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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임재문 |
날짜 : 10-11-14 23:57
조회 :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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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교회의 추억
임 재 문
육군장교시절을 마감하고 고향집에 짐을 내려놓으셨던 아버지께서는 서울에서 사업을 하시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우리 온 가족을 거느리고 서울행을 하려고 하는참에 아버지를 붙드는 무서운 힘 ! 그것이 바로 초가교회였다.
우리가 처음에 초가교회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는 아담한 초가집을 개조해서 교회로 만든 곳이었다. 자그마한 초가교회 뒷편에는 대나무로 둘러싸여 댓바람소리가 들려오고 가을이면 빨갛게 감나무에서 감이 익어가던 교회다.
지금 도심의 교회와는 너무나도 딴판인 고향교회 ! 아버지께서는 그 교회에 모든 것을 다 내놓으셨다. 그래서 조그마한 교회를 두배로 크게 확장하고 제법 교회다운 면모를 갖추어서 주일학교도 있고,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 예배를 드리는 곳이 되었다.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는 곳이어서 호롱불로 등불을 밝히고, 그래도 찬송소리가 울려퍼지고 종각이 지어져 종소리도 울려퍼지는 아담한 교회가 되었다. 나는 그곳에서 유년을 보내야 했다.
초가교회는 해마다 이엉을 새로 해서 덮어야한다. 여름장마에 지붕이 퇴색되고 썩어 내려 골이 패이기 때문이다.
그럴때면 교인들이 짚단을 거두어 어느정도 모아지면 날을 받아 마람을 엮어 지붕덮을 준비를 하게된다. 지붕 덮을 준비가 끝나면 지붕 덮는 기술자인 윗동네 어른을 초청해 이엉을 해서 덮는다. 그날은 온 교우들이 나와 함께 거들었다. 말하자면 이엉하는 날은 일년중 가장 큰 행사다.
새참으로 고구마도 쪄서 나오고 서로 정담을 나누며 얼마나 즐겁게 일을 하는지 모른다. 이엉을 새로 해 덮은 초가교회는 새로 지은 집처럼 깨끗하게 단장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지붕을 새로 해덮고 나면 추수감사절이 오고, 각종 농산물로 풍성하게 감사를 드리고 나면, 바로 성탄절이다.
성탄절이 되면 대나무로 아취문을 만들고 오색태프로 장식을 한다. 크리스마스 츄리는 동백나무를 베어다가 양철통에 새워 솜을 올려 눈을 만들고 크리스마스 카드를 메달고 금박지 은박지로 별을 만들어 츄리를 만든다.
비슬안 열두동네 새벽송을 돌고, 한 달 전부터 연습한 성극을 하고, 가장 큰 명절인 성탄절의 그 추억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내 유년의 추억이 깃들었던 초가교회 ! 내 아버지께서 개척하신 교회가 지금은 쏘바탕이라고 불리우는 곳으로 옮겨져 도시교회처럼 십자가 탑이 있고,제법 큰 교회로 성장해서 지금도 그렇게 정겹게 예배를 드리고 있다.
내 아버지께서는 그 교회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누워계신다. 어느땐가 나도 그곳으로 갈 것이다. 고향에 들를때마다 그 고향교회를 들러 기도를 하고 유년을 떠올리는 것이 연중 행사다. 그러나 이제 부모님께서 다 돌아가셨으니, 고향을 찾을 일도 거의 없게 되었다.
멀리 두고 그리는 초가교회의 추억들이 알알이 스며있는 고향 교회가 그립다. 언젠가 나는 또 고향교회를 찾으리라. 그리고 유년의 그 추억들을 다시 떠올려보리라, 아름다운 고향교회의 추억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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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0-11-15 0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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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모습이 보이지않으셔서 궁금했습니다. 어제(11월13일) 있었던 동인지 출판기념모임에도 뵐 수 없다고 임병문 선생님과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가까이 대화를 나눈 적은 없어도 지면을 통한 만남또한 친숙함을 더해 구면인듯 늘 반갑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자주 음성 들려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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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0-11-16 07: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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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택 선생님! 가장 먼저 달려와 일등으로 감상평 써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우리 한국수필작가회처럼 재미나고 뜻있는 모임이 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습니까? 피하지 못할 사정으로 참석할 수 없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앞으로 자주자주 모임에 참석하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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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문 |
10-11-15 1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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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 선생님,
우선 선생님의 건재하심을 축하드리오며, 유년의 추억이 깃든 시골 교회의 아련한 면면들이
그리움으로 떠오릅니다.
그때 그 시절, 선생님도, 저도, 그리고 강승택 선생님도 모두 희희낙낙 마냥 즐겁고 철없던 그런 망나니 시절이 아니었던가요.
참으로 좋았던 그때 그 시절,
하지만 이제 모두 늙어만 가고 있군요.
부활절, 성탄절의 새벽 찬송, 그리고 쌀밥을 골라 이겨 붙인 금색 은색의 츄리나무의 반짝이는
별들,
아름다운 그 시절로 그만 달려가고 싶군요.
항시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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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0-11-16 07: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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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문 선생님 ! 항상 가슴찡하게 울려퍼지는 글 올려주셔서 감상 잘하고 있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감동으로 다가오는 글 많이 올려주세요. 건강하시고요. 제고향 전남 해남에 있는 고향교회로 지금이라도 달려가고 싶어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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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순 |
10-11-15 2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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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을 받을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그저 번호를 뽑아 그 번호의 교인에게 선물을 했던
아득한 크리스마스가 떠오릅니다.
그때에 제 선물을 받은 이는 이웃마을 누나였는데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고있는지 문득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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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0-11-16 08: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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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순 선생님 ! 아련하게 떠오르는 유년주일학교 그 시절 철없이 성탄절만 돌아오면 마냥 가슴뛰고 즐겁기만 하던 그시절이 그립습니다. 주일학교 다니던 유년시절에는 동극도 하고 새벽송 따라다니며, 즐겁게 보내던 그시절 ! 이제 다시는 오지 않을 그시절로 마냥 달려가고 싶어집니다. 건강하세요. 감상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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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태자 |
10-11-15 22: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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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추억을 꺼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때 그 시절의 친구분들도 만나십니까
성탄절 새벽송이며 일 년에 한번 푸짐한 선물을 기대하는 가슴 두근거리는 날,
그런데 그 어린시절이 왜그렇게 빨리 지나갔을까요
금년 성탄절은 10대 소녀로 돌아가 기다리렵니다
선생님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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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0-11-16 08: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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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금년 성탄절만큼은 자그마한 츄리도 만들고 어린시절로 돌아가 옛추억을 떠올리며 보내고 싶어집니다. 메리크리스마스 ! 미리 성탄축하드립니다. 오태자 권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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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명화 |
10-11-17 18: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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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사람, 그 속에서 작가의 진실을 생각하며 읽다 보면 감동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선생님의 좋은 작품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문득 드네요. 믿음! 아마도 선생님의 고운 심성이 어디에서 나오는가 싶었더니 참 종교의 가르침에서 나오는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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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0-11-18 08: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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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어떻든 따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따님의 아름다운 가정 이루시기를 기도합니다. 제 글을 읽으시고,좋은 감상평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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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0-11-19 0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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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께서 개척교회를 세우셨군요.
저도 소싯적에 건성으로 교회를 나가면서 크리스마스 날이면 선물을
나눠갔던 추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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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0-11-20 1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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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식 전임 회장님 ! 건강하시지요. 저랑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닮아있어서 공감하는 바가 큽니다.자라오신 환경 또 직장 취미생활등등 어떻든 반갑습니다. 다시 올 수 없는 그 옛날이 그래도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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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만성철용 |
10-11-27 16: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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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아버님을 두셨군요. 저도 금년에 제가 묻힐 납골당을 충북 옥천역이 보이는 곳에 마련했습니다. 우리 조부모, 부모와 형제가 묻히기 위해서 그 비석까지 세워 놓았습니다. 내년에는 이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죽어 갈 곳을 마련해 두고 보니 감개 무량입니다.
구수한 글 멋진 글 감사하며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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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0-11-30 14: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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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성철용선생님 ! 감사합니다. 우리도 해남 고향에 납골묘를 했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그렇게 다 그곳에 누워계십니다. 저도 그곳으로 돌아가야합니다. 더 열심히 더 재미나게 더 보람있게 그렇게 살다가 가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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