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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강승택 |
날짜 : 10-08-13 00:49
조회 : 1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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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수필의 날 행사 때의 이야기다. 버스는 지리산 전망대를 향하여 가파른 고갯길을 넘는데 좌우에 펼쳐지는 주변의 풍광이 보는 이들의 감탄을 불러일으키기에 족했다. 졸고 있던 차내의 사람들도 여기저기 고개를 내밀며 호응을 보내고 버스 기사도 신이 났던지 흘러간 우리 가요를 틀어주며 흥을 돋우었다.
밋밋한 무성영화에 변사의 음향효과를 얹은 듯 자연과 노래가 어우러져 엮어내는 분위기가 한결 생동감을 주었고 버스 안도 아연 활기가 넘쳐나는 듯 보였다. 이럴 때 저급한 나의 감성은 어김없이 작동하기 마련이어서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해오는 감동을 남이 알까 누르고 또 눌렀다. 잠시 후 차는 정상 휴게소에 멈췄고 사람들도 내리기 시작했다.
버스 기사의 배려에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차례를 기다리는데 바로 그 때였다. ‘볼륨 좀 줄여요.’ 나직하고 짧았지만 거역할 수 없는 힘을 실은 한 마디를 남기며 앞의 남자가 내렸다. 기사의 대답역시 군더더기 없이 짧았다. ‘틀지 않겠습니다.’ 버스는 잠시 후 출발했고 차안은 또다시 깊은 잠에 빠지듯 고요했다. 나는 무안당한 아이처럼 애꿎은 얼굴만 자꾸 쓰다듬었다.
그 여자와 마주치면 눈인사라도 나눌 수 있게 된 것은 아주 작은 일이 계기가 되었다. 외출에서 돌아와 아파트 현관문을 들어서는데 저만큼 떨어진 엘리베이터 안에서 유난히 까만 눈으로 여자가 웃고 있었다. 곧 문이 닫힐 것 같아 서두르는 나에게 한 손으로는 열림 단추를 누른 채 천천히 와도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듯 여자는 연신 방글방글 웃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바라 본 여자의 얼굴엔 잔잔한 미소가 여운으로 남아있었는데 그렇게 신선해 보일 수가 없었다. ‘미인이십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여자를 향해 소리쳤다. 여자가 웃었다. 여자는 11층에서 내렸고 세 개의 층을 더 오른 후 나도 내렸다.
다음 날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7층에서 멈추자 어제 본 여자 나이또래의 여자가 탔다. 여자는 처음부터 내 쪽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반대쪽 거울을 향해 어정쩡하게 서있다. 잠깐이지만 어색한 침묵이 무겁게 눌렀다. ‘안녕하세요?’ 나도 모르게 여자를 향해 소리쳤다. 여자가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미안해요, 우리 인사하며 지내요.’ 내가 웃으며 말했다. 여자도 환하게 웃었다. 웃는 여자의 얼굴이 청순하고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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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행원 |
10-08-13 2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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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택 선생님, 무더운 여름 안녕하십니까. 강 선생님은 고운 감성과 지성이 잘 어우러져서 그렇게 훌륭한 수필이 나오는가 봅니다. 개인적인 매력 또한 대단하구요. 박병두 선생님과 김영월 선생님 그리고 강승택 선생님과의 함양에서의 하룻밤 사연은 생생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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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0-08-14 0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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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생님,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격려의 말씀까지 주시니 고맙습니다. 함양에서의 하룻밤, 당시에는 스치듯 순간이지만 기억은 오래오래 추억으로 남습니다..방음만 잘 되었더라면 마음놓고 윤선생님의 노래 앵콜, 앵콜! 외쳤을텐데 아쉽습니다. 기억하십니까? 옆방 아저씨, 항의차 쳐들어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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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순 |
10-08-13 23: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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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옥고를 단숨에 감상하고는
함께 사는 세상에서 내 역할은 무엇일까,
나는 내 이웃에게 어떤 사람일까 하는 생각에 잠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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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0-08-14 0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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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순 선생님, 안녕하시지요?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선생님의 관심분야는 참으로 넓고도 깊으신 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주 뵙게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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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0-08-14 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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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택 선생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트로트 옛노래 같은 걸 좋아하고 조금은 저급한 미련으로 살아갑니다. 감성도 곧잘 흥분되기 때문에 감정조절을 잘 못할 때도 더러 있습니다. 어떻든 세상은 그런 저런 사연 안고 살아가야 하는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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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0-08-14 2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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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생님, 그간도 안녕하시지요? 잘은 몰라도 선생님도 분위기에 많이 약하실 듯 한데 어떠신지요? 한 때는 일화도 많이 남기신 듯 하고~ 그 때 제가 함께 있어야 했는데 아쉽습니다.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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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복희 |
10-08-14 2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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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스러운 글 잘 읽었습니다.
준수한 외모 매력있는 음성을 지니신 강 선생님이 말을 걸어주시면
누구도 호감이 갈 것 같습니다.ㅎㅎ
'수필의 날'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그냥 스쳐 지나갈 일일 수도 있는데
세심한 관심 사색이 깊으신 선생님이심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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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0-08-14 2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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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생님, 감사합니다. 항상 눈가에 미소가 떠나시지 않는 최선생님을 뵐때면 저의 마음까지 넉넉해짐을 느낍니다. 이제 손녀도 제 앞가림 할 정도는 되었으니 쉬엄쉬엄 즐기며 사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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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식 |
10-08-15 1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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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두개의 글이었군요, 강승택 선생님. 저도 그 아파트로 이사가고 싶습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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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0-08-15 2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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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다면 대환영입니다.아직 젊은 기운이 충만하신 김선생님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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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자인 |
10-08-18 16: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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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승택 선생님, 함양에 다녀오시고 바로 쓰셨군요.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는 저력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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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0-08-19 22: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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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김자인 선생님. 부족한 글 올릴 때마다 늘 조심스러운 마음입니다만 격려의 말씀에 용기를 얻곤 합니다. 요즘같아서는 더디 오는 가을에 마중이라도 나가고 싶지만 막상 닥치면 이 뜨거웠던 여름이 또 생각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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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명화 |
10-08-23 1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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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짧은 소설 한 편 읽은 듯, 감미로운 마음의 율동 같아 흥미롭습니다. 늘 누군가에게 친절한 미소를 짓는 강선생님의 모습을 보는 듯 하네요. 작은 것도 놓치지 않고 이렇게 작품을 만들어 내는 솜씨가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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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0-08-24 0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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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풀이를 위해 또 한번 수고를 아끼지않으신 박원명화 선생님, 쉬임없는 에너지의 분출을 보듯 어느 곳에서든 자기희생을 아끼지 않으시는 모습이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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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태자 |
10-08-27 1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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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생님 그아파트 이름이 무어래유 ... 그동네로 이사가고 싶네유
저를 돌아보게 하는 선생님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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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0-08-28 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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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오선생님이 오시면 저희 아파트가 한결 빛이 날것 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가정에 좋은 일만 있으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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