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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의 최고 걸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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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창식 |
날짜 : 10-09-27 15:18
조회 : 2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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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의 최고 걸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김창식
영화 '아바타(Avatar)'는 3D 테크놀로지와 감각적 비주얼로 큰 화제를 모았지만 현란한 화면에 주제가 파묻힌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필자가 손꼽는(영화평론가들도 같은 생각이리라 짐작하지만) SF의 3대 걸작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 ‧1968, 스탠리 큐브릭)', '솔라리스(Solaris‧1972,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1982, 리들리 스콧)'입니다. 솔라리스는 인간의 '기억'에 관한 문제를, 블레이드 러너는 '리플리컨트(복제인간)'를 다룬 영화이지요. 보다 심오하고 복합적인 주제를 다룬 우주 서사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이하 '2001…')는 소재와 주제, 시각효과가 균형을 이룬 SF최고 걸작 영화입니다.
'2001…'은 심오한 철학적 관점을 던져 보는 이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우선 인류의 진화 단계와 문명의 기원에 관한 가설입니다. 영화는 유명한, 암흑이 지배하는 오프닝에 이어 선사시대 원시인의 삶과 그들이 도구 사용을 습득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외계인이 아득한 옛날 인류의 진화에 도움을 주었다는 발칙한 상상력을 전개합니다. 수백만 년이 흘러 일단의 지구인들이 우주선을 타고 행성 탐사에 나섭니다. 현재의 지식으로는 성분을 분석해 낼 수 없는, 빛을 흡수하는 검은 비석모양의 물체(모노리스‧Monolith)가 달에서 발견된 때문입니다. 지구인들은 외계에 지적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증거가 아닐까 의심합니다. 그럴 듯하고 있음직한 가정입니다. '피라미드'와 '스톤헨지(Stonehenge‧영국에 있는 선사시대 유적지의 돌 구조물)'는 현대에도 미스터리이니까요.
두 번째 관점은 인공지능 로봇(AI‧Artificial Intelligence)에 의한 인간살해입니다. 알려진 로봇의 3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한다. 2)로봇은 인간을 해치지 않는다. 3) 로봇은 1)과 2)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위수단을 강구한다. 영화에 나오는 슈퍼컴퓨터 'HAL9000'은 원래 방대한 자료를 소유하고 인간을 돕도록 프로그래밍된 기계이나 인간을 못 미더워하고 감시하며 우주공간에서 우주선을 수리하는 인간을 살해합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컴퓨터에 의한 완전범죄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만큼 충격이 큽니다. 마치 지금까지의 추리문법과 정형을 배반한 애거사 크리스티의 미스터리 소설을 보는 듯합니다. 나중에 컴퓨터 HAL9000은 강박증으로 미쳐갑니다. 기계가 감정을 획득하는 것이지요.
'미래의 신(神)'에 대한 둔중한 질문도 마음을 어둡게 합니다. 인간이 자신을 능가하는 지능과 힘을 가진 분신(로봇)을 창조해냈을 때 3자(인간, 로봇, 신) 간의 교통정리는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 우리는 아직 '현재의 신'에 대해서도 그다지 많이 알지 못합니다. 어떤 사람은 신을 보았다거나 늘 함께 한다 하고, 다른 사람은 신은 죽었다고 주장합니다(니체). 또 다른 사람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허상이라고 합니다(도킨스). 어찌됐든 우리는 불명료한 신의 정체성을 화두로 삼는 부담을 지게 될지도 모르며, 미래의 신에 대한 담론은 삶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일이 될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미래의 신이 컴퓨터, 외계인, 또는 인간 자신일 수도 있음을 암시합니다. 인간(주인공 보우먼)은 스타게이트를 통해 우주의 바깥 우주로 여행하며 명멸하는 빛과 소리의 조합 속에 시공을 초월해 아이(스타차일드)로 다시 태어납니다.
촬영기법이나 음악과 화면의 절묘한 조화는 지금에 견주어도 최고 수준입니다. 원시인이 다른 동물을 제압한 도구인 뼈다귀를 허공으로 던지는 순간 뼈다귀는 공간을 유영하는 우주선으로 변하며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가 흐르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입니다. 매치 디졸브(Match Dissolve. 시각적 이미지의 중첩)기법을 사용한 컷의 결합(Continuity Cuts)이자, 시간의 경과와 물질문명의 획기적 발달을 보여준 영화사상 경이의 명장면입니다. 영화의 프롤로그도 놀랍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우주의 생성을 예고하듯 3분여 동안 암흑만을 보여주지요. 사람들은 불안해지며 기대에 차면서도 긴장상태에 놓입니다. 긴장이 극에 달해 못 견딜 즈음 달과 해와 지구가 일직선으로 놓이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Also Sprach Zaratustra)'의 굉량(轟量)한 음향이 머리를 강타합니다.
완벽주의자 스탠리 큐브릭은 40여 년 간 단 12편의 영화를 감독하였으나 영화 한 편 한 편이 물의를 자아낸, 거장의 이름에 걸맞은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2001…'의 성공과 관련해 또 한 사람의 이름을 거론치 않을 수 없습니다. SF소설 작가인 아서 C. 클라크이며, 스탠리 큐브릭과 의기투합하여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영화 대본과 소설 집필을 동시에 진행한 셈인데, 동명의 소설 또한 SF 소설의 최고봉으로 우뚝 솟아 있습니다.
*자유칼럼(www.freecolumn.co.kr) 게재 글.
2010. 9. 7 김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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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0-09-27 21: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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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 과학 영화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었군요. 아바타는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라고들 하는데 그 세편의 영화가 더 흥미진진할것 같습니다. 아무튼 영화중에 멜로물만 좋아하는 제가 과학영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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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식 |
10-09-28 08: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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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 선생님 그러셨군요. 위에 소개한 '2001 스페이스 ...'는 정말 대단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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