해평사현(坡害平史縣)'과 '술이홀현(述爾忽縣. 고구려)'이라 하다가 '파평현(坡平縣)'과 '봉성현(峰城縣)'이라 개칭하였다. 고려 때 와서 파평현은 '장단현(長湍縣)', 봉성현은 '서원현(瑞原縣)'으로 개칭되었다.
조선 태종 무렵에 와서는 파평현(坡平縣)과 서원군(瑞原郡)을 합하여 '원평군(原平郡)'이라해 오다가 인구가 1,000호 이상이 되어 '원평도호부(原平都護府)'로 승격하게 되었다.
세조가 일으킨 계유정란(癸酉靖亂)으로 왕위에 오르자 세조의 아내도 정희왕후(貞熹王后)가 되었다. 왕비는 이곳에 살던 파평 윤씨 윤번의 딸이었다. 그래서 이곳이 왕비의 내향(內鄕)이라고 해서 원평도호부라 하던 이름을 윤씨의 본관인 '파평(坡平)'의 '파(坡)'에, 고을 '주(州)'로 이름하여 '파주목(坡州牧)'으로 승격시켰다.
그 파명(坡平)은 이 고장에 파평산(坡平山, 496m)이 있어 생긴 말일 텐데, 그 파평(坡平)의 어원 은 무엇일까?
- 전철을 타고 파주를 향하다 보면 경기평야가 펼쳐진다. 그래서 '平'(평) 자가 생겼을 것이다. 이웃하여 있는 ‘交河(교하)’란 지명은 한강(漢江)과 임진강(臨津江)이 합쳐 서해로 흘러간다 하여 생긴 이름이다. 그래서 그 부근에는 둑, 제방이 많았다. '坡'(파)는 뚝과 제방 '파' 자다. 그래서 '坡州'(파주)라 한 것이라 유추된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운정신도시'냐 '교하신도시냐'를 놓고 주민 간에 갈등이 많은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교하는 조선조 때 교하천도설(交河遷都說)이 있을 정도로 옛부터 유명한 고장이어서인 것 같다.
- 논의에 그치고 말았지만 1613년 광해군 5년 이의신(李懿信)이 교하천도론(交河遷都論)을 주장하고 나선 일이 있었다. 지세(地勢)가 노쇠해진 한양(漢陽) 대신에 파주(坡州)의 교하(交河)로 서울을 옮기자는 주장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