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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창식 |
날짜 : 12-08-29 13:57
조회 :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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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충고 그리고 비밀
-- 고백, 충고, 비밀은 사촌형제들로 어울려 다니며 후미진 곳에서 쑥덕거리곤 하지. --
"내가 그러니까 사실은…"
사랑의 고백은 되도록 남자 몫이어야 해. 여자가 고백하는 모습은 그림이 좋지 않거든. 나는 많은 여자들에게 고백했고, 그녀들을 떠나보낸 것이 다행스럽기만 해. 남는 자의 슬픔이 떠나는 자의 슬픔보다 더 크고 오래 남는 다는 것을 왜 모를까? 고백은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뭇 관계에 종지부를 찍는 촉매제 역할을 한단 말이야. 충고하건대, 누구에게든, 그러니까 내게도 제발, 고백은 하지 말아줘. 꼭 그래야만 한다면 오직 신께만 고(告)하도록. 신은 입이 무거워 침묵하되 무언으로 위로할 거야.
"이런 말 안 하려고 했는데…"
그렇다면 충고는 유효한가? 그렇지 않아. 충고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더욱. 그리고 그건 대부분 사람들의 경우가 그래. 경계하고 방어막을 치게 되어 있지. 충고하려는 내용을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는 경우도 있더라니까. 게다가 충고하는 사람도 똑 같은 잘못(愚)을 범하고 있지 않다고 누가 보장하지? 그러니 충고나 비판은 다름 아닌 그 자신에게 돌려져야 해. 나는, 고백하건대, '진심 어린' 비난보다 '입에 바른' 칭찬이 더 좋더라. 그러니 그대, 내게 대한 충고나 비난일랑 아예 접어두도록, 알았지?
"너한테만 하는 말이지만…"
비밀은 또 어떻지? 비밀의 속성은 말하여지는 순간 이미 비밀이 아니며, 그조차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야. 깨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덧없는 약속처럼 말이야. 그러니, 너한테만 하는 이야기인데, 비밀을 공유하는 순간 사물은 안개 속 풍경처럼 모호해지고 서로에게서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야. '관계의 달(月)'은 한번 일그러지면 다시 차오르지 않더라고. 마냥 좋을 수만은 없는 사람 사이가 어긋나기 시작할 때 취득한 비밀은 부담으로 작용하지. 그보다 비밀을 공유하는 순간 무엇보다 외로워져. 나는 그 쓸쓸함을 참으로 견딜 수 없거든.
* <현대수필 2012 가을호 >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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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2-08-30 14: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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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선생님! 안녕하십니까.
고백, 충고 그리고 비밀!
현실도 같고, 소설도 같고, 영화 속 장면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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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식 |
12-08-30 15: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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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섭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잡지사 청탁이 있어서 '손바닥 수필'로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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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2-08-30 2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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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선생님 올여름 무더위 잘 넘기셨나요? 너무나 무더운 여름 뭐 사랑 이별 이런거 생각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이제 시원한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면 그리운 옛님도 생각하고, 뭐 그렇게 살아야 하겠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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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식 |
12-08-31 12: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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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 선생님, 제가 여름은 잘 견디는 편인데, 이번 여름은 정말...
육체적 고통이 심하면 마음의 고통이 들어 설 자리를 잃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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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화 |
12-09-02 23: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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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선생님, 그래서 이런 말들은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들을 때도 그냥 그러려니 하지요.
본인이 말하지 않으면 비밀도 알려고 하지 않고요.
더러는 비밀을 공유하지 않는다고 서운해 하는 분도 있습니다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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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식 |
12-09-03 0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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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 선생님의 명쾌한 결단 감사합니다. ㅎㅎ
특히 비밀은 나를 베는 '부메랑 낫'으로 되돌아 온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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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명화 |
12-09-03 0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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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때로는 용기도 주지만
소문은 독이 될 수도 있는 일이지요. 선조들의 말씀 중
세치 혀를 조심하라는.....그러나 마음의 문을 열고 하는
대화에는 진실의 꽃이 피어난다는 진리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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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식 |
12-09-04 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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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열라는 원명화 국장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항상 진실에 도달하도록 노력해야죠. 말로도, 침묵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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