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오늘 방문자수 |
    |
| 어제 방문자수 |
   |
| 최고 방문자수 |
|
| 방문자수 누계 |
 
|
|
|
|
|
|
|
|
|
|
|
|
|
|
| 글쓴이 : 임병식 |
날짜 : 14-05-28 08:06
조회 : 2038
|
|
|
|
글쟁이가 피해가지 말아야 할 것
임병식
" 엄마 미안해. 아빠 미안해. 엄마 아빠 사랑해요."
이는 평화로운 한때 어느 아이가 한가로이 건네는 말이 아니다. 죽음의 구렁텅이에 빠져들어 목숨이 경각에 달린 중에 세월호 속에서 한 여학생이 남긴 유언이다.
어느 공중파 방송에서 앵커는 이 말을 전하며 이런 학생들의 유언을 전하는 것도 마지막이지만 방송으로서도 마지막이라고 했다. 이런 비극적인 일을 우리는 달포전에 경험했다. 꿈많고 앞날이 창창한 아까운 청춘들을 속절없이 떠나보낸 것이었다.이는 변명할 여지없이 어른들의 탐욕과 부정부패, 안일무사와 무능이 빚어낸 대참사였다.
이런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면서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의 사명과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새삼스럽게 생각해 보게된다. 특히 인간의 삶에 민감하게 천착하여 촉수를 세우고 글을 써야하는 수필가의 정신자세를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알기로 수필은 형식면에 있어서 소설, 희곡은 물론, 여타의 산문분야에서도 e다루지 못할 예외적인 범위는 없다고 본다. 비평은 물론 칼럼이나 일기, 그 밖의 개인간의 편지글도 당연히 해당되며, 주제도 못다룰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번연히 눈앞에서 미중류의 대참사가 일어났는데도 어느 수필가가 이에 대한 소회의 글을 쓴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문협명부에 등록된 수필가만도 3천명이 넘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수필인까지 합치면 만명도 더 되는데 하나같이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있으니 자괴스럽고 민망하기 짝이 없다.
아니, 어디서 딱 한사람 보기는 했다. 정임표선생이 쓴 단문의 글을 보았다. 하나, 그 외는 내가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어디서 본 기억도 없고 대하지 못했다. 왜 그럴까. 너무 큰 사건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종결되지 않고 진행중이어서 그럴까. 아니면 수필은 너무나 고상한(?)한 장르라는 생각에 마치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말라’식으로 혹여 진솔에 흙탕물이라고 튀길까 저어되어서 그런 것일까.
이해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무언가 잘못된 현상이 아닌가 한다. 내가 시골에 묻혀서 수필을 붙들고 사는 입장에서 보아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일찍이 장지연선생은 나라가 강탈 당하자 신문에 시일야 방속대곡(是日也放聲大哭)을 써서 울분을 토로했고, 비록 말년에 친일을 한 육당선생도 분기탕천시키는 의분을 독립선언서에 담아내지 않았던가.
이를 돌아볼 진대 상황의 위중함이 비록 그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해도 어디 손놓고 가만히 있을 일인가. 단지 꽃다운 어린 학생들이 희생되어서가 아니다. 그 비극의 상황이 실시간 중계가 되고 겉으로 멀쩡하게 포장된 실체는 낱낱이 벗겨져 추악한 부조리와 비위는 백일하에 드러난 마당이다.
거기다가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지명수배가 내려지자 국법을 비웃고 요리조리 피해다니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신도들은 종교탄압을 한다며 몰려다니며 수사를 방해까지 하고 있다.
수사가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들려오는 유착비리는 고구마 넝쿨처럼 달려나오고 있다. 과연 수사의 끝은 어디까지 미칠는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이런 마당에 오늘 접한 보도내용이다. 일간지에 당시 해상에서 쪽배를 타고나가 23명의 귀한 생명을 구조한 김현호씨의 증언은 말문이 막히게 한다. 위급한 상황을 접하고 서둘러 현장에 도착해 보니 먼저 와 있던 해경정이사고선박과 멀찍이 떨어진 상태에서 접근을 하지 말라며 빵빵 경고기적을 울리더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이를 무시하고 사람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배를 후미에 접근시켜 많은 인명을 구조했다는 것이다. 그러했던 것은 혹여 자기들이 몸사리고 멀리 떨어져 있던 것이 부끄러워 말렸던 것일까.
그 밖에도 어이없는 일은 해군과 UDT대원들이 먼저 도착했으나 해경측에서 접근을 막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다른 사안과 함께 반드시 규명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아무튼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을 우울증에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거기에다 피해는 관광업과 음식업의 매출이 약 30%가 줄었다 한다. 이는 국민전체 GNP의 1%에 육박하여 심대한 우려가 아닐수 없다.
이만하면 큰일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런데도 이런 사안을 두고 한사코 눈감아 버리면서 글을 쓰지 않는다면 도대체 작가는 무엇을 쓴다는 말인가.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같은 주제의 글을 세 편 째로 쓰고 있다. 쓸 이야기가 많아서라기 보다도 적어도 당대를 살고있는 작가적 양심이 가만 있어서는 아니된다는 이끌림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글을 쓰는 수필가에게 진지하게 묻고 싶다. “당신은 지금 무슨 글을 구상하며 쓰고 있는가”. 눈앞에서 벌어진 이 세월호의 비극말고 더 간절하게 써야할 글이 있었는가. 한사코 외면하고 태연작약하는 태도에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내가 흥분을 잘 하고 불의를 보고 비분강개해 하는 태도때문이 아니다. 몸으로 나서서 개선하지 못한다면 글이라도 써서 경각심을 일깨우는 일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에서이다. (2014)
|
|
| 정진철 |
14-05-29 06:50 |
 |
|
임선생님~ 저는 이문제에 대해서 서로 비교되는 두가지 글과 예를 올렸습니다. 하나는 임선생님과 같은 생각에 국민의 분노를 저 아래 세월아 네월아 하는 제목으로 처음에 실었습니다. 그런데 그 글을 쓸때만 해도 아직 사건 초기라 추악한 비리가 밝혀지기 전이어서 내용이 강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보았으면서도 댓글 다는 글을 피하는 현상을 보았지요. 제가 다른 곳에 칼럼 식으로 올렸는데도 마찬가지 현상이었습니다. 생각해 보건데 글은 읽으면서도 의사 표현은 피하는 현상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누군가 저에게 또하나의 다른 내용을 보라고 이메일로 전달하더군요, 그래서 그것은 작가 사랑방에 분노의 포도 라는 제목으로 올렸지요. 그 내용은 사실은 분노를 반감하는 내용입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서로 마음을 터놓지 못하는 세상이고 내가 옳다고 본것에 대해서 그다지 많은 공감을 하는것 같지가 않습니다. 즉 지금은 불신의 시대인것 같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않는 불행한 시대같습니다. 그런 현상의 하나로 이런 문제를 일부러 피해서 당분간 글을 안쓰거나 아니면 전혀 냄새나지 않는 문학작품으로 현실을 멀리하거나 그런것 같으니 너무 노여워 하지 마세요~~ㅎㅎ
|
|
|
| |
| 임병식 |
14-05-29 08:22 |
|
수필가가 1만명을 넘어섰다는 말이 들려온지 오래인데 추억더듬기, 음풍농월, 어디서 많이 본듯한 그렇고 그런 글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 나라에 비극적인 참사가 일어나 가슴을 아프게 하는데 그리도 한가한가. 문학은 무엇에 이바지 해야하나, 그런점을 생각하게 됩니다.
죽어간 학생은 왜 미안하다고 했을까요. 미안한 사람, 미안해 할 사람은 어른노릇도 못하면서 방관자로 남은 우리들이 아닐까요.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의식개조에 앞장서는 글을 한편쯤은 써야하지 않을까요.
|
|
|
|
| 변영희 |
14-05-29 07:57 |
|
선생님의 글 읽으며 '그랬구나. 세월호 참사가 얼마나 위중한 슬픔이며 전국민을 깊은 우울증에 빠지게 했는지 알면서도 글 한 편 옳게 써올리지 못했구나' 자성했습니다.
Tv 를 보다가 분통이 터져서, 하도 슬퍼서, 구조, 수색 작업이 부진해서 발을 구르면서도 말입니다.
선생님. 그렇습니다. 의식적으로 피하려 하는 건 아니지만 함구할 수밖에 없는 저간의? 사정! 너무나 기가 막혀요.
의식이 살아 있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
|
| |
| 임병식 |
14-05-29 08:26 |
|
세월호의 참사가 발생한지도 한달 보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수필도 많이들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목차를 일별해보면 그저 살아온 이야기, 사회성 짙은 글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너무나 한유롭습니다. 이러한 글쓰기가 나중의 세대에게 평가를 받을지는 지극히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
|
|
|
| 일만성철용 |
14-05-29 08:32 |
|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ilman도 그 사건이 나자마자 '기적;, '참척' 시 2편과, 수필 "진도 이야기', '관매도 다도해 해상공원 이야기' 2편, '진도 이야기' 등을 써서 302명의 넋과 그 유가족을 위해 그리고 엉뚱한 피해를 당하고 있는 진도 인들을 위해서 써서 제가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국젠기구 산하 '국제인터넷 뉴스신문'에 연재하고 있었거든요. 그 시 한 편을 소개 드립니다.
참석(慘慽)
- 세월호 참사 유족을 위한 기도
자식 손자 요절(夭折)을 참척(慘慽)이라 한다는데
무사 귀환을 넘어서서
생죽엄 당한 자식이 물고기 먹이 될까 봐
주검 발견도 다행과 기쁨으로 기다려야 하는
까맣게 탄, 저 세월호의 부모 마음으로 기도 드리나이다.
살아가다 먼저 보낸 자식 또래 만나면 실신(失神)한다는 그 아픈 이야기도 참고 견디겠나이다.
시간이 가도 잊혀지지 않는 게 슬픔이라는 그 형벌(刑罰)도 달게 받겠나이다.
세상에는 우리들의 자식들을 버리고 도망 친 나이 헛먹은 어리석은 위인들도 있었지만
그 동안 우리들을 대신하여
나라와 겨레가
구조자와 자원봉사자로 도와 주신
여러분께 먼저 눈물로 감사 말씀 올리나이다.
이분들이야 말로 세계에 구겨진 Korea의 이미지를 되찾는 영웅들이었나이다.
고마운 분들의 희생 헛되지 않게
예수님,
부처님,
모든 신(神)들이시여!
제발, 찾아가는 무덤이라도 갖게
우리들 곁에
우리들 어린 시신(尸身)이나마 돌아 오게 도와 주소서.
-2014. 4. 26 세월호 참사 11일째 아침에
|
|
|
|
| 임병식 |
14-05-29 09:50 |
|
|
그러셨군요. 시는 몇편 대했는데 수필은 보지 못했거든요. 일만선생님은 그런 점에도 본을 보여주시니 존경스럽습니다,
|
|
|
|
| 최복희 |
14-06-06 08:23 |
|
임병식 선생님 제가 선생님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달지 못해 죄송해요.
작가에게는 댓글이 큰 힘이 되고 또한 독자와 소통의 장인데 말입니다.
그런데 또 독자 입장에서는 바쁜 시간에 여러분의 글을 읽고 일일이
댓글을 다는 것도 때로는 쉽지 않더군요. ^^*
작가는 시대를 대변하기도 하고 옳게 비판하기도 해야된다는 것 깊이 공감합니다.
하지만 제 주위에 문우들은 세월호에 대한 글을 써놓고
아직 발표하지 않은 분들이 많습니다.
아마 용기가 없어서일까요.
저 역시 표현은 미미하나마 가슴 아픈 심정을 써 놓은 게 있지요.
그동안 선생님이 올리신 글 다 읽었습니다.
읽고 나니 제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선생님이 모두 대변해 주셨다는 생각에서요.^^*
필력있고 역량있으신 선생님이 격조 높은 글로 피력하셨으니까요.
오늘 모처럼 시간을 내서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
|
| |
| 임병식 |
14-06-06 19:53 |
|
작가는 시대상황 속에서 숨쉬고 사는 존재인만큼 잠수함 속의 토끼처럼
다른이 보다 먼저 아픔을 전하기도 하고 아파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편집상의 차이는 있겠지만 온나라가 초상집이 되어 있는 마당에한가로이 음풍농월이나
하는 글을 보면 혀가 차지기도 합니다. 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
|
|
|
| 이방주 |
14-06-25 09:33 |
|
|
임병식 선생님 부끄럽습니다. 저는 세월호 사고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으나 워낙 엄청난 사고 이고 주체할 수 없는 절망감과 슬픔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고가 나고 몇 주 지나 안산 화랑유원지에 있는 분향소에 들러 안산 대부도 쌍계사에서 한 시간 동안 기도하고 왔습니다. 언론 보도로만 접하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더 큰 슬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안타까워하는 이 사고 이후를 어떻게 살아가면서 어떻게 아픔을 치료해야 하는가 하는 글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
|
|
| |
| 임병식 |
14-06-25 13:07 |
|
|
저는 지금도 그 사고때문에 다른 글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분노어린 슬픔을 잊어버린다면 우리의 안전은 그야말로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것입니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