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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강승택 |
날짜 : 11-08-22 00:05
조회 :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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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浮石)은 내가 4년 동안 근무했던 학교가 속해있던 면소재지의 이름이다. 대전(大田)이 직할시로 개편되면 다시는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는 당시에 떠돌던 이야기를 근거로 나는 대전에서의 근무를 1년이나 남긴 채 서둘러 내신을 냈고 희망대로 발령을 받은 것이 이곳이었다. 희망이라곤 하지만 대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일수록 유리할 것이라는 주위 사람들의 말을 쫓아 당시로는 충남의 오지(奧地)라고 불렸던 서산(瑞山)을 희망했을 뿐 특별한 연고가 있을 리 없었다.
사전 답사를 통해 셋방이라고 정하긴 했으나 막상 짐을 풀고 보니 막막했다. 말이 살림집이지 대문 옆에 딸려있는 창고나 다름없었다. 볏단을 쌓아두기 위해 사용됐던 공간을 주인 할머니의 적적함을 메우기 위해 방으로 꾸민 것인데 첫눈에도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아내도 맥이 풀리는지 얼굴이 어두웠다. 연탄불을 지피고 자리에 누우니 사방에서 황소 같은 바람이 밤새도록 윙윙거린다. 여기저기 틈새뿐이어서 어느 곳으로 돌아누워도 얼굴에 맞닿는 바람을 피할 수가 없다. 방의 구조가 직사각 모양으로 한 쪽으로만 길게 늘어져 있어 그나마 네 식구가 함께 누울 수도 없었다. 아내와 나는 아이들을 하나씩 맡아 불기운이 도는 아랫목을 찾아 품에 안았다. 서로 머리를 반대쪽에 놓고 발만 마주 댄 채 낯선 곳에서의 첫 밤을 보내야 했다.
밤새도록 마음이 뒤숭숭하니 꿈자리마저 심란 했다. 어찌 이곳에서 정을 붙이고 살 것인지 앞일이 아득했다.
이튿날 학교에 출근하니 지난밤의 막연했던 불안감이 현실로 다가왔다. 전입 교사 여섯 명중 대전 출신이 나를 포함하여 네 명이었는데 대기 중인 교사까지 더하면 6,7명으로 늘어났다. 잘해야 1년에 한 명 간다는데 어느 세월에 다 들어갈 수 있을까. 말은 안 해도 잘못 왔다는 낭패감으로 모두들 풀이 죽은 얼굴이었다. 차라리 남은 1년이나 마저 채우고 올 것을 하는 후회와 함께 두고 온 대전 집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학교 주변의 황량한 겨울 풍경과 함께 마음은 엉뚱한 곳을 헤매니 학급 아이들이 이방인처럼 자꾸 멀어보였다.
5월로 접어들면서 이곳도 차츰 봄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기승을 부리던 서해안의 바다 바람도 한결 순해졌고 퇴근길 논둑 밑으로는 파릇파릇 고개를 내미는 들풀 사이로 쑥이며 냉이, 질경이 같은 봄나물도 보였다. 집집마다 피어 올리는 굴뚝연기를 바라보며 느릿느릿 걷다보면 어느 새 집이었다. 아내가 차려오는 저녁상에 세살과 네 살짜리 남매까지 둘러앉으면 도회지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오붓함이 마음을 넉넉하게 했다.
아내도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듯 살림살이에 정성을 쏟는 모습이었다. 겨우 한 사람 움직일 수 있는 부엌도 요모조모 가구를 배치하니 한결 넓고 쓸모가 있어보였다. 어느 날 퇴근을 하니 겨우내 쳐져있던 비닐을 벗겨내고 유리창 위에 자그마한 커튼을 걸어놓았는데 방안의 분위기가 그렇게 포근하고 아늑할 수가 없었다. 작으면 작은 대로 거기에도 행복은 있지 싶었다.
우리가 세 든 집은 대지가 천 평이 넘었다. 마당 한 가운데에 주인집이 있었는데 당시로는 도시에서도 쉽지 않을 만큼 잘 지은 것으로 소문이 난 집이었다. 이 큰 집에 80이 넘은 할머니 한 분이 혼자 있었다. 젊어서는 남편의 외도 때문에 속도 많이 썩은 모양이나 남긴 재산이 꽤 있어 지금은 누구에게도 구속을 받지 않은 채 자유로이 산다고 했다. 아들과 딸이 있으나 왕래가 잦은 편은 아닌 듯 우리가 떠나올 때까지 자식 내외를 본 것은 두어 번이나 되었을까 할 정도였다.
할머니의 꽃 사랑은 유별났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몸통 바지에 하나에 검정 고무신 차림으로 그 넓은 마당과 울타리에 심어진 꽃과 채소들을 돌보느라 잠시도 방바닥에 앉는 법이 없었다. 그 여파는 아내에게까지 미쳐 어느 날 부터인가 퇴근을 하면 아내가 보이질 않았다.
오랜 가뭄으로 식수조차 부족할 때였다. 할머니는 아내를 앞세워 마당 안은 물론 대문 밖에 있는 화초들에까지 아내의 펌프질로 길어 올린 물을 쏟아 붓느라 정신이 없었다. 지나는 사람마다 곱지 않은 눈으로 한마디씩 했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사리판단이 분명한 분이 왜 극심한 가뭄에 물을 낭비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내는 땅거미가 질 무렵에야 서둘러 저녁상을 차리기에 바빴다.
일련의 작업이 끝나면 할머니도 나름대로 여유 시간을 가졌다. 유일한 취미인 신문 읽기였다. 정치면을 비롯해 경제, 사회면까지 두루 섭렵하고 난후 할머니는 시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고 우리 부부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그러다 당신이 생각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대답이 나오면 사정없이 면박을 주었다.
꼬장꼬장하고 차가워 보이기만 하던 첫인상과는 달리 할머니는 잔정이 많았다. 한 겨울에 고정식 연탄불이 냉방인 것을 알고는 그 자리에서 일꾼을 불러 방을 뜯게한 후 보일러로 교체해 주는가하면 시장에 다녀오는 길이면 당신은 입에 대지도 않는 생선이나 고기 따위를 사다가 말없이 놓고 가기도 했다.
모든 것이 낯설어 적응이 쉽지 않을 것 같던 이곳의 학교생활도 봄이 지나면서 차츰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순박했고 함께 있으면 하루해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훌쩍 지나갔다. 그러나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모두 돌아가고 난 빈 교실에 혼자 있으면 하루속히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또다시 머릿속을 어지럽게 했다.
심란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교무실에 들려보나 마땅히 속내를 털어놓을만한 상대가 있을 리 없었다. 여기저기 둘러앉아 나누는 이야기라는 것이 모두들 농사 이야기요 마늘재배가 어떻다는 등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뿐이어서 대화에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동병상련이라니 같은 대전 사람들끼리는 그래도 낫겠지 싶어 찾아보나 오히려 알 수 없는 경계심만 보일뿐 냉랭하기가 더했다.
추측컨대 그들은 벌써부터 누가 먼저 대전에 들어가느냐를 놓고 다투는 경쟁관계로 서로를 인식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것은 연말에 있을 학교장의 근무성적 평정에서 누구의 이름이 앞에 놓일 것이냐를 두고 벌이는 신경전의 한 표출이기도 하였다. 근무성적이 대전 전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다 보니 갈등 또한 원천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었다.
어디를 둘러보나 삭막하고 답답했다. 조용하고 단조롭기만 했을 이 시골학교의 교무실이 어느 날 갑자기 생존경쟁의 싸움터로 바뀌고 아무런 적대감도 있을 수 없는 사람들이 만나는 순간부터 서로를 탐색하고 자신을 숨겨가면서 만들어내는 음울한 분위기가 견딜 수 없이 싫었다.
이런 가운데 K교장선생님의 행보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교사들 대부분이 이 지방 출신인 관계로 자신들의 근무지에 별달리 신경 쓸 일이 없었고 학교장의 인사권마저 유명무실할 수밖에 없었으나 이번만큼은 사정이 달라진 것이었다.
첫 인상이 전형적인 시골 교장 선생님으로 천성이 착해보였으나 자신의 역할이 여느 때와 달리 자칫 엉뚱한 싸움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껴서인지 시간이 갈수록 허둥거렸고 주관 없이 흔들렸다.
그에 비해 교장 선생님의 부인되는 여자는 주어진 상황을 최대한 즐기듯 알 수 없는 묘한 웃음을 날리며 좁은 시골 동네를 연신 휘젓고 다녔다. 평소 남편의 교장 승진이 자신의 눈부신 외교의 결과였다고 스스로 떠벌리는 여자였다. 세상사 적당한 타협과 은밀한 대화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믿는 이 여자의 눈에 대전에서 온 우리들이 불쌍한 먹이쯤으로 비치지는 않았을까 생각하니 더욱 기분이 우울해왔다.
자칫 무력감에 빠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고조될 즈음이었다.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 육상 지도였다. 어려서부터 달리기에는 누구보다 열등생이었던 내가 육상이라니 스스로 생각해도 가당치 않았지만 아이들과 운동장에서 지내다보면 웬만한 시름쯤 털어버릴 수 있으리라 는데 생각이 미치자 나는 구체적으로 이 계획을 실행하기로 마음을 다져먹었다.
훈련과정은 아이들도 힘들었지만 나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오후 수업을 마치고 서둘러 운동장으로 나가 저녁 늦게까지 이어지는 훈련에 매달리다보면 몸은 언제나 파김치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운동 종목은 달리기, 던지기, 높이뛰기, 멀리뛰기, 오래달리기 등으로 나뉘었는데 혼자서 훈련코스를 일일이 쫓아다니며 가르치려니 짧은 지식도 문제였지만 체력적으로도 벅찼다.
주먹구구식 훈련이었지만 남다른 노력의 결과였던지 차츰 아이들의 몸놀림이 눈에 띄게 가벼워지고 끈기도 붙어갔다. 이와 같은 훈련의 결과는 그 이듬해 봄, 교육장기 대회에서 초등부 종합우승이라는 전적으로 나타났다. 나로서는 혼신의 힘을 쏟아 부은 노력의 결실이었다. 순간 전교생과 교직원의 환호가 눈앞에 어른거렸다. 흥분을 가라앉히며 아이들을 택시에 태워 의기양양하여 학교로 들어서니 누구 하나 내다보는 사람 없이 학교 전체가 조용했다. 순간 허탈하기도 했지만 아이들 보기가 그리도 민망할 수가 없었다. 이미 전화로 결과를 이야기 했고 곧 출발할 예정이라고 보고까지 했건만 어찌 이럴 수 있을까.
다음 날 아침 우승기와 여러 장의 상장들을 무덤덤한 얼굴로 내려다보는 K교장을 바라보며 나는 또 다른 절망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하루 속히 이곳을 떠나리라는 다짐을 하고 또 확인했다.
부석에 온지 4년째 되던 해 나는 결국 ‘간월도’ 분교장으로 발령을 받아 본교를 떠나게 되었다. ‘간월도’분교장은 ‘황도’국민학교 소속이었으나 본교가 부석으로 바뀌면서 한명의 결원교사를 파견하게 되었는데 그 대상자로 내가 결정된 것이었다. 이때는 K교장도 이미 이곳을 떠난 후였다. 만일 그가 계속 있었더라면 나의 간월도 행이 그리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리라. 1년에 얼마간의 점수가 승진 점수로 반영될 뿐만 아니라 전보에도 가산점이 주어지는 이 곳 근무는 나에게는 행운이었다.
간월도 분교는 학생수가 20명이 채 안 돼는 3개의 복식학급으로 편성되어 있었다. 지금이야 교통이 편리하고 어리굴젓으로 유명해 관광지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당시에는 전기도 안 들어오고 주민들의 생활형편도 영세해 모든 것이 낙후된 지역이었다.
나를 포함하여 세 명의 교사가 배치되어 있었는데 두 사람 모두 교감 승진을 꿈꾸며 몇 년째 온갖 불편을 감수하며 지내오는 중이었다. 육지와 떨어진 섬이어서인지 교사들을 위한 관사가 있었는데 말이 방이지 굴속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언제 햇볕을 구경해 본적이 있을까 싶은 방 한쪽에 아무렇게나 던져있는 이부자리와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그릇 따위들을 바라보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어찌 교사의 마음인들 건강하여 아이들을 가르칠 의욕이 생겨날 수 있을까 생각하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특히 J선생은 가족과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다보니 생활형편이 말이 아니었다. 먹고 입는 모든 것이 교사로서 최소한의 품위도 지켜낼 수 없을 만큼 언제나 불안정해 보였다.
이곳에서 복식 수업이란 것을 처음 경험했는데 서로 다른 두개 학년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것으로 나는 5,6학년을 맡았다. 아이들은 이와 같은 형태의 학습 방법에 익숙해 있어 아무런 저항을 느끼지 않는데 비해 정작 교사인 내가 생소해 한동안 헤매곤 했다.
본교에서와는 달리 아이들 가르치는 일 이외에 별다른 잡무가 없어 오후면 몸과 마음이 한가했다. 끝없이 움직이고 긴장하던 습관에서 벗어나니 하루해가 오히려 길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럴 때면 어판 장에 나가 갓 잡아 올린 고기들과 어패류들을 구경하기도 했다. 함께 간 동료교사 두 사람은 이미 바닷사람이 다 된 듯 주고받는 이야기의 수준이 상당한 경지에 오른 것처럼 보였다.
하루에 다섯 차례 버스가 다녔는데 어쩌다 퇴근 무렵 주민들과 어울려 술이라도 나눈 날이면 어김없이 버스를 놓치게 되어 '창리'까지 걸어야 했다. 현대 건설에서 간척사업을 위해 방조제 공사를 진행하던 때여서 발아래가 바닷물이었다. 넘실거리는 물결 위로 끝없이 펼쳐지는 칙칙한 어두움이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이런 날이면 알고 있는 유행가는 모두 끄집어내 흥얼거리며 밤새 감상에 젖어들곤 했는데 혼자 걸어도 외롭기는커녕 먼 길이 오히려 짧게만 느껴졌다.
간월도 에서의 1년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다.
해가 바뀌어 2월이 되자 학교는 또다시 술렁거렸다. 인사철이 돌아온 것이었다. 해마다 겪는 행사였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이보다 더 신경 쓰이는 일이 없었다.
유난히 눈이 많이 쌓인 날. 방학이어서 집에서 쉬고 있는데 학교에서 용인이 찾아와 내신을 내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그동안 각종 대회에서 얻은 지도 점수가 대전 전입에 충분하니 마음을 정하라는 교감의 의사전달이었다. 생각하면 얼마나 목매던 이야기인가. 아내와 달리 유난히 농촌을 싫어했던 나에게 농촌 탈출이야말로 최종 목표점이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다더니 나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었다. 생각이 바뀌는 것이었다. 이왕 섬에까지 왔으니 내처 있으면 어떠랴 싶은 것이었다. 그래서 얼마간의 점수가 보태지고 승진 기회로 삼는다면 굳이 이곳을 떠나야할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엉뚱한 욕심이 스물 스물 똬리를 트는 것이었다.
어정쩡한 태도로 내신을 미루며 교감과의 대면을 애써 피하고 있는데 하루는 본교에 근무하는 P교사가 나를 찾았다. 대전에 있을 때부터 안면이 있고 나이도 4,5년 연상으로 평소 성격이 활달해 그중 마음을 주고 지내는 편이었다. 기회가 왔으니 내신을 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였다. 한 사람이라도 떠나야만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는데 너무나 당연한 그의 말에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부석을 떠난 지 이제 꼭 20년이 되었다. 요즘처럼 교통이 발달한 세상에 마음만 먹으면 아무 때고 훌쩍 다녀 올수도 있으련만 지금까지 미루다 여기까지 왔다. 아들아이는 지금도 그곳의 기억을 떠올리며 함께 했던 동네 아이들의 이름을 대곤 하는데 그럴 때 마다 아내의 덧붙이는 이야기가 재미있어 웃음을 짓곤 한다.
어려서부터 영악하지 못했던 아이가 하루는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돌아오지를 않더란다. 아내가 논둑길 건너 이장 집 마당을 보니 아들아이 혼자 남은 채 무엇인가 힘겹게 끌고 오는데 자세히 보니 세 발 자전거가 두 대였더란다. 이상하다 싶어 사연을 알아보니 함께 놀던 이웃 아이가 놈의 것까지 맡긴 채 가져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던 모양이었다.
아이는 땀과 눈물이 범벅이 된 채 끌고 오는데 엄마의 마음이 그렇게 애잔할 수가 없더라는 이야기였다.
눈을 감으면 지금도 나타난다. 강산이 두 번 바뀐 세월의 저 너머에 있는 부석의 산야가.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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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명옥 |
11-08-22 00: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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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바닷가에서 살면서, 서쪽 끝에 자리잡은 동해안으로 출렁대며 옮겨가는 바닷물만 부러워하던 때가 벌써 30년도 훌쩍 지났습니다. 부석이라는 곳, 간월도 분교, 나도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에서 연기부터 피워 올리게 하는 차분한 글, 잘 읽고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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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1-08-22 2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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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옥 선생님, 감사합니다. 멀리 LA에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렇듯 댓글을 통해 만나게되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앞으로 선생님의 사는 이야기, 작가회에서 만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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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1-08-22 08: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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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생님, 지나간 젊었을 때의 이야기군요. 그래도 아이들 껴안고 아랫목으로 발 모으던 그 시절이 좋았을 것 입니다. 저도 어렸을 때, 교사였던 아버지 근무처를 따라 이사를 수 없이 하였습니다. 내가 초등학생 일때, 아버지가 몇 년간 시골 중학교에 근무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의 시골 경험이 지금 가평 살이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한 번도 시골에 산 적이 없어던 아내 보다 훨씬 낮지요. 어느새, 옛 이야기 할 때가 되었습니다. 8월 느림회에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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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1-08-22 22: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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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우리가 옛날 이야기를 반추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지난 것은 추억이 되고 추억은 그리움으로 남는가봅니다. 당시의 괴로웠던 그 많은 기억들조차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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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문 |
11-08-22 08: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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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좋은 글로 아침 시간이 다 가고 있습니다. 낯선 곳에서 행복을 찾으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정녕 아름답습니다. 겨울이 지나고, 새 봄의 창가에 드리워진 작은 케텐, 한 잔 걸치시고 버스를 보내버리는 여유, 바람부는 방파제를 지나 창리까지 먼 밤길을 걸으시며 흥얼거리던 유행가, 진정 그것이 사람사는 맛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더불어 멀리 계시는 장명옥 선생님의 말씀처럼, 저도 그곳이 그리워집니다. 지금은 어찌 변해 있을까. 내 거친 유랑의 벽이. 순정의 낭만이, 다시 도지려합니다. 선생님의 좋은 글을 읽고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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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1-08-22 22: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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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생님이야말로 누구보다 감성이 풍부하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그리는 낭만적인 만남이 한 번쯤은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보는데 그 날이 언제일런지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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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식 |
11-08-22 0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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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에 '浮石'이 있습니다. 언뜻 '무진기행'도 떠오릅니다.
순수와 무기력, 낭만과 갈등, 세속적인 꿈의 추구가 혼재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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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1-08-22 22: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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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정리하면서 새삼 '그리움' 이란 것을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현재도 언젠가는 또 다른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날, 후회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현재에 충실해야 할텐데, 어찌해야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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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행원 |
11-08-22 2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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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택 선생님, 길고도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이런저런 경험과 추억이 어우러져서 훌륭한 선생님으로
탄생하는가 봅니다.흥미롭고 감성적인 아름다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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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1-08-22 23: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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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윤선생님, 어디 멀리 여행다녀오신다는 말씀 들었던것 같은데 잘 다녀오셨는지요? 7부 능선의 저자와 함께였다면 더욱 뜻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제 더위도 한발 물러서는 느낌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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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명화 |
11-08-23 10: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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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따라 살림하느라 사모님께서 애로가 많으셨겠습니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이 아름다운 추억의 앨범에 저장되어 두 분이 오랜 이야기거리가 될 수도 있을 터이고, 또한 이렇게 멋진 글로 탄생되는 기쁨도 누릴 수 있음이 기쁨으로 남겨질 것이라 사료됩니다. 오랜 교사시절의 추억들을 한 데 모아 좋은 책을 순산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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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1-08-23 2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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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옛이야기로 남습니다만 당시에는 고통이었지요. 선생님 말씀대로 저희 식구들 고생도 좀 했고요. 그러다보니 인생 후반전, 남은 시간만이라도 알차게 보내야할텐데~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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