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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임재문 |
날짜 : 14-03-24 01:23
조회 :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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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국수 사랑
임 재 문
어느덧 잔치국수가 우리집 식탁의 단골메뉴가 되었다. "여보! 오늘 우리 잔치 합시다 !" 하면 아내는 벌써 알아차리고 잔치국수를 서두르게 되었으니 말이다. 잔치국수는 그냥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잔치국수는 아내의 온갖 정성과 사랑이 듬뿍 곁들인 우리집 단골 메뉴이다.
아내는 잔치국수를 만들기 위해 다시마와 양파와 멸치를 넣고 정성껏 끓여 육수를 만든다. 육수가 되는 동안 아내는 풋호박, 당근, 양파를 각각 살짝 데쳐서 채썰어 놓고,곁들여 먹을 묵은 김치까지 잘게 썰어 준비해놓는다. 거기다가 노오란 계란 말이를 채썰어 따로 준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제 마지막 단계 ! 국수를 삶아내어 맑은 물에 흔들어 건져낸다음 예쁘장한 대접에 알맞게 나누어 담고, 그 위에 풋호박의 푸른 빛깔과 당근의 빨간빛깔 그리고, 앙파의 햐얀 속살을 아름답게 수놓고, 맨 마지막으로 한 가운데 노오란 계란말이 채썰어 놓은 것과 묵은김치 잘게 썰은 것을 올려놓고, 다시마 양파 멸치를 끌여만든 육수에서 건데기를 걸러내어 따뜻한 육수를 적당하게 그릇에 부어 잔치국수는 완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잔치국수는 아내의 온갖 정성과 사랑이 가득 담긴 우리집에서 가장 사랑받는 메뉴로 탄생한다. 잔치국수의 그 맛은 또 어떤가 ? 혀끝에 와 닿는 메끄럽고도 보들보들한 감촉과 삼킬 때 목구멍을 간질거리며 넘어가는 그 맛 !
그래서 잔치국수는 그 달달하고도 간질 거리는 그 맛 때문에 그렇게 감미로운 사랑을 하라고 결혼축하연의 음식으로 등장하기도 하는가보다.
인터넷 검색창에 "잔치"를 치니 잔치국수가 1위로 떠오른다.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일등 음식인 잔치국수를 먹고 있는 것이다. 잔치국수를 먹으면 다시마냄새 멸치가 곁들인 바다냄새가 나서 좋다.
잔치국수는 여러가지 재료들이 혼합되어 이루어지는 음식물 종합선물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것들이 어울려진다고 붙여진 이름이 잔치국수가 아니겠는가?
여보 ! 잔치 합시다. 나는 그렇게 외치며 잔치국수를 먹는다. 사실이 그렇다. 잔치국수 먹는 날 우리집은 잔치집이 된다.
직장생활을 할 때 잔치 분위기로 회식을 한다. 이제 정년퇴임한지 십여년이 다 되어가니 회식할 일도 거의 없게 되었다. 아이들도 결혼해서 분가해 아내와 나 단둘이 함께하는 잔치집이다.
맥주나 소주 막걸리가 없으면 또 어떠랴 ! 아내와 내가 식후에 마시는 커플커피로 땡하며 건배를 하고 마시는 그 맛또한 잔치 분위기가 아닌가?
세상 살아가면서 잔치만 하고 사는 세상은 없다. 어려운 시련도 그 얼마나 많았던가?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때를 들라면 내가 중이염으로 귀수술을 받았을 때이고, 아내가 대장에 용종이 생겨 수술을 받았을 때라고 해야 한다.
가장 힘들었던 내 귀수술 ! 보통사람이면 한 두시간이면 끝이라는데 나는 장장 여덟시간동안을 생사의 갈림길에서 헤메었으니 말이다. 밖에서 기다리는 아내의 심정은 어떻했을까?
그 심정을 알아차리라고나 하는 듯 아내가 입원을 하여 대장 수술을 받는 그날 ! 나는 그날이 이별연습의 날이라고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수술실 밖과 안은 철저하게 단절된 곳이고, 또 아무리 쉬운 수술이라 하더라도 수술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최종 선택의 길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밖에서 울며 떨며 초조해 하는 나를 위로라도 하는 듯 아내는 이별연습을 무사히 마치고 수술실을 나와 빠른 속도로 회복되어 오늘의 잔치상을 마련한 것이 아니겠는가?
"여보 ! 이제 당신과 나는 어려운 시련을 다 이겼으니 앞으로도 잔치할 날만 남았네요!
아무때든지 내가 잔치합시다 ! 하는 날 우리는 주저없이 잔치를 합시다. 더더더 좋은 날들을 위하여 ! 커플커피 건배 !도 힘차게 외칩시다. 여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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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4-03-24 1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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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선생님은 부인 복이 많습니다. 60이 되면 편하고 싶고 귀찮아 하기 싫어 할 테인데 말 만 하면 즉시 부인께서, '다시마, 양파, 멸치 육수에 풋호박, 당근, 양파, 노오란 계란 말이를 채썰어, 풋호박의 푸른 빛깔과 당근의 빨간빛깔 , 앙파의 햐얀 속살을 아름답게 수놓아, 노오란 계란말이, 묵은김치 잘게 썰어..' 잔치국수 대령하니 행복합니다.오래 오래 잔치같은 부부생활 누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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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4-03-24 1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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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섭 선생님 ! 제일 먼저 달려와 격려의 말씀 주시어 감사합니다. 이제 저는 회식하자고 오라는 데도 없고, 그냥 아내와 함께 하는 잔치집을 즐겨야 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냥 마음 비우고 그렇게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권섭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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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자인 |
14-03-28 1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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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는 보드라운 면발이 먹기 수월해서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 듯합니다.
잔치 국수는 특히 더 부드러움을 느끼게 되지요
" 잔치 합시다" 선생님 목소리가 들려 오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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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4-03-29 07: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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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인 선생님 ! 퇴임하고나니 회식자리도 거의 없어지고, 이제는 그렇게 아내와 단둘이 회식 기분 내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감사합니다. 김자인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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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철 |
14-03-29 20: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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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잔치국수를 유달리 좋아합니다.
잔치국수에는 역시 김치가 있어야 제맛입니다~
감사합니다, 맛있는 잔치국수 주셔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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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4-03-29 2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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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일요일 점심에도 우리는 또 잔치를 할 것입니다. 잔치국수의
잔치 말입니다. 세월은 그렇게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가봅니다.
직장 초년병시절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퇴임후 십여년이 다 되어 갑니다.
이제는 초로의 두사람이 벌이는 잔치상 ! 그래도 축하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정진철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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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4-03-30 06: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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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서 요즘 임재문선생님의 근황을 살피게 됩니다. 사모님이 정성들려 해주시는 잔치국수에 웃음이 만면한 선생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나옹선사처럼 근심도 내려놓고 욕심도 내려놓고 편안하게 지내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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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4-03-30 10: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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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더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주어진 분수대로 안분자족하며 살아가렵니다.
그래도 직장생활 할때가 좋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시절을 추억으로 간직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병식 선생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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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만성철용 |
14-03-30 15: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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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글쟁이가 임재문 수필가 같습니다.앞으로도 늘 잔치국수로 잔치하는 마음으로 사시기를. 작가회 잔치 모임을 가려고 잃은 지갑을 찾다가 다 끝난 후에야 찾아서 결석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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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4-03-30 23: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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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성철용 선생님 ! 지갑을 잃으면 그 안에 있는 카드나 신분증들 때문에 어려움이 많은데
지갑을 되찾으셔서 천만 다행입니다. 저도 피치못할 사정으로 우리 한국수필작가회 잔치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남은 인생 잔치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렵니다. 감사합니다. 일만 성철용 선생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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