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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박영보 |
날짜 : 14-06-24 13:32
조회 :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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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박 영 보
“나무를 사랑하는 분들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등나무, 대나무, 야라이향(夜來香), 한국산 야생 찔레, 한국산 야생 머루넝쿨, 대추, 감, 아보카도, 사과, 복숭아, 석류, 자두나무 등이 있지만 한정된 수량인바 빠른 연락을 바랍니다”
모 방송국 사이트에 올려놓은 나의 광고문안이다. 많은 연락이 온다. 연락을 해 온 분들은 거의가 하나같이 ‘심은지 몇년이 있어야 꽃은 피며 과일은 언제부터 수확이 가낭하냐’는 질문을 해 온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묘목의 현재 상태에 맞추어 이년 내지 삼년, 어떤 것은 그 이상 걸리는 것도 있다고 이야기를 해준다. 마치 나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꽃이나 열매만을 기다리기라도 하는듯 ‘그렇게 오래 걸려야 하느냐’며 다소 실망스러워하는 투다. 그런분들은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대화는 마감되기가 일쑤다.
“나무가 다 자라면 나무의 크기가 어느정도나 되며 꽃의 색깔은 어떠하며 향도 좋으냐”라 거나 “경험이 없는데도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데 가끔 연락을 드리면 방법을 설명해 줄 수 있느냐”는 등 보다 구체적인 관심을 보이는 분들도 있다. 묘목이 다 없어지기 전에 미리 부탁을 해야겠다며 자기가 원하는 종류와 숫자를 부탁하며 시간약속을 해 두고 찾아온다. 물론 이런 분들도 얼마나 오래 키워야 꽃이나 열매를 볼 수 있느냐는 질문은 있지만 이것으로 묘목을 원하느냐의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기르는 재미, 가꾸는 재미, 기다림, 그 자체들을 통해 기쁨을 찾으려는 분들이다.
판매를 하는 것이냐며 가격을 묻기도 한다.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분들과의 나눔을 위한 것이지 영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을 하면 “참 아름다운 일을 하고 계시는군요”라며 이런 저런 대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름다운 일’. 내가 이런 말을 듣기 위한 일은 아니지만 그런 말 한마디는 나를 기쁘고 행복하게 해 주기도 한다. 이렇게 만난 분들중에는 몇년째 대화를 이어오는 분도 있다.
나는 과일을 먹고난 씨앗을 버리지 않는다. 우선 심어놓고 본다. 씨를 통해 나온 나무를 그대로 자라게 하여 열린 열매는 과일로서는 칭찬을 받을만한 열매를 기대할 수가 없다. 좋은 열매를 얻기 위해 씨를 심은지 1~2년 후에 좋은 종자의 가지를 접목시키고 있다. 이들을 이웃이나 나무를 사랑하는 이들과 나누는 기쁨을 위해 틈만 생기면 뒷마당에 나가 땀을 흘리고 손에 흙을 묻히고 있는 것이다. 꽃 자체나 열매만을 원한다면 무엇때문에 땀을 흘리고 흙투성이가 될 필요가 있을까. 캘리포니아에서는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사서 먹거나 즐길 수도 있다.
기다림. 그건 그냥 시간을 소모하고 있는 것일까. 잡초도 뽑고 물도 주며 때 맞추어 거름도 주며 자라나는 모습을 바라다 보고 있자면 나의 삶을 되돌아 보게도 된다. 그 기다림은 수양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돈을 주고 사온 꽃의 모양새와 냄새를 맡아보는 것, 마켓에서 때깔이 좋아보이는 열매들을 골라온 과일 맛과의 차이. 어찌보면 전문인들이 가꾸어 상품화시킨 것들이 훨씬 돋보일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것들로부터도 내 손으로 직접 정성들여 일구어낸 기쁨 같은 것을 느낄 수가 있을까. 나눔의 정같은 것을 느낄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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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만성철용 |
14-06-26 06: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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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보통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을 앞서 사시는 듯합니다. 나무를 키우는 사람도 멋잇는데 그걸 나누어 준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오늘은 두고 두고 생각하며 보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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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보 |
14-07-17 2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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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저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기다림. 그것은 저에게 꿈같은 걸 안겨주기도 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기다림. 그것은 저에게 조바심 같은 걸 주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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