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 김용순 |
날짜 : 11-12-30 12:43
조회 :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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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인구
중국의 인구가 13억이라 하지만, 정확하다고 할 수 없다. 통계를 믿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통계에도 잡히지 않은, 호구(戶口) 없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많은 인구는 넓은 시장과 값싼 노동력으로, 외국자본이 물밀 듯 들어와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풍부한 자원과 높은 생산성도, 일인당 평균치로 환산하면 세계 하위권을 맴돈다. 많은 인구는 물자의 대량 소비와 엄청난 일자리를 필요로 하여, 국민 생활수준 향상에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강력한 계획생육을 추진하여 인구 증가속도를 늦추고 있지만, 이미 많아진 인구를 주체하기가 싶지 않다.
정부는 한족(漢族) 1명, 소수민족 2명의 아이만을 허용하고 있다. 규정을 어기고 낳은 아이는 호구에 올리지 못하며, 벌금을 물고 부모가 직장을 쫓겨나기도 한다. 또한 계획생육에 어긋나는 아이를 키울 때는 사회부양비를 내도록 하고 있다. 얼마 전 이 부양비를 내지 못하여, 아이가 강제로 고아원으로 보내져 외국으로 입양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내가 만난 사람 중에는, 지방 공안원(公安員)이었으나 둘째 아이를 낳고 쫓겨나 북경 노동판을 전전하는 사람도 있었다. 직장의 관리자도 이 규정을 어기는 직원이 생길 때는 책임이 있다. 국영기업과 상업계약을 할 때에도 계획생육 각서에 서명해야 한다. 나도 이전에, 회사 책임자로서 공인(工人)들의 합방까지 간섭하여야 할 지경이라며 농담한 적도 있었다.
십여 년 전 TV에서, 병원차가 농촌을 돌며 임시 진료소를 열어, 열악한 상태에서 임신한 여인들을 강제 낙태 시키는 그림을 본적이 있다. 낙태를 원하지 않아 도망치는 여인들도 있었다. 농촌에는 남아(男兒)를 얻기 위하여 여러 명씩 낳는 경우가 많다. 지도원의 조사를 피하여, 호구에 올리지 못한 아이를 급히 숨기기도 하였다.
역사적으로 중국 인구는 평화 시에 많이 늘어났다 혼란기에는 그 수가 급격히 줄었다. 한조(漢朝) 때는 5천만을 육박하였으나 후한(後漢) 말, 삼국시대에는 6백만 명까지 감소하였다. 그 후 다시 수(隨), 당(唐)을 거치면서 6천여만 명으로 늘어났다. 당이 망한 후, 오대십국(五代十國)시대에는 감소하였다가 송(宋)대 명(明)대에서 다시 6천만 명으로 늘어난다. 청(淸)대 강희, 옹정, 건륭의 태평시대를 거치면서 인구가 늘어나 4억을 넘겼다. 다시 일제(日帝) 침략, 내전 등을 거치면서 증가속도가 둔화되었다가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당시에는 6억을 약간 못 미쳤다. 정부수립이후 50년 동안 인구는 13억까지 증가한 것이다.
인구 구성은 한족 약 91%, 55개 소수 민족이 약 9%를 차지한다. 소수민족 중에는 1,600만 명의 광서성(廣西省) 장족과 만주족이 천만 명 이상이고, 천만에 가까운 민족으로 회(回)족, 묘족, 위구르, 토가(土家)족 등이다. 조선족은 200만으로 11번째이다. 제일 적은 민족은 인구 3만의 로파족이다.
지역적으로는, 항무지가 많은 서쪽보다 농경지가 많은 동쪽으로 인구가 몰려 있다. 북경에서 광주(廣州)행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마을과 도시가 끝없이 어어 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성(省)별로는 인구 1억이 넘었던 사천(四川)이 중경(重慶)을 분리하고 난 후에도 8천만 명이 넘었다. 산동, 하남, 광동, 등이 9천 만 명이 넘고 강소, 하북, 호북(湖北), 호남, 안휘 등도 6천만이 넘는다. 도시별 인구는, 상주인구 3천만 명의 중경, 상해는 2천만에 가깝고. 북경도 1,500만 명이 된다. 그 외, 천만이 넘는 도시가 천진을 비롯하여 6개, 500만에서 천만 사이의 도시가 26곳이다. 100만이 넘는 도시가 전국적으로 100여 곳이 더 된다. 일일(一日) 유동인구는 1억5천 만 명이 된다. 특히 춘절(春節)이나 노동절, 국경절 때는 유동인구가 상상을 초월한다.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에도 농번기 때, 들판에 새까맣게 나와 일하는 사람들의 수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전 지역에서 붉은 벽돌로 길게 지어진 농촌 공동주택을 볼 수 있으며, 한 마을의 가구(家口) 수가 800-1,000이 넘는 곳이 수두룩하다.
이렇다 보니,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느 도시, 어느 거리에도 사람들로 넘쳐난다. 전국 각지의 기차, 버스 등 대중 교통수단은 항상 승객들로 만원이다. 역(驛) 앞에는 일 년 내내 사람들로 넘쳐, 표를 사서 오르려면 가히 전쟁을 치르듯 하여야 한다. 넘쳐나는 승객을 위해 2층 기차가 운행되기도, 버스는 승객을 좀 더 태우기 위하여 좌석 사이를 좁게 하여 다리를 집어넣기도 힘들며, 통로에 보조의자를 설치하기도 한다.
공공시설들도 턱없이 모자란다. 주택이 부족하여, 도시 아파트의 지하실은 지하 2층, 3층까지 주거용으로 쓰인다. 일자리가 모자라 실업자들과 노점상, 행상, 폐품을 수거하는 사람들도 넘쳐난다. 내가 살았던 아파트 마당에는 날만 새면 할 일없는 주민들이 모여앉아 종일 환담을 나누거나 마작을 하고 있어 지나다니기가 민망 할 지경이었다.
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어떤 병원이건 항상 환자들로 북적된다. 어디에서나 항상 긴 열의 끝에 서야 하는, 가히 인해(人海)라고 할 수 있다. 은행도 심각하다. 아침이면 문도 열지 않은 은행 앞에 긴 열을 볼 수 있다. 어느 은행, 어느 시간이든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항상 수십 명은 넘는다. 언젠가 송금 할 일이 있어 가까운 농업은행 지점에 간적이 있었다. 은행 문은 오전 9시에 열렸고, 나는 9시04분에 번호표를 뽑았다. 나의 번호는 71번이었고 앞의 대기자가 68명이었다. 공과금 한두 가지를 납부하려 해도 한나절은 걸린다.
관공서 민원창구 앞에도 예외 없이 붐빈다. 민원서류 처리기간이 몇 개월씩 걸리는 경우는 예사이다. 아파트 등기권리증 만드는데 6개월이 걸렸다. 어디에서나 사람들로 넘치는데 업무 속도는 느려, 기다리다 지치고 만다. 요즈음에는 대신 줄을 서주는 직업까지 생겼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저녁이면 식당마다 사람들로 붐빈다. 중국인들이 외식을 좋아하지만, 요식업이 번창하는 것도 많은 인구 때문일 것이다. 동네에서도 웬만큼 한다는 식당은 식사시간에 자리 찾기가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쾌적한 삶이란 생각 할 수도 없다. 서로가 서로에게 부대끼고, 치이면서 살고 있는 실정이다. 지진, 홍수, 탄광사고, 교통사고 등, 사고가 나면 엄청난 인명 피해가 생기며, 사람들이 죽음에 무감각하여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풍조마저 있다. 인구 때문에 교육의 질도 좋지 않아,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소수 엘리트들이 중국을 움직이고 있다고 보아진다. 중국정부는 인구 문제를 해결 하여야만 고도성장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지 못하는 경제발전이란 무의미한 것이다.
한편으로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계획생육은 멀지 않은 장래에 노령화(老齡化) 국가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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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만성철용 |
11-12-31 01: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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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다다익선이란 말이 그 반대의 경우도 있군요. 저는 일하는 중국교포를 만나면 조금이나마 지갑을 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번은 60대 중반의 교포를 만나 냉면 대접을 한 일이 있는데 자기는 한국에서 80 넘도록 살고 싶다고 하더군요.중국에서는 나이 40만 지나면 어느 곳에서든 일자리가 없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구요.위글은 중국 여행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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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2-01-01 0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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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선생님, 매 번 후배의 졸작을 읽어주시고 격려하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는 건강하셔서 더 많은 곳을 주유하시고, 좋은 글 써주시기 바랍니다. 댁 내 행복이 함께하시기를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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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1-12-31 0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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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순 선생님 덕분에 중국의 생활상을 엿보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출산 장려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몇십배 더 많은 중국의 생활상!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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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2-01-01 0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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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 선생님, 지난 해의 많은 격려 말씀,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댁내 행복이 깃들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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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2-01-01 0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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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경시풍조가 만연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중국의 현실과 고민을 엿볼 수 있는 글로 많은 것을 생각케합니다. 우리의 경우 출산장려 정책이라도 써야 할텐데 대책없이 노령화로 접어드니 두렵습니다. 인구 13억, 생각만으로도 숨이 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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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2-01-01 0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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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났다하면 사람들이 무더기로 죽어, 실지 떼 죽음에 대하여 무감각한 것 같아요. 얼마지 않아 노령화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계획생육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디렘마 지요. 그래도 요즈음은 점점 풀리는 분위기예요.
강선생님, 지난 한 해 동안 신입인 저에게 배풀어주신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여전히 건강하셔서 더욱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댁 내 평화와 사모님 사업 번창하시기를 바랍니다. 강선생님도 건필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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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문 |
12-01-01 07: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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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모르고 살아왔던 중국에대한 사실들을 선생님의 글을 통해 여러번 깨우칩니다. 새해에 더욱 건강하시옵고, 문운이 창대하시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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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2-01-01 09: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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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생님, 중국에 오래있으면서 돈을 별로 벌지 못하여, 그 속사정이나 슬슬 꺼집어 내어 보려고 합니다. 지난 해 저에게 배풀어 주신 친절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과 가정에 행복이 늘 함께하기를 기원 합니다. 조선의 기생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으니, 그 감성적인 글을 자주 읽을 수 있게 하여 주십시요. 새해에도 핑계를 만들어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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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화 |
12-01-02 16: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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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순 선생님, 이제서야 글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습니다.
13억이란 숫자가 실감이 나지 않고 그 많은 인구가 살아가는 일이 꿈만 같아요.
그 거대한 나라를 움직이는 힘이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공산주의인지, 중화사상인지, 아니면 또 다른 구심점이 있는 건지ᆢ
그리고 한 가지, 제목이 매우 담백하고 정직합니다.
약간의 상징을 더하면 한결 맛있는 글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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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2-01-03 09: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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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 선생님, 사실은 13억이 더 될 것입니다. 지금도 독립을 원하는 민족들이 있지만, 역사적으로 귀속될 당시에는 소수민족들이 많이 저항하였습니다. 이제는 공산주의도, 중화사상도 구심점이 되지 못합니다. 거대한 한족의 힘에 눌려있는 것이겠지요. 만약 한족 중심인, 중앙 세력이 약화 된다면 소련처럼 민족별로 분리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제목 문제는 저도 그렇게 생각하였습니디만, 뭐라고 지어야 할지 고민하다 그냥 그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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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자 |
12-01-05 05: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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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순선생님, 6천만과 13억, 비교하기 힘든 숫자네요. 그렇지만 지금은 당당하게 국력을 겨루는 처지이니 우리나라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은 그 실체를 알다가도 모를 나라인 것 같습니다. 파헤치면 파헤칠 수록 신비스러운 면이 상상을 초월 합니다. 크기만 한게 아니라 쌀 한 톨에 수백자의 글씨를 새기는 좁쌀같은 나라이기도 하니까요.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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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2-01-05 08: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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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자 선생님, 물론 우리나라는 작지만 알찹니다. 중국은 워낙 넓고 인구가 많아 여행을 하면 가는 곳마다 감탄하게 됩니다. 탐나는 자연도 너무 많고요. 상상을 초월하는 것도 많습니다. 이렇게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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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자인 |
12-01-18 18: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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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순 선생님을 통해 중국의 소수민족들을 다시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13억의 인구가 놀랍지만 그만큼 나라가 크고 여러부족들이 많이 사는 것 같습니다. 정말 자연적인 관광지는 많이 브럽던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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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2-01-19 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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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인 선생님, 중국의 자연은 정말 부럽습니다. 우리나라에 옮겨 놓았으면 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워낙 넓고 역사가 오래되어 좋은 곳도, 배울 것도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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