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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표작 /청렴
  글쓴이 : 임병식 날짜 : 19-03-16 16:07     조회 : 1576    
청렴(淸廉)

 

임병식 rbs1144@hanmail.net

 

청렴(淸廉)은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여 재물 따위를 탐하는 마음이 없음을 이른다. 바로  염결(廉潔)한 마음을 뜻한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염결한  마음가짐을 공직자의 제일의 덕목으로 여겨왔다. 그렇다면  뒤돌아 보아  나는 어떴을까. 얼마나 그러한  마음을 가지니 살았을까.  아마 모르긴 하지만, 그리고 '결단코'라는 말을 붙일 정도로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딴에는 늘 명심하고  충실하게 실천하지 않았는가 한다.
다음은 그 하나의 실례가 될 것이다. 나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늘 염두에 두기를 애써 금품이 오가는 민원부서는  피하며 그런 소지가 있는 곳에서는 아예 기웃거리지 않았다. 그 바람에  한직을 맴돌았지만  그만큼 민원을 사는 일 없이 떳떳하게 ㅗㅂ내지 않았는가 한다. 나는 15년 전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60도 되기 전에 정년퇴임을 한 것이지만  당초에는 5년을 거슬러 옷을 벗게 된 것을 용케 연장을 받았다. 당시는  직장에  계급정년제가 실시되었는데  그 연한 안에 승진을 하지 못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그만 둬야만 했다. 그 고비를 넘긴  것이다.
 당시는 우리나라에 IMF사태가 터져서 명예퇴직을 권장하던 때이기에  개인적으로는 큰 혜택을 받은 것이다.  그때 아이들이 한창  학업 중이던 때였다.
내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성실했는지는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직장마다 구조조정의 태풍이 몰아치던  엄혹한 시절에  오히려  연장혜택을 받았으니  어느 정도 인정은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내는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하나의 윈칙을 세웠다. 바로 ‘청렴하자’는 것이었다. 업무자체도 항상 시민을 상대하는 직종이어서 더욱 다짐을 굳건히  했다. 나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중도하차를 하는 걸 보아왔다. 옷을 벗은 이유는 더러 업무과실이나 축첩, 민원야기등도 포함되지만 거의 대부분이 금품수수와 관계된 것이었다. 그것을 목도했기에  단단히 마음을 다졌던 것이다.
그런데는 다음 두 가지를 참고했다. 첫째의 사례다. 하루는 어느 가난한 심부름꾼이 돈 많은 상인을 엎고서 강을 건네주게 되었다. 강 입구에 이르러 그 상인이 싸온 밥을 먹으려할 때 갑자기 까마귀 떼가 나타나 울부짖었다. 상인이 흉조가 나타나서 재수가 없다고 일어나자 심부름꾼이 씨익 웃었다.
강을 건네주고 돈을 받을 때 그 상인이 물었다.
“왜 까마귀가 우짖을 때 웃은 것이요?”
“까마귀 떼가 하는 말이 그 상인의 보따리에는 금은보화가 많이 들어있으니 그를 죽이고 당신이 차지 하시오. 죽은 시체는 우리가 먹겠소. 해서 웃었지요”
그 사람은 실은 전생에 크게 뉘우친 것이 있는 사람이었다. 너무 돈을 탐하다가 그 업보로 다시 가난하게 태어난 사람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인조 때의 일화로 재상 김상헌에게 한 청렴한 벗이 찾아왔다.
“나는 지금까지 청렴을 생활신조로 삼고 살아왔는데, 남들은 나를 보고 그렇지 않다고 수근 대니 걱정이 돼서 청렴한 대감에게 묻고자 왔습니다.”
이 말은 들은 재상은 평소 부인과 잠자리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나는 안방을 찾았다가 볼일을 보면 바로 내방으로 건너옵니다. 혹시 그대는 그리하지 않는게 아니요?”
‘그렇다’고 하니 말을 이었다.
“반드시 일을 보고도 함께 베개를 베고 누우면 조정에서 일어난 일을 이야기 허거나 부인이 청탁을 하게되고 이는 반드시 발설이 되게 되어 있지요. 나는 그것을 경계를 한답니다.”
그 말을 듣고 벗은 깜짝 놀라 그대로 따라서 실천했다. 그 이후의 이야기다. 어느날  벗의 부인이 재상의 부인을 찾아와 항의했다.
“도대체 재상께서 무슨 말을 했기에 잠자리 버릇이 바뀌고 사람들이 찾아오지를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조금씩 들고 온 푼돈이나마 받아서 그럭저럭 생활비로 보태는데 이제는 곤궁해 져서 살기가 어렵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청탁의 근원을 막는 것으로 여간 의미심장한  것이 아니다.
내가 현직에 있을 때는 아이들은 아직 어렸고, 막내 동생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 일절 함구를 했는데, 어찌 알았는지 지역에 사는 이해 당사자 업주들이 돈을 모와 보내왔다. 그것을 직원이 가지고 온 것을 모르다가 나중에 확인을 하고는 마음만 받겠다고 하고서 죄다 돌려주었다.
그러자 주위에서는 순수한 마음으로 건넨 결혼축의금을 되돌려준 일은 자기들 기억에는 없는 일이라고 입방아를 찧었다.
그것은 오직 내 자신이 흔들리지 않겠다는 다짐일 뿐, 다른 것은 아니었다. 그런 나의 행동을 보고 그들은 사람 사는 세상에 너무 인정 없이 너무 뻣뻣하기만 한 게 아니냐는 말도 돌았지만 금품과 관련된 일에 연루되지 않았음에 크게 자긍심을 느낀다. 그런 까닭으로  퇴직을 하고 집에 돌아올 때는 내딛는 발걸음이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었다.
그때 떠오른 장면이 있었다.
“소인기(少忍飢)하라 . 소인기(少忍飢) 하라”
이것은 바로 광해군 난정때 지독하게 가난한 선비가 구차한 생활을 탈피하고자 친구들이 말리는 데도 한물에 휩쓸린 바람에 단죄되어 옥 수레에 태워져서 가면서 외쳤다는 말이다. ‘소년기에 배고픔을 참아라’는 이 말이, 그래서 그렇게  실천한 것이 장하다고 말해주는 듯해서였다.
늘그막에 공직자들이  얽힌 비리가 대부분 돈과 관련된 것을 생각하면 내가 비록 말단의 자리에 있기는 했지만 묵묵히 실천한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자부심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옥수레에 갇혀 끌려간 그도 그때 가난을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그런 모진 시련은 없었을 것이데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든다.(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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