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오늘 방문자수 |
    |
| 어제 방문자수 |
 |
| 최고 방문자수 |
 |
| 방문자수 누계 |
 
|
|
|
|
|
|
|
|
|
|
|
|
|
|
| 글쓴이 : 정진철 |
날짜 : 09-01-07 11:45
조회 : 2407
|
|
|
|
년말에도 많은 지인들의 부음을 전해 듣고 망년회 자리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인생이 무상함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새해들어선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가까운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는 전갈을 받고 그 슬픔이 황당하기 까지 했다.
혼자 중얼거리는 모습을 보고 아내가 이상한 표정으로 힐끗 쳐다본다.
인간만사 새옹지마 (人間萬事 塞翁之馬)
공수래 공수거 (空手來 空手去)
해원 천도......... (解寃 遷道 )
빈소에 다녀와서 서랍장에 있는 사진첩이 어지럽게 꽂혀 있는것을 보고 전부 꺼내 봤다 . 10권이 넘는다. 무슨 사진이 이리 많은가.
빛바랜 몇십년된 흑백 사진부터 최근에 찍은 사진까지 다양한 모습들이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가볼만한 곳은 다 다녀본것같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취미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다음에 아이들에게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고 싶은 생각에 닥치는대로 가급적 사진을 많이 찍어 놓은 탓이라고 할까.
일기대신 기억을 되살리는 기록이라고나 할까, 언젠가 이 행복한 모습들의
사진들이 내 인생의 절반의 흔적이었으면 하고 글을 올린적도 있었다.
사진첩을 펼쳐 보니 간지(間紙)도 낡아 사진들이 한곳으로 쏠려서 겹쳐있는것도 있고 물구나무 선것처럼 뒤집어진것도 있어 좀 정리해볼 생각으로 방바닥에 펼쳐 놓고 이리 저리 뒤적 거리고 있었다
마침 금년 90이 되시는 작은 아버지가 다니러 오셔서 우리집에 머무르고 계셨는데 화장실에 가시다가 이런 내모습을 보시고 한말씀 하시는것이다. 한학에도 조예가 깊고 사려가 깊으신 분이다.
이사람아 자네 지금 뭐하나?
네? 아 사진 좀 정리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무슨 사진이 이리도 많은가?
아 네. 제가 원래 사진 찍는걸 좋아해서 이다음에 아이들한테 추억거리도
만들어 주고 그러려고요.
자네 올해 나이가 몇인가?
네? .... 살입니다.
아이들에게 이많은 사진을 다 남겨줄 셈인가?
네? 그러면 안되나요?
아이들이 이많은 사진들을 다 간직하도록 할셈이냐구
글쎄요..
이사람아 , 이많은 사진을 보면서 언제까지나 가슴아프게 할 생각인가?
아..... 네
그러고 보니 우리 어머니 평양여고 나오셨는데 학창시절 소풍가셨을때
사진 하며 일제시대에 아버지 어머니 멋있고 예쁜 모자들 쓰시고 화사한 벗꽃핀
창경원 구경 다니시면서 찍었던 사진들 어렸을때는 많이 봤던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한 장도 안보이고 그런 사실 조차도 까맣게 잊고 있었던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어른 말씀대로 당신들께서 생전에 정리하신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 어른은 이미 오래전에 영정사진과 가급적 필요한 사진 몇장을 남기고
대부분 전부 정리 하셨다고 했다.
연세를 그냥 잡수는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젠 어떤 사진을 남기고 버려야 할지 생각을 나이가 되지 않았을까.
(2000. 1. 7)
|
|
| 임병식 |
09-01-07 11:59 |
 |
정선생님의 글을 읽으니 정말 사진을 무작정 많이 남길일이 아닌것 같습니다.
그 어르신의 말씀이 공감이 가는 면이 있습니다.
주위에 아는 분들이 한분 두분 돌아가시니 인생무상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
|
|
| |
| 정진철 |
09-01-08 16:23 |
|
가뜩이나 마음이 허전하신데 이런글이 별로 힘이 되지 못할것같아서 죄송한 마음이군요
저도 dvd 같은것으로 구워서 앨범을 만들어 줄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글쎄요 작은 아버지 말씀이 옳은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드네요
|
|
|
|
| 일만성철용 |
09-01-07 13:25 |
|
우리 딸을 여윌 때 비디오로 사진 앨범을 만들어 주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아이들의 어렸을 때 모습, 각종 졸업장과 상장들 그리고 나의 식구로 살던 여러 가지를.
금년에는 그걸 가져 오라 해서 DVD로 만들어 줄 생각입니다.
앨범 사진은 아나로그요, DVD 엘범은 디지털이거든요.
저도 해외여행에 가서는 1000장 내외, 산행에서는 150장 내외를 찍어 오지만 작품에 쓰는 것은 10여장이지요. 나머지는 USB에 보관 하고 있지요. 그 이전에 것이 없어진 것을 아쉬워 하고 있답니다.
|
|
|
| |
| 정진철 |
09-01-08 16:26 |
|
|
어떤 사람들은 가급적 많은 추억을 간직할수 있도록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아이들 숫자대로 만들어서 주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가정마다 성격마다 독특한 면이 있을줄 압니다. 일만선생님은 사진작가이시기도 하니까 좋은 작품을 물려주시고 싶어 하신것 같군요
|
|
|
|
| 정희승 |
09-01-08 15:42 |
|
며칠 전에 고향 친구 모친상이 있어 갔는데,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나이든 것을 실감하겠더군요. 머리는 빠지고 머리카락은 희끗희끗해지고 주름도 많이 늘어 있었습니다. 그래도 바탕에는 개구장이 시절 모습이 남아 있었습니다.
영정사진과 가급적 필요한 사진 몇 장을 남기고 정리한다는 말이 묵지근하게 울림을 줍니다. 그럴 필요도 있겠다 싶습니다.
|
|
|
| |
| 정진철 |
09-01-08 16:29 |
|
|
그래서 저도 아이들과 함께 한 사진 일부하고 꼭 남기고 싶은 사진 말고는 제 추억이고 제인생이 주제로 된 사진들은 한곳에 치워두었으면 하는데, 아직 너무 이른 감도 있고 어떤 결정을 내린바는 없으나 작은 아버지 말씀대로 해야할것 같은 생각이드는것은 어쩔수 없네요
|
|
|
|
| 박영자 |
09-01-09 15:53 |
|
|
정진철선생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얼마전애 동창몇이 모여 앉아 환담을 나누다가 습관처럼 가지고 다니는 카메라를 들이대자 손사래를 치며 사진 찍지 말라고 피하는 것이었어요. 저는 못생기면 못생긴대로 사진찍기를 즐기는 편이라 이해가 안간다고 했더니 있는 사진도 다 태워 버렸다나요. 저는 아직 철이 덜나서 사진 한 장도 아직은 소중하게 생각하는데 참말 생각은 제각각이더라고요. 그런면에서는 철이 좀 덜 난 제가 더 행복한것도 같고, 아니면 제가 철부지인것도 같고 아리송하네요..
|
|
|
| |
| 정진철 |
09-01-09 21:12 |
|
|
박선생님 안녕하시지요 그렇게 되었나보네요 박선생님 친구분들은 이미 무엇인가 준비를 해나가시는가보네요 어떤게 현명한지는 저도 잘모르겠습니다만 일단 너무 많은것은 줄여야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
|
|
|
| 최복희 |
09-01-09 22:49 |
|
공감 가는 글이네요. 우리집도 요즘 사진 줄이기에 한창이었지요.ㅎㅎ
이제 여행을 가도 기념으로 몇 장 찍게 되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
|
| |
| 정진철 |
09-01-10 21:41 |
|
|
하 그렇습니까 벌써 그러시면 너무 이른것 아닌가요 제가 공연히 이런글 올려가지고 심란한 마음들게 한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하하
|
|
|
|
| 김정자 |
09-01-10 02:31 |
|
정진철선생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요즘은 어디를 가도 사진 정리 이야기더니 정선생님께서도 사진 정리에 대한 글이네요.
저도 마음이 뒤숭숭합니다. 어찌 되었든지 본인이 모두 정리를 해야 한다고들 하더라구요.
자식들이 부모 사진을 정리 하려면 마음도 아프고, 보관하려면 짐되고 하니 그런 안타까운 마음을 삼키게 하려면 본인 스스로가 정리 하는것이 가장 현명하다고들 하더라구요.
그래서 요즘 저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답니다. 남편의 반대를 무릎쓰고 라도 정리를 하려고 합니다. 꼭 필요한 사진만 DVD로 정리 해 놓으려구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
|
|
| |
| 정진철 |
09-01-10 21:44 |
|
요즘 이런 이야기가 부쩍 많이 늘은것 같지요? 그러고 보니 사실 DVD로 만들어 놓는것은
어쩌면 꺼내 보고 싶을때 한번씩 볼수 있으니까 좋을것 같네요 사진은 부피도 크고 그걸 자손들이 일일히 간수하기가 번거로울것 같아요 꼭 아픔을 느낀다기 보다는 제사도 간소화 하는 세상인데 부모의 이러저런 잡다한 사진까지 전부 간직하라는것은 부모의 욕심인것도 같고 그렇습니다
|
|
|
|
| 이진화 |
09-01-15 00:58 |
|
예전에는 사진이 귀해서 어쩌다 꺼내보는 것만으로도 추억거리가 되었는데
요즈음은 지나치게 많아서 꺼내보게 되지를 않더군요.
앨범을 열어본 지가 꽤 오래 되었습니다.
오래된 사진을 스캔해서 블로그 사진방에 저장해놓고 가끔 꺼내봅니다.
아직은 사진을 많이 찍고 있지만 저도 가급적 종이 사진은 남기지 않으려 합니다.
|
|
|
| |
| 정진철 |
09-02-01 17:44 |
|
|
네 저도 요즘 종이사진을 어떻게 정리할까 궁리한바 결국 DVD 로 중요한것만 남겨 놓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단 슬픈생각이 떠오르는 시절의 사진은 빼버리려고 합니다. 다행히 친구가 그런 작업을 하기때문에 앨범으로 제작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