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11월쯤이었던 같다. 답십리시장에 갔다가 주막에 들렸더니 도루묵을 구워 먹는 사람이 있었다.

하도 맛있게 먹길래 먹어 봤더니 비늘이 없는 생선이어서인가. 비린내도 없고 살이 연하고 부드러워 고소하고 담백한 것이 일품이었다. 다른 생선과 다른 도루묵의 매력은 무엇보다 둥글고 연홍색 나는 알이 약간은 딱딱하여 오도독 오도독 씹히는 알 맛이었다. 
이에 깊은 인상을 받고 나도 도루묵 애호가가 되었다. 허나 일인들도 이를 좋아는 생선이어서 수출하는 바람에 한동안 나같은 서민의 차지로 오지 않더니 이제는 전어와 함께 가을 제철의 고급 생선이 되어 돌아와서 우리 아파트 장터에서 6마리에 1만원에 팔리고 있었다.

  도루묵은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생선이다. 도루묵에는 음식물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다는 EPA와 DHA가 함유 되어 있어 콜레스테롤 저하, 뇌기능을 촉진 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한다. 그래서 어린이 성장기 어린이의 두뇌발달과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인 식품인 모양이다.

도루묵은 평상시에는 100~400m 내외의 깊은 바다에서 서식하지만 11월 전후인 산란기에는 1m 내외의 물이 얕고 해조류가 많은 곳으로 모여 든다.

도루묵의 방언으로는 '도로묵', '도루무기', '돌목어'라고 하며 한자로는 '목어(木魚)', '은어(銀魚)', '도로목어(道路木魚)', 환목어(還木魚), 환맥어(還麥魚)라고 한다.
도루묵에는 목어(木魚)와 은어(銀魚)에 얽힌 '은환위목(銀還爲木)'이란 고사성어에 얽힌 전설이 있어 도루묵을 재미로 기억하게도 한다.

 

 

어떻든 왕과 얽힌 '목어(木魚)- 은어(銀魚)- 목어(木魚)'의 이야기는 고기 이름으로는 '도루묵', '도로목어(道路木魚)', 환목어(還木魚), 환맥어(還麥魚)라는 단어와, 한자성어로는  '은환위목(銀還爲木)', 속담으로는 '말짱 도루묵'이란 말이 생겨난 것이다.

'도로목'이 '도로묵'으로 변한 것은 국어학 용어로 말하면 동일음(同一音)의 반복을 회피하려는 즉 양성모음인 'ㅗ'의 반복을 피하기 위한 음성모음 'ㅜ'로 변한 '이화작용(異化作用)' 현상아라 하겠다. 

도루묵이를 '은어(銀魚)'라고 하는 것은 "배가 희게 빛나 운모가루를 붙여 놓은 것처럼 보인다 하여 함경도 본토박이들이 은어(銀魚)라 불렀다. 운모(雲母)란 돌비눌을 말하는 것이다. 

어디서 도루묵이를 팔고 있을까?  오늘 점심은 도루묵이 구이에 막걸리 한잔이 마시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