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이 보였다.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 걸까.

1990년 12월 8일 서울 한국촌에서 가졌던 한국수필작가회 동인지 제4집 [가슴을 여는 별이 되어](회장 신일수)의 출판기념회 사진이다.

우리 작가회가 '한국수필작가회'가 되기 전 '한국수필추천작가동인회'란 이름으로 있을 때이다.

사진 속 인물을 짚어가다 보니 고인이 된 회원들이 여럿 보인다.

유두영, 유희남, 강봄내, 문형동 님들이다.

사진 속 27년 전의 얼굴들은 알아보기 어려울만큼 젊은 모습들이다.

이것이 세월인가 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저들보다 27년이나 더 살았다는 것이요 그것은 우리도 저 분들에게로 갈 때가 그리 멀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새삼 사랑하기에도 부족할 시간이란 생각이 든다.

이해하고 품어주고 사랑하는 것만도 시간이 많지 않을 우리, 2017년이라는 또 다시 주어진 한 해란 시간앞에서 나는 얼마나 누구를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저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지금은 이 땅에 없는 저들이 나는 아니라고 얼마나 장담할 수 있을까.

우리 앞에 놓인 모든 시간은 사랑해야 할 시간, 아니 사랑만 해야 할 시간들이 아닌가.

사랑한다고 이해한다고 먼저 말해야 하지 않을까.

어느새 저 사진 속에도 없는 여러 회원들이 또 우리 곁을 떠났다.

세월은 가도 우리는 언제까지고 그냥 그대로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2017년, 올 한 해, 더 열심히, 더 많이 사랑해야 할 해인 것 같다.

사랑합니다. 많이 많이 사랑합니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 합시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

랑

합

니

다

많이

많

이

사

랑

합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