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이 모이는 어떤 모임에 나갔습니다.“ 요즘 재미나는 글 많이 쓰시지요?” “아닙니다. 이제 소재가 말라서 신변잡기나 쓰니까 더 이상 펜을 들고 싶은 마음도 없네요”
흔히들 이런 딜레마에 빠져 있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만 나는 신변잡기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소재들을 발견할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나 화가나 모든 예술가들은 공통적으로 가장 아름다운것을 꿈꾸고 그꿈을 자기작품으로 만들고 싶어 노력하고 추구합니다. 무엇이 가장 아름답고 소중할까. 목사님한테 물었습니다, 믿음이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연인들에게 물었습니다. 사랑이라고 했습니다. 군인에게 물었습니다, 평화라고 자신있게 대답합니다, 모두 옳은 말들인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아름답다는것은 이들모두를 합친것이 아닌가 합니다, 믿음, 사랑, 평화가 함께하는것 말입니다.
예전에 글쟁이가 친구인 화가와 만나서 막걸리잔을 비우며 말을 했습니다. “나는 멋진 감동적인 글을 쓰고 싶은데 소재가 떠오르지 않아 고민이네” 그말을 들은 화가 친구는 “ 그래. 나도 여지껏 그림을 그려오면서 정말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은데 어떤것을 그려야 할지 소재가 떠오르지 않아 고민한다네” 그러다가 두친구는 다음날부터 둘이서 아예 봇짐을 메고 집을 떠나 전국을 유람하며 멋진 소재를 찾아 보기로 했습니다.
거의 한달여간 돌아 다니던 끝에 누가 먼저라고 할것도 없이 두 친구는 이게 제일 아름답구나 하고 기쁜 마음을 가지더라도 이튿날 아침이 되면 시들해지고, 이게 멋지고 감동적인 소재라고 큰 발견을 한것 같다고 생각하다가도 며칠 지나면 스스로도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평범한 소재임을 깨닫게 되어 더 이상 방황하며 돌아다니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각자 그동안 여독에 지친 몸으로 특별한 소득없이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두친구가 각각 집에 들어서자 먼저 아이들이 달려 나오며 “ 아빠 오셨다” 하면서 너무 반갑게 맞아 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의 맑은 눈망을 속에서는 정처없이 떠난 아빠지만 언제인가 자신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오리라는 믿음이 보였습니다. 뒤따라 나오며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따뜻하게 맞아 주는 아내의 얼굴에서 변치 않는 진한 사랑을 느꼈습니다, 비로소 두친구는 그동안 지친 몸을 정말 편안하게 쉴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바로 평화라는것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거나 모두 아름다움을 추구하는것이지만 그 아름다움이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모두의 요소를 갖추고 있는 우리의 가정에서 찾아 낼수 있고 소재 또한 무궁무진하다고 생각됩니다, 어떤 기자가 피라미드를 관찰하면서 옆에서 위에서 앞에서, 들어 누워서,비오는날, 흐린날,맑은날 온갖 방법으로 수십번을 찾아갈때마다 항시 새로움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요즘 화제가 된 작품 엄마를 부탁해도 역시 우리 가정과 주변의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가정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충족시켜줄수 있는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2011. 5 가정의 달에
한국문입협회 회원
한국수필작가회이사
타래문학회장
문학미디어 운영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