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이에 말을 나누다가 상대방이 농담이나 가벼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할 때 ‘거짓말마’ 라고 하던가 아니면 ‘사기 치지마’ 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듯 사기는 형법상 범죄인데 일반인들은 거짓말과 사기를 혼동해서 쓰고 있고 사실 그 의미를 제대로 구분해서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우선 사기죄가 성립되려면 돈거래가 있어야 하고 신용훼손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돈거래와 신용훼손이 있다고 해서 전부 사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첫째: 친구가 모레까지 돈을 갚아줄테니 빌려달라고 해놓고 갚지 못한다고 해서 반드시 사기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돈을 꼭 갚아주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빌린 사람이 어디서 나올 구멍이 있었는데 갑자기 틀어지는 바람에 갚지 못하게된 경우라면 약속 불이행은 되지만 사기죄는 안되는것이다. 약속 불이행은 민사소송대상이다. 그러나 만약에 돈을 빌리는 사람이 사실은 갚을 대책이 없는데도 우선 급하니까 거짓말을 해서 빌려쓴 것이라든지. 돈을 갚을 능력이 전혀 없는데도 여기 저기에서 한꺼번에 비슷한 거짓말을 하여 돈을 빌려 쓰고 갚지 못하는것이라면 차용 사기죄로 처벌할수 있는것이다.

둘째: 계주가 계원을 모집해놓고 꼬박꼬박 곗돈은 받아 먹었으면서 막상 돈을 타는 날 계금을 안준다고 꼭 사기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계주가 계원의 돈을 받아서 번호대로 계금을 태워 주었으나 이미 타먹은 계원중에서 곗돈을 내놓지 않아서 다음번에 타게 되는 계원에게 계금을 태워주지 못한 경우에는 계주에 대해 민사소송의 대상은 될수 있으나 사기죄로 처벌할수는 없다. 물론 계주가 계원들로부터 받은 곗돈 일부를 사적으로 쓰기 위해 떼어 먹고 태워 주지 않는 것이라면 처벌할수 있다.

셋째: 집을 지어 분양한다고 해서 신청금을 냈으나 집도 짓지 않고 신청금도 돌려 주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사기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획부동산에서 주로 광고하여 이루어지는 경우인데 땅을 사던지 사용승락을 받아 사업계획을 세우고 관련 규정에 의하여 합법적으로 분양희망자를 모집하여 신청금을 받았는데 시공할만큼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아 일단 그돈으로 운영비를 사용한 증거가 있다면 사기죄가 되기가 어렵다. 땅도 없고 거짓말로 분양 광고를 내어 속아서 신청금을 납부한것이라면 당연히 사기죄가 된다.

넷째: 결혼을 하자고 해서 내돈도 주고 모든 것을 허락했으나 차일 피일 결혼을 미룬다고 해서 사기죄라고 단정할수는 없다. 결혼 사기가 되기 위해서는 돈이 오고 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결혼 기피 사유가 부모의 반대가 극심해서라던지 또 종교적인 이유라던지 아니면 납득할만한 사유로 결혼이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에는 결혼 사기죄는 성립되기가 어렵다. 이경우에도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민사소송으로 청구할 수가 있다. 결혼 사기죄가 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결혼을 할수 없는 사유가 있었을 경우이어야 하는데 이미 결혼한 배우자가 있는 것을 숨겼다던지 또한 혼인 할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상대방에 있을 경우. 즉 사실혼 관계를 맺고 있었던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던지 세상에 태어난 자식이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을 경우에는 성립이 된다고 본다.

사기죄는 그 유형이 너무 많다. 그러나 위에서 보듯이 공통적으로 쉽게 구별할수 있는 방법은 능력과 의사가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능력이라는 것은 애초에 돈을 갚거나 계금을 태워 주거나 집을 짓거나 결혼을 하거나 할수 있는 자격이 있었느냐는 기본적인 점을 따져서 도저히 자격이 되지 않는 경우였다면 사기죄의 구성요건이 되는 것이다. 의사라는 것은 능력은 되는데 의사가 없었다는 경우도 있겠으나 대체로 능력이 없었다면 의사도 없었던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