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고 일부는 안전한 외국으로 피난한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런데 이와 같이 북의 핵실험으로 시작된 전쟁 불가피론이 갑자기 몇일 전부터 그 색을 잃어가고 있다. 점점 북이 먼저 도발하지 못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어 가고 있는 것이다. 북은 핵실험으로 얻은 결과가 일단은 자충수라는 외부의 분석이다. 김정은이 기반을 공고히 구축하지 못한 초조함에서 핵실험을 강행했지만 후폭풍을 감당하기에는 김정은이 너무 어리고 아직 그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 사이 한미 간에 국지전 발발시 자동 개입하는 내용의 협약이 이루어졌다. 미국은 북이 도발하면 강력 응징한다는 메시지를 연일 보내고 있다. 이제는 국지전이 되었든 화학전이 되었든 핵공격이 되었든 그 결과는 일단 남한이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겠지만 북은 B-52 폭격기에 의해 완전히 초토화 된다는 공식은 받아들이는 상황이 되었다.
미국은 중국에게 도움을 청했다. 중국은 그동안에 북의 위험한 장난으로 상당한 재미를 보고 있었으나 북이 핵실험까지 성공 시키자 입장이 미묘하고 복잡하게 변하게 되었다. 중국도 턱 밑에서 핵 공격 위협을 받는 형국이 되었기 때문에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한마디로 너무 간덩이를 키워준 결과에 당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미국에서 밀담이 들어 온 것이다.
‘ 중국도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을 것 아니냐. 어떤 빌미가 생기면 미국이 북을 초토화 시켜 핵시설을 완전 파괴하고 빠질 테니까 중국이 양해하라. 대신 설령 김정은이 쫒겨나더라도 미국은 북의 정권에는 개입안하겠다. 북에 대한 영향력을 중국이 계속 갖는 것을 양해하겠다’ 고 제의한 것이다.
중국은 저울질 끝에 그 방법도 나쁘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미국이 북을 압박하는데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들어 북 정권이 말을 잘 듣지를 않아 난처한 입장인데 자기들이 때려 부술수도 없고 고민이 많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의심 많은 중국인의 특성상 미국을 완전히 믿지는 않는다. 또 북이 중국을 해바라기처럼 바라보고 있는 현실도 생각하여 중국이 한손에는 채찍 또 한손에는 당근을 쥐고 북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어떻든 북은 한편으로는 체제유지의 수단으로, 한편으로는 어렵게 만들어 놓은 핵 자산의 보호를 위해 전쟁하겠다고 쑈를 하였지만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는 것을 눈치채고 전전긍긍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중국의 눈에 다시 예쁘게 보이고 체제유지를 위한 보장을 받을 수 있을까 그 해법을 찾는데 정신이 없게 된 것이다. 지금 자칫 경솔한 행동을 취하면 미국의 미끼에 걸려서 북은 핵시설이든 군사장비든 완전히 초토화되고 김정은 정권도 망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래도 김정은 정권은 보이지 않는 도발을 계속하리라 본다. 미국의 응징도 피하고 남한의 사회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으로 사이버 테러를 선호할 것 같다. 이를 위해 양성한 수천명의 병력을 활용할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이 현 상태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데 그칠 것인가 아니면 북이 미끼에 걸려들게 하여 미국의 목표인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하려 들것인가 둘 중 어느 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되는 것인가 하는데 전쟁여부가 달려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북도 이런 와중에 미련하게 그 미끼에 걸려들면 모든 시설이 초토화될 때까지 중국의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고 김정은 정권 또한 망하게 된다고 겁을 먹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미국이 우리를 위해 국지전 발발시 자동개입협약을 했다기 보다는 눈의 가시같은 김정은의 핵시설을 없애기 위해서는 좀 더 쉽게 부셔부릴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인 것 같다.
다만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우리가 원하지 않는다고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현실이다. 한반도의 안위는 강대국의 이해 관계에 좌우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세계정세 또한 어느곳에서든 전쟁이 일어나서 무기와 군수 물자를 소비시켜 세계 경제가 돌아가야 할 시점이라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더라도 일단은 모든 피해는 우리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내부에서 조차 붉은 사상에 물든 좌익과 힘든 싸움을 계속해야한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