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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강승택 |
날짜 : 12-06-07 22:55
조회 : 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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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라켓을 잡은 지도 어언 30년이 가까워온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퇴직 후 유일한 취미 활동이고 보면 몇 차례 찾아온 위기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새삼 하게 된다. 여기에서 ‘위기’란 경기 중 일어나는 파트너와의 불필요한 마찰을 견디지 못해 코트 장을 떠난 사람들을 적지 않게 보아왔을 뿐 아니라 나 역시 이 문제로 심각하게 고민을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미국 테니스협회에서 발행하는 잡지에는 테니스의 장점을 34가지로 정리했는데 그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이 31번째 기록한 ‘복식경기의 승패는 파트너와의 끈끈한 결합에 의해 서로 마음이 통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다·’ 는 내용이다. 굳이 이 글을 빌리지 않더라도 파트너와의 관계가 경기 전체를 좌우할 만큼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테니스 경기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 아닐까 한다.
세상의 모든 일이 좋은 것과 나쁜 것, 선과 악이 구별되듯 테니스 경기의 파트너에도 편한 파트너와 불편한 파트너는 분명 존재한다. 여기서 좋은 파트너란 팀 동료의 어떤 실수에도 나무라지 않고 끊임없이 격려와 파이팅을 외쳐주는 파트너를 말한다.
2인 1팀을 이루는 복식 경기의 경우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경기의 흐름을 주도할 뿐 아니라 실력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반면 다른 한 사람은 팀의 에이스에게 의존적이며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기는 경기가 아니라 지는 경기를 할 때이다. 이 때 불편한 파트너는 모든 패인을 자신의 팀 동료에게 돌리며 분위기를 험악하게 몰아간다. 자신의 어이없는 실수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로 치부하며 관대하게 넘기다가도 파트너의 불가항력적인 실책에는 가혹하리만큼 엄격한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미안한 마음에 주눅이 든 파트너는 갈수록 의기 소침해지고 결국엔 스스로 무너지게 마련이다. 지금이라고 상황이 크게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초보시절 내가 흔히 겪었던 가슴 아픈 기억이다.
불편한 파트너의 대표적인 예가 P씨다. 한 번이라도 그와 함께 팀을 이루어 경기를 해 본 사람이라면 다시는 같은 편이 되기를 피할 만큼 그의 악명은 높았다. 평소에는 대화도 나긋나긋 나누고 봉사정신도 있어 테니스장 관리에도 몸을 아끼지 않는 그였지만 경기에만 나서면 다른 사람처럼 돌변했다.
처음에는 강한 승부욕으로 그러려니 모두들 이해하는 분위기였으나 경기 때마다 되풀이 되다보니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지며 회원들 사이에 기피대상으로까지 낙인찍히고 말았다. 안타까운 것은 정작 본인 자신은 이런 사정을 모른다는 점이었다.
이에 비해 좋은 파트너는 어떤가.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끊임없이 격려와 이해로 팀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팀이 일방적으로 밀리는 상황에서도 해 낼 수 있다는 예언적 암시로 자신감을 공유한다. 파트너로 인한 긴장감이 발생하지 않으니 마음이 편해지고 몸도 유연하다. 유연해진 몸은 능력 이상의 기량을 발휘하며 마침내 반전을 이루어낸다. L선생의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모르긴 해도 그는 가정에서도 편한 남편이요 좋은 아빠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30분 내외의 경기지만 테니스를 하면서 배우는 점은 항상 그 이상이다. 파트너와 협동하는 법은 물론이려니와 타인의 실수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법, 다 이겼다고 생각했던 경기가 일순간의 방심으로 역전되는 경우를 대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 법 등, 세상을 살아가면서 적용해야 할 요소들이 적지 않음을 요즘 들어 새삼 느끼는 중이다.
내가 좋은 파트너와 불편한 파트너를 구별하듯 나의 파트너 역시 같은 잣대로 구분할 것이다. 그들의 눈에 비친 나는 어떤 파트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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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2-06-08 0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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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교도소 근무할 당시 테니스회원으로 가입 해서 한창 테니스에 열을 올리던 기억이 납니다. 테니스대회 끝나고 돼지 족발에 막콜을 마시던 그 시원한 맛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감사합니다. 강승택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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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2-06-10 0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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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리고 마시는 한 잔의 막걸리, 또는 맥주 맛이 그만이지요. 그런데 막콜은 처음 들어보는데 궁금합니다. 오늘 월례대회후 한 번 실험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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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2-06-10 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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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콜은 콜라에 막걸리 섞어 마시는 것입니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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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2-06-08 20: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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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생님 오랜만에 글 올리셨군요. 이제 5월이 지나가니, 손이 슬슬 풀리시는 모양입니다. 축하 드려야 겠습니다. 물론 강선생님은 누구에게나 좋은 파터너가 분명 할 것입니다. 매사에 긍정적이시고 모서리가 없으시니까요. 그래서 누구나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솔직하게, 나는 성격이 까칠하여 좋은 파터너가 될 자신이 없습니다. 지금부터 좋은 글 기대 많이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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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2-06-10 04: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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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이라니요, 저 역시 모서리 많고 까칠한 성격이어서 늘 피곤합니다. 김선생님의 꾸밈없는 直說이야말로 매력의 포인트 아닌가요? 그런데 임병문 선생님이 궁금합니다. 그 잘 달던 댓글 하나 보이지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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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만성철용 |
12-06-10 06: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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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씨 같은 아내와 함께 사는 사람은 얼마나 불행할까? L씨와 같은 마누라와 사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내 아내는 P씨와 같을까? L씨와 같은가? 아니면 그 중간일까 생각하게 하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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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2-06-10 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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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선생님의 경우 전국 곳곳 여행다니시고 하시고싶은 일 모두 하실 수 있는 것으로 보아 L씨와 같은 이해심 많으신 사모님이 아닐런지요. 늘 감사하시고 많이많이 사랑 주셔야할 것 같습니다.(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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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문 |
12-06-10 1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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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선생님의 글, 오뉴월 훈풍에 보리술 익어가 듯 글의 멋과 맛에 감칠맛이 납니다.
관계, 모두의 삶이 그러하듯, " 그들의 눈에 비친 나는 어떤 파트너일까. " 읽는 이 모두에게 던지는 그 말씀이 참으로 청아하게 들리는 군요. 더위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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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2-06-10 2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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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어디 멀리 가신줄 알았습니다. ' 오뉴월 훈풍에 보리술 익어가 듯 ' 이란 표현이 참 마음에 듭니다. 임선생님의 댓글은 항상 모두에게 희망과 격려를 주시고~ 항상 좋은 일만 있으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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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2-06-11 05: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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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생님 반갑습니다. 안녕하셨습니까. 선생님의 고매하심과 멋진 핸섬한 모습에 P를 만나셨을 때 아주 스트레스 증후군이 되었겠습니다. 저 역시 정년 후 심심하여 동네 복지관에서 탁구를 쳤는데 저 보다 먼저 복지관에 나오고, 나이가 몇살 더 먹었다고 어찌나 잔소리를 하여 지금은 탁구를 안합니다. P같은 사람 만나 스트레스를 받아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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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2-06-11 09: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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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섭 선생님, 작가회를 통해 뵙게 되어 저 역시 반갑습니다~ 공직생활을 오래하신 선생님이지만 복지관 탁구대에서 또다른 세상의 단면을 보셨겠네요.' 아픈만큼 성숙해지고 '라는 말이 있듯 그럴 수록 더 연습에 매진하는 것이 어떠하실런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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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2-06-11 20: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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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생님, '아픈마음 성숙해지고'라는 말은 이제 너무 늦은 것 같해요. 구태여 스트레스 받으니 새로운 곳 찾으니 많더군요. 도서관 같은 곳은 더울 땐 시원하고, 추울 땐 따뜻해요. 갈 때가 많이 있더군요. 좋은 충고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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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식 |
12-06-12 08: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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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 스포츠라는 테니스에 그런 '위기'가 있다는 거 처음 알았습니다, 강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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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2-06-12 23: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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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생님, 혹시 오해가 있으실까 염려되어 말씀 드립니다. 대부분의 테니스 동호인들은 좋은 분위기속에 서로 협동하고 격려하며 경기를 합니다. 위의 글에 나오는 P씨같은 경우는 극소수일뿐 모두 매너 좋은 분들입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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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화 |
12-06-12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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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택 선생님, 지나친 승부욕이 관계를 어렵게 하는 것을 종종 봅니다. 멋진 파트너와 테니스 치면서 즐거운 여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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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2-06-12 2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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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생활 체육이지만 적당한 긴장과 승부욕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선생님 말씀처럼 그 정도가 지나친것이 항상 문제가 되더군요. 이제 새 식구도 들어오고 선생님댁 분위기도 건전한 긴장감에 또다른 사람 사는 맛을 느끼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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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자인 |
12-06-18 09: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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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책 선생님도 테니스를 치시는군요.
스포츠 경기 중에 지고나서도 기분좋은 경기가 테니스가 아닌가 합니다.
깍뜻한 예의를 갖추어야함은 물론이고 파트너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하지요.
저도 오래되었지만 아침마다 테니스를 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접어두고있는데 언젠가 다시 치려고합니다. 반가운 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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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2-06-18 2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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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이 글을 계기로 중단된 김선생님의 아침 운동이 다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그와 함께 활기찬 하루가 시작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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