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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권섭 |
날짜 : 14-10-11 14:07
조회 :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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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나들이
여수문화원에서 광주 문화탐방의 날이다. 평소 존경하는 L님의 연락을 받고 갑작스럽게 가게 되었다. 백수는 영양가는 없어도 하릴없이 바쁘다. 늙으신 노모도 살펴야하고, 퇴직했으니 시간이 남을 것이라 생각하여 아들 내외가 손자도 맡기고, 내가 하고 싶은 노인 일자리도 하고, 건강과 취미 삼아 노인복지관 탁구장도 드나드니 늘 바쁘다.
오늘 10월9일 한글날은 공휴일 제정 두 번째 해로 노인복지관도 문을 닫고, 손자는 연휴를 맞이하여 며느리가 와서 보고, 노인 일자리마저 쉬는 날이 되어 자유로운 날에 광주를 가게 되었다.
대형 버스 두 대를 나누어 타고 여수 문화원에서 광주 충장축제를 보러가는 날에 국립광주박물관도 보게 되었다. 박물관에 도착하니 문화재 해설사 김재환님이 맞이한다. 그는 1970년부터 6년간 여수고에서 재직하며 여수 공화동에서 만 6년을 살았다고 한다. 여수에 대한 향수가 깊다고 하면서 여수에 대한 후한 인심에 감사해 한다. 이래서 오는 손님에게는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광주·전남지역의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1978년에 개관하였다. 70,000여 점의 소장유물을 보존관리하며, 광주·전남의 역사를 조명하고 있다.
1층은 선사·고대 문화실로 구석기 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는 역사의 전개과정을 보여준다. 광주·전남지역에서는 6만5 천 년 전 부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발견된다. 신석기문화는 약 1 만 년 전에 시작되었다. 신석기 시대 유물은 여수 송도의 덧무늬토기와 안도의 토기가 반갑게 맞아 줬다. 여수에 살다 보니 송도와 안도의 토기를 보니 더 관심이 가고 애착이 간다.
우리 고장은 넓은 평야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일찍부터 농경문화가 발전하였다. 농경을 통해 경제력은 여유롭고 풍요로운 문화를 꽃피우는 토대가 되었다. 광주박물관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농경문화유적인 광주 신창동 유적은 인간의 통과의례, 즉 삶과 죽음에 이르는 다양한 유구를 망라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주거, 곡식과 채소를 가꾸는 논과 밭, 생활에 필요한 도구들인 토기와 각종 목기를 비롯한 연장들을 만들어 내는 토기 가마와 공방, 그리고 죽음에 이르러 매장 습속을 보여 주는 옹관묘의 조영 등이 적나라하다. 두터운 벼 껍질 층의 탄화미와 다양한 농경도구는 영산강 중류지역을 기반으로 한 벼농사의 생산력과 함께 농경문화의 양상을 잘 보여줬다.
칠기나 수레바퀴 등 고대의 기술을 보여주는 자료와 함께 줄을 뜯어 소리를 내는 현악기, 천을 짜는 바디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비단이 있다. 우리 고대사를 복원하는데 결정적인 자료가 다량 전시되어 자랑스러웠다.
2층 전시장은 불교 유물로 신라시대 말기 선종이 가장 융성한 지역이 전남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장흥 보림사는 9산 선문 가운데 가지산문이며, 곡성 태안사와 광양 옥룡사는 동리산문의 중심 사찰이었다. 화순 쌍봉사는 사자산문의 하나이다. 구례 화엄사와 연곡사가 통일신라 시대 불교문화를 꽃피웠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중앙 현관에 전시된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은 국보 재103호로 통일신라시대 석조물의 우수성을 보여줬다.
2층에는 중·근세 문화실이다. 고려에서 조선에 이르는 우리 고장의 다양한 문화를 주제별로 보여준다. 불교미술은 성거사지 5층석탑 사리함, 여수 여천동에서 출토된 ‘태안2년 장생사’가 새겨진 청동범종, 국보 제185호 묘법연화경, 순천 매곡동에서 발굴된 근동 아미타삼존불상과 청동불감은 자랑스러운 전남의 문화재였다.
도자기는 고려 청자의 본향인 강진에서 만든 청자 ‘상감 물가풍경 무늬매병’, ‘국화무늬 접시’, 등 세련된 작품과 조선의 ‘백자태 항아리’, ‘백자 용 무늬 항아리’ 분청사기·백자를 통해 선조들의 미의식을 감상할 수 있었다.
유교문화는 개인 또는 문중에서 기증한 것으로 윤덕희의 ‘폭포를 바라보다’ 허련의 ‘채소와 과일’ ‘산수’ 송수면의 ‘대나무’ 가 걸작이었다. 서화는 녹우당에서 운림산방으로 이어진 남도전통회화의 맥을 이어 조선시대 회화사의 큰 틀을 조명하였다. 이래서 전남을 문화예술의 고장이라고 하는 듯 싶었다.
내가 오래 머문 곳은 여수 송도·안도 패총 유물인 덧무늬 토기와 섬진강 유역과 여수반도의 청동기시대 유물들이 있는 곳이었다. 함평 초포리 청동유물, 광주 신창동 현악기를 비롯한 목제품과 토기, 영산강 유역 고분인 대형옹관, 강진 청자가마터 출토유물, 완도 어두리 출토 해저 청자유물. 특히 신창동 유적 중 목기와 칠기, 탄화미 등 선사시대 유물은 다른 박물관에서 볼 수 없는 귀한 것들이다.
광주박물관을 관람하고 나서 광주 ‘충장축제’에 갔다. 광주 동구에서 주최하는 충장축제는 우리나라 축제 중 3대 축제라고 할 만큼 화려하고 장엄하며 민주화의 씨앗을 영글게 하는 뭉클한 축제다. 1980년 5월18일 금남로에서 민주화의 불꽃이 지피어 졌는데 그 현장에서 충장 축제가 11회째 열리고 있다.
당시 도청은 강원도 철원 노동당 당사처럼 폐허가 된 체 그 대로 보존되어 있다. 폴란드에서 아우슈비치의 비극을 잊지 않기 위해 건물을 남겨 놓은 것처럼 말이다. 그 때 피아간 마구 쏘아 총알받이가 된 400년 이상 된 고목은 죽은 채 새까맣게 그대로 서 있다. 말 못하는 나무이지만 그 아픈 상처의 잔해가 애잔했다. 시가(市街) 축제에는 광주에서 다양하게 준비하여 보여주는 볼거리 외에 해군 의장대, 해외에서 멕시코 민속 공연 팀, 대구 농악, 여수에서 세 팀 외 많은 거리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여수에서는 임진왜란 시 이순신장군을 도운 5관 5포기를 앞세운 ‘수군 출정식’, 강강술래 팀 그리고 현천농악이 참가하였다. 광주시는 광역시 인데다가 호남의 중심도시 이기에 많은 관람객이 장사진을 이루어 엄청 많은 구경꾼들이 모였다. 여수는 문화원장 한 분이 제대로 직분에 충실하니 여수 문화가 광주에 까지 파급이 되고 선양이 되어 여수를 잘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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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철 |
14-10-11 17: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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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어제 후배인 여수출신 이수일 교수와 식사를 했습니다. 여수가 산수도 좋고 돈자랑하지 말라는 고장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유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고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기회가 되면 충장축제도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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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4-10-11 18: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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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철선생님 안녕하셨습니까. 여수가 산수가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기점이요, 나폴리를 버금가는 오동도와 향일암이 있습니다.돈자랑은 가당치 않는 것 같습니다. 수산자원이 고갈 되어 돈의 원천이 메말랐기 때문에 말입니다. 요즘하는 '충장축제'는 광주광역시의 축제이지요. 선생님의 주옥 같은 작품을 감상함이 힐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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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순태 |
14-10-12 1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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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섭 선생님,한동안 뜸하셨는데
빛고을 광주와 아름다운 여수소개로 드디어 물고를 트셨군요
호남지방을 여행하다 보면 평야지대라서 그런지 산새가 낮으막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오동도의 울창한 동백나무 숲은 퍽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광주의 역사 박물관 구경 잘 했습니다.
풍성한 가을을 알차게 엮어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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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4-10-12 1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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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태선생님 반갑습니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고, 동네 복지관 탁구장에 빠지고
고향의 노모 봉양, 아기 손자를 돌보다 보니 소득은 없어도 바빴습니다.
여수의 오동도와 향일암은 다녀 가신 분들이 다시 찾고 싶다고 하더군요!
2012년 여수엑스포를 치루고 나서는 볼거리가 더 생기고 여수시 자산공원에서 돌산도를
연결하는 케이블카는 여수의 명물로 관광객을 유혹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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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만성철용 |
14-10-13 04: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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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노인들을 '하바드인'이라고 하나 봐요. 하는 일 없이 바쁘게 드나드는 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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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4-10-13 06: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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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성철용선생님 반갑습니다. 생생하고 주옥같은 현장 답사의 세세한 글
유익하고 알차게 잘 보고 있습니다. 선생님 글은 현장에 가는 것 보다 더 지식을 얻지요.
현직에 있을 때는 당연히 일하는 사람이니 어찌 할 수 없다 여겼는데 막상 은퇴하니 그렇지 못합니다. 일만 선생님 늘 건강하시어, 아름 다운 곳 잘 다녀오시어 지금처럼 잘 읽을 수 있도록 건강 잘 챙기시기 삼가 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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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복희 |
14-10-20 15: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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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섭 선생님은 정말 촌음을 아껴 쓰시는 분 같군요.
일상을 떠나 또 이렇게 수려한 글 한 편 엮으셨네요.
다음에 광주지방 여행갈 일 있으면 참고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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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4-10-22 2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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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복희선생님 반갑습니다. 다방면에 열심히 활동하시는 모습이 늘 존경스럽습니다.
선생님께서 졸필을 과찬해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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