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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이희순 |
날짜 : 17-01-10 21:19
조회 : 1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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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뽕잎을 먹은 누에가 명주실을 토하듯, 가슴 깊이 끌어들인 풍경과 자연의 섭리를 해체하여 독특한 미학으로 재창조한다. 그것은 안개 걷힌 산록의 수채화로, 때로는 자연에 녹아든 수묵화로 탄생한다. 나는 갈매기 학습법을 눈여기려다 그만 박재삼 시인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의 한 소절이 떠올라 “저것 봐, 저것 봐”를 연발한다.
시인의 산고는 시간의 조탁으로 모아온 지고의 금싸라기 천 조각들로 모자이크의 퍼즐을 맞춰나가는 인고의 작업이다. 이윽고 모자이크는 스테인드글라스로 완성된다. 시인의 풍경화는 정물과 소품을 어루만지다가 어느 결에 숙명의 바다로 나아가 서경의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시인은 그 바다를 초대하여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나눈다. 시인의 바다가 바깥세상으로 나가려면 선뜻 갈매기의 날개가 소용된다. 63편의 시 가운데 바다를 소재로 한 작품이 한 자락에 이를 만큼 바다는 시인의 일상이자 가족이다.
그의 노래에는 정치한 메타포들이 고갯마루마다에서 진기한 보석처럼 낯설어 야릇한 빛을 발한다. 성곽의 담벼락은 높이 쌓아올리지 않았으나 사방을 둘러 꽤 넓은 해자가 있어 이방의 침입을 경계한다. 마법의 성은 전설처럼 그 바다에 있다. 시인은 바다를 익힌 한 마리 갈매기가 되어 자유롭게 우주를 넘나든다.
나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올라 시인의 낯익은 시계를 따라 하늘자락과 맞닿은 예각과 둔각, 수평각 170도의 바다를 응시한다. 바다는 조금 씩 언덕 위로 다가와 슬며시 내 손을 잡아끌며 수평선으로 가자한다. 원근법의 실체를 보여주겠다고 유혹한다. 나는 야도에서 연단한 심장의 정화를 비춰보았을 시인의 거울, 경도를 바라보며 그제야 시인의 철학을 깨닫는 것이었다. 날마다 하루치의 일상을 사랑하는 것이 인생의 의미라는 사실을... .
어머니는 오늘도 종로에 있는 오빠 약국에서
새벽같이 청소와 약품정리를 마치고
방송통신대 운동장을 가로질러 이화동 집으로 가신다
떨어진 나뭇잎 하나 함부로 밟지 않고
굽은 등으로 가신다
(‘갈매기 학습법’ 서문 일부)
시인은 세상 누구보다도 그 어머니께 이 책을 보여드리고 싶다.
시인에게 어머니는 추억 속의 옛 이야기가 아니라 언제나 미완의 오늘이다.
엄정숙 시인의 노래는 유교적 현실론과 불교적 세계관의 그 어디쯤에서 아나율 존자의 천안(天眼)과 공자의 예악(禮樂)이 조화와 타협을 모색한다.
이제는 바다를 떠나 살아갈 수 없는 시인의 영혼이 그대로 갈매기에 투영된 바다는 오늘도 시인의 생의 원천이요 까닭으로 자리를 잡는다.
별안간에 나는 내 안에 각인된 절대의 인장을 꺼내어 시인의 바다를 유영하는 생명들에게 표를 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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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7-01-11 05: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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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순 선생님 ! 저도 바다를 동경하며 좋아합니다. 갈매기 날으는 바다 ! 그래서 한 때는 바다 낚시에 빠져들기도 했었지요. 대어를 낚지도 못하면서 세월만 낚아 올리다가 말았습니다. 또 언젠가는 낚싯대 하나 걸머지고 바다를 향해 발걸음을 옮겨 볼까 합니다. 시인의 바다. 어머니의 바다 바다는 끝이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희순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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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순 |
17-01-15 0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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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활동하고 있는 여수지역 수필모임 '동부수필'회장을 맡고 있는 엄정숙 수필가(시인)의 시집 '갈매기 학습법'을 감상하다가 어쭙잖게 몇 자 감상믈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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