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차를 몰고 나가다가 젊은 놈한테 봉변을 당한 글을 올렸다가 내린적이 있다. 글도 일단 댓글이 달리면 내맘대로 내리는것은 결례인줄 알지만 내릴 수밖에 없는 심정이었다. 그 젊은 아이가 설사 막가파라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가 병들어 있기 때문이고 그 책임은 이만큼 경제발전을 이루어냈다고 자만을 하고 있는 우리 세대의 책임도 있어 언제든지 벌어질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집이 있고 자식들을 웬만큼 가르쳐서 직장생활하고 독립하고 노후대책이나 어느정도 만들어 놓으면 성공한 중산층이라는 생각이다. 거기에서 돈도 좀 풍족하게 여유가 있고 외제차라도 타고 골프채를 가지고 들락 거릴 정도가 되면 상류층이라고 착각하고 산다. 많은 노동운동가들이 대기업과 싸우며 파업을 주도하면 그만하지 하는 못마땅함과 자본주의는 기회를 잡는 자의 몫인데 누굴 원망하느냐는 식으로 책망하는 편에 선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이 모두 잘못된 것 같은데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구분도 여러방식이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돈 중심의 자본주의방식으로 한다면 우선 우리들 대부분은 중서민층 중에서 상중하로 분류될 뿐 현재로서는 절대로 상류층이 아니다. 내 마음대로 분류이긴 하지만 사회는 계층이 있다. 하류층과 중서민층 그리고 상류층으로 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계층간에는 문화도 다르고 소통도 안되며 위로 올라갈수록 자기들의 생활 방식을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없다. 전에 모 재벌의 집을 수색한 적이 있었는데. 바깥 대문과 안대문 사이에는 경비 초소가 있고, 안으로 들어가 보면 지하실만해도 중대 병력이 최소 한달간은 먹고 자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거액이 오고간 통장이 있어 부인에게 물어 보니 종교단체에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금액이 7000만원씩 된다는 설명을 하면서 그게 뭐 그리 큰 돈이냐는 표정을 보고 아연 실색하였다. 우리나라 중간정도의 준재벌중에서도 중간정도 되는 집안의 형편이었다.

어제 모처럼 이번에 대학교수직을 정년하는 친구를 위해 부부 동반으로 대여섯 집이 모였다. 그 자리에서 도곡동 공원 부근에 몇층짜리 조그만 건물에 살면서 부인은 조각가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기 입을 열었다. 그 집 앞에 미장원이 있었는데 그 주인이 언제 그리 큰돈을 벌었는지 건물을 짓고 이태리 빵집을 개업했다고 한다. 그런데 점심시간부터 저녁시간까지 최소한 포르쉐보다 비싼 외제차들이 도로를 꽉 메워 버려 그 친구의 집 주차장까지 쓰도록 해주었다하는데 연일 유명연예인들을 보고 지낸다는 이야기다.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들은 비가 오는날 잠시 그 친구집 1층에 들어와 자기 차를 기다리는데 옷도 한쪽이 벗겨졌다던지 아니면 길게 늘어지는 희한한 옷들을 걸치고 대부분 파트너와 동행하는데 그 파트너가 연예인들의 스폰서인 재벌 2-3세가 아닐까 한다고 했다. 다시 말해서 재벌 2-3세들의 놀이에 들러리로 붙어 다니는 연예인들인 것이다.

지금은 이혼했지만 유명드라마의 주연 여배우의 전남편도 그곳 단골이라고 한다, 내가 여자들이 잘생겼더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쑥쓰러워서 얼굴은 제대로 못보고 대신 신발을 쳐다 보는데 신발은 명품이겠지만 발은 뼈가 튀어 나온 사람도 있고 대부분 못생겼더라고 해서 한바탕 웃었다.

그 빵집의 가격은 엄청나게 비싼데 맛은 별로라고 했다. 다만 빵을 만드는 기술자가 외국인이고 원료인 밀은 유기농이기때문이라고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친구가 요즘 일본에서 음식을 즉시 만들어 비행기로 공수하여 몇시간 뒤에 바로 먹는 계층도 하나 둘이 아니라고 했다. 씁쓸한 소리였지만 나는 어느정도 알고 있던 사실들이다.

다시 도곡동 친구가 그 유명 여배우가 왜 이혼했는지 아느냐고 한다. 그친구의 설명은 “왕따” 때문이라고 했다. 항간에서 신데렐라가 됬다는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결혼을 해도. 즉 결혼전까지 놀때만 데리고 다니면서 돈 자랑하는격이지 그들의 문화속에 원래부터 동화 될 수가 없다는 말이다. 그들의 세계에는 절대로 부부 동행을 안한다고 한다. 그리고 어쩌다가 가게 되면 서로 불어로 말을 한다던지 하면서 견딜수 없게 은근히 모욕감을 준다고 했다. 그런 이유들로 그들의 세계에 도저히 동화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내살던 세상으로 나와 숨통 트며 살겠다고 이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위자료야 요즘 누구는 30억을 투자해서 몇조를 벌도록 밀어주는데 그까짓 돈은 푼돈이라는 이야기다. 지금 사회는 대통령이 소통을 못한다던지 하면서 불평도 많지만 , 그런 것은 평범한 세상속의 이야기들이고 소통을 원하지도 않고 자기들의 세계속으로 들어오는 것도 용인하지 않는 별세계가 존재하고 그 범위가 상당히 확대 되어 있다는 현실을 대부분의 선량한 시민들은 모르고 사는게 문제다.

말로는 방송에 출연하여 소통부재니 위화감이니 뭐니 해서 똑똑한 소리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사람들 조차 별세계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이 허공에 대고 떠들어 대는게 요즘 세상이다. 계층과 왕따가 존재하는 이 사회에 쥐구멍을 내서 거대한 댐을 무너뜨리려고 용쓰는 저 몇 사람들이 바보인가 아니면 방관자처럼 등 따뜻하고 특별히 불편한게 없으니 그냥 모르는 척 지내자는 나같은 대다수 중 서민층간에 도대체 누가 바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