德積島에 가고

덕적도를 간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서남쪽으로 77.8km 떨어진 쾌속정으로 1시간 코스의 섬 덕적도를 KCCA 벗들과 함께 2011년 8월 29일 1박 2일 여정으로 바캉스겸 촬영을 위해 떠난다.
덕적도(德積島)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에 있는 섬이다.
옹진군(甕津郡)은 백령도 바다 건너에 있는 옹진반도로 인하여 생긴 말로, 옹진반도는 해방 이후 38선 이남에 있던 땅인데, 휴전 이후에는 경기 황해 앞 바다 경기만(京畿灣)에 산재해 있는 37개의 유인도와 98개의 무인도 섬만으로 이루어진 옹진군이 되었다.
그중 가장 큰 섬이 덕적도로 당나라 때에는 당(唐)의 장안(長安)까지 가는 선박의 출발점이기도 하였다.
덕적도의 원래 이름은 ‘덕물도(德勿島)’였다. ‘덕물도’란 말의 순우리말로는 ‘큰물섬’이었던 것 같다. 이 ‘큰물’이 한자어로 바뀌는 과정에서 ‘德(덕)’은 ‘큰’의 訓(뜻)을, ‘勿(물)’은 ‘물(水)’의 음(音)을 표음 위주의 향찰식 문자 표기인 것 같다.
‘덕적도 홈페이지’에서는 “덕적도는 본래 ‘큰물섬’이라는 우리말이 한자화 한 것이라고 한다.”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德積’은 큰 ‘德(덕)’, 쌓일 積(적)으로 ‘큰 덕이 쌓인 섬’이란 뜻이지 ‘큰물섬’이란 말과는 전연 무관한 한자어 풀이로 어불성설이다. 다음은 덕적도에 딸린 섬 소야도(蘇爺島)에 관한 전설이다.

신라가 통일할 무렵 무열왕은 백제 정복을 위해서 당나라에 원병을 청하였다.
이에 응하여 당나라 장수 소정방(蘇定方)이 13만 대군을 이끌고 와서 40일간 이 섬에 머물렀다. 이때 신라의 무열왕은 왕세자 법민에게 전선 140여척을 거느리고 덕적도로 나아가 소정방과 나당 연합군 동맹을 맺게 하였다. 이후 덕적군도에 속하여 있는 소야도(蘇爺島)는 소정방 ‘蘇(소)’, 손윗사람 부르는 말 ‘爺(야)라 하여 생긴 지명이라 할 수 있겠다.

덕적도는 여의도(92.9㎢)의 7.2배나 되는 큰 섬(20.87㎢)으로 해안선 길이 37.6㎞의 42개의 섬(유인도 8 무인도 34)으로 이루진 섬이다. 섬을 한자로 도(島)라 쓴다. ‘鳥 +山= 島’는 ‘새가 사는 바다에 있는 산’이 섬이란 말이니 얼마나 낭만적인 뜻인가.
섬의 낭만은 섬 주위를 배로 유람하는 데도 있지만, 그 섬의 정상을 올라가 새처럼 한눈에 섬 전체를 굽어 보는 것이다. .
봉의 한자는 ‘峰’/ ‘峯’ 두 개가 있다. ‘峰’은 산을 오르지 않고 우러러 보는 이에게 해당하는 말이요, ‘峯’은 산을 오르는 이를 위해 만들어 쓰고 있는 글자라고 한다면 억설일까.
그 섬의 정상을 오른다는 것은 그 섬이 얼마나 어떻게 아름다운가를 한눈으로 그 전체를 살펴보는 일이다.
덕적도의 최고봉은 북리에 있는 국수봉(313.8m)이요, 그 다음이 진리에 있는 비조봉(飛鳥峰, 292m)이다. 국수봉은 군부대로 인하여 정상을 오를 수가 없다. 그래서 그 국수봉보다 더 전망이 좋은 인천 쪽 봉이, 날아다니는 새란 뜻의 비조봉(飛鳥峰)인 것이다.
덕적도에 가면 나도 한 마리 새가 되고 싶다. 산행 도중에는 물이 없다니 수통에 가득 물을 담아 지고 비조봉에 올라 새처럼 아름다운 우리 산하를 굽어보고 싶다.
그러면 그 주위의 섬들은 물론 길이 2km, 폭 600m의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었다는 서포리백사장과 그 뒤로 수령 120년~150년의 1천 그루의 소나무 숲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눈을 서에서 동으로 돌리면 천연해수욕장 밭지름해수욕장의 고운 백사장과 수백 년 묶은 노송숲이 보일 것이다.
그 해변은 경사가 매우 급하므로 만 조 시에 안전사고에 유의하여 수영을 해야 한다지만, 거기가 인천 바닷가에서 자란 이 몸에 어울리는 곳이 아닌가.
그 부근 진리는 덕적도의 대부분의 주민 446세대에 919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니 횟집도 있으렷다.
여행의 멋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보는 것이다.
덕적도에는 버스가 단 2대라지만 덕적도에서 묵게 되는 민박집의 봉고차가 곳곳을 구경시켜 준다니, 그 세 가지 행복을 우리도 누리게 될 것이다.
아름다운 것은 부분만이 아닌 전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 아름다움이 덕적도에 있다고 하지 않던가.
섬을 일주하는 해양호(1일 1회)를 탈 수만 있다면 ‘덕적도- 문갑도(文甲島)- 굴업도(掘業島)- 백아도(白牙島)- 울도(蔚島)- 지도(池島)- 덕적도’를 유람할 수도 있다는데 우리 KCCA가 떠나는 8월 29일, 30일은 바캉스가 끝날 무렵이니 배편이나 아니면 둘러 볼 시간이나 있을까?
그 중 굴업도(掘業島)는 허리를 구부리고 죽도록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섬이라 해서 굴업도라 했다는 섬인데 왠지 그 이름이 귀에 익다 했더니 핵폐기물로 메스컴에 여론이 떠들썩 했던 섬이 굴업도여서였구나.
나는 젊어서 친구와 함께 소라 따러 덕적도에 왔었다.
밤 깊어 달밤에 무인도로 썰물 때 나가니 빠지는 물을 따라 바위를 조금씩 내려 가는 소라를 따는 것이었다. 그러나 요번에 가면 무엇보다 산행을 해야겠다. 섬 산행을.

-비조봉 산행 코스:  1코스: 2시간30분 소요되고/ 2코스: 2시간소요(하산후 선착장까지는 도보 15분)/, 3코스: 1시간50분소요(하산후 선착장까지 도보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