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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영월 |
날짜 : 11-06-29 14:37
조회 :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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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이면 날마다 시끄러운 뉴스 중 하나가 부산 저축은행의 부실 사태인데 어쩌구저쩌구 야단이다. 해도 해도 너무 한다싶게 깡그리 썩어 빠진 부패 구조에 입이 벌어질 정도가 아니랴. 은행을 감독하고 감시하는 금감원이나 감사원까지 사건에 연루됐으니 말 그대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었다. 황금만능주의 풍조 앞에서 자신의 올곧은 양심을 지키지 못하고 검은 돈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버린 인간의 연약함이 슬프게 드러나 있다. 이 사건과 연관된 모 대학 총장이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지고 말았다. 그는 유서에서 ‘악마의 덫에 걸려 빠져 나가기 힘들 듯하다. 모두 내가 소중하게 여겨 온 만남에서 비롯됐다’라고 했다. 그는 사회의 지도급 인사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스스로의 명예를 그렇게라도 지키려 했는지 모른다.
내가 금융기관 출신이라서 그런지 이번 사태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은행은 무엇보다도 보수안전주의 원칙을 지킴으로 고객들의 소중한 재산을 충실히 관리해야 할 의무가 주어진다. 시중 은행이나 특수 은행 같은 제1 금융권이 아닌 상호 저축은행이나 종합금융 회사, 증권사나 투자신탁 회사 같은 제2 금융권에 예금을 하게 되면 이자는 높은 반면 원금 손실의 위험이 따른다. 그래도 은행 사정을 잘 모르는 서민들은 한 푼이라도 이자를 많이 주는 탓에 자연히 제 2 금융 쪽으로 돈이 몰리게 되는 건 어찌할 수 없다. 전에는 사채업 비슷한 ‘신용금고’라 하던 간판이 어느새 슬그머니 ‘저축은행’이란 이름으로 바뀌어 그냥 일반 은행으로 혼동하여 미혹 迷惑될 수밖에 없는 것도 당국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
나처럼 오로지 퇴직금으로 노후를 설계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이자 수입이 절대적인 만큼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 주식투자보다 비교적 안전하게 여겨지는 저축은행을 찾게 된다. 창구에서 직원들이 친절하게 상품을 설명하면 오직 금리가 조금 높다는 것으로 후다닥 넘어가 복잡한 약정서에 잘 이해도 못하면서 그냥 서명을 하고 통장을 받아들게 마련이다. ‘후순위채’같은 상품은 은행이 망하면 끝나는데도 설마 이런 은행이 잘못 될 리 없겠지 하는 믿음으로 가입하고 만다. 고객들이 심사숙고하고 상품의 내용을 잘 검토한 후에 가입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대부분 창구 직원들의 마케팅에 넘어가는 걸 어찌하랴. 결국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들의 방만 경영으로 고객들의 돈을 마구 빼돌려 해당 저축은행이 망하는 사태에 이르니 예금주들의 울부짖음이 결코 남의 일 같지 않다. 영세업자들이나 퇴직자들, 노점상 아주머니들에게 목숨이나 다름없는 예금이 아니랴. 그들이 한 결 같이 피나게 절약하여 평생 모은 돈이 하루아침에 못된 녀석들에게 날아가 버렸다는 사실에 분노가 끓어 오르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우리나라의 금융위기 때 제1 금융권도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큰 은행이라도 겉만 번드르르하다는 사실에 어처구니없는 좌절을 겪었다. 수없는 은행들이 추풍낙엽처럼 구조조정이란 칼날아래 사라지는 것을 보고 이젠 든든한 은행만 남아 믿어도 되는 듯했다.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지면 아무도 은행에 가기보다 집안에 항아리를 땅에 묻어 두고 돈을 보관하게 될지 모른다. 다시 한 번 이 번 사태로 은행 경영자들은 제자리를 지키고 막중한 책임감을 통해 직업윤리가 바로 서도록 해야 한다.
명예퇴직을 당해 일찍 은행 생활을 마감했지만 중압감에서 벗어나 생활하니 얼마나 어깨가 가벼운지 모르겠다. 얼마 되지 않는 퇴직금을 받았지만 나도 저축은행을 수시로 이용하고 이자를 더 받으려 애쓰는 편이지만 이제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산다는 소극적 자세로 더욱 자금을 운용하고 싶어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지막 보루인 은행마저 믿을 수 없다면 서민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지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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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1-06-30 10: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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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전쟁중인 것도 아닌데 은행이 무너진다니요. 예전엔 상상할 수도 없던 일들이 이제는 일상화가 되어가는 세상인 것 같습니다. 생각나십니까? 이 노래, '땡그랑 한 푼, 땡그랑 두푼 벙어리 저금통이 너무 무거워, 아하하하 우리는 착한 어린이 아껴쓰고 저축하는 알뜰한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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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순 |
11-07-03 09: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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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저자거리 꼭두새벽 한닢두닢 앞만보며
축-축생의 의식주로 견뎌온 길 몇 해런가
은-은결들어 아픈 가슴 신음소리 삼키면서
행-행여 내돈 돌려줄까나 구곡간장 태우네
온갖 호사를 누리며 귀족같이 살아가는 짐승만도 못한 자들이
짐승처럼 살고있는 선량한 사람들의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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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만성철용 |
11-07-03 19: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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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륭인으로서 글로 하신 한 마디가 보기 좋습니다.
옛날 광주에서 함께 자고 무등산을 향하다가 비가 오기 때문에 무등산 식당에 가서 막걸리 한 잔을 했다는 이야기를 이제야 합니다.
다음은 일전에 연금 전문가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퇴직 후에 가장 노후가 보장 된 사람들은 연금을 받고 있는 공무원과 사입교원들이다. 그분들은 퇴직 전의 70%를 받는 사람들이다.
직장인은 집 장만 자녀 교육에 투자하며 지내야 하지만 노후에 자녀 결혼이 끝나고 집이 있는 경우 직장 시절의 50%는 있어냐 노후가 준비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점 직장인은 유념하고 준비해야 한다.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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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문 |
11-07-04 07: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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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글 잘읽었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그저 통탄할 일이지요. 그나마 우리가 그것을 보고도 살 수 있는 것은, 수양이 되었던지 아니면 무감각하던지 분명 그 둘중 하나일 것입니다. 무엇이 되었든 그저 여유와 느림의 미학을 즐김이 어떠하겠는지요.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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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복희 |
11-07-04 1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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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에 알맞는 글이군요.
누굴 믿고 살아야할지 때로는 막막한 생각이 듭니다.
저희 같은 사람은 쥐꼬리만한 이익이 붙는 저축에만 매달리는데
말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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