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이란 한문으로 찰 滿 에 발 足 자를 쓴다.

쉽게 말해서 사람이란  발이 편하면 모든게 다 편안해진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발이 신체의 끝에 있고 지저분한 땅을 밟고 다닌다고 해서

발로차삔다든지 발꼬락의 때만큼도 못하다는등 천박하고 업신여길때 사용하면서

푸대접을 하고 살다가 늙으막해서야 발의 중요성을 알고

각나라 마다 효자신발이니 뭐니 해서 발을 대우한다고

개발하느라고 난리들이다.

얼마전에 집사람이 생일을 맞았다. 아이들이 나름대로

화장품이니 핸드빽이니 형편껏 선물을 하는것을 보니

기특한 생각 보다도 벌써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흐른 감회가 더 짙다. 

사실 나도 글이나 말로서는 온갖 생색을 다 내고 남의 이야기도

잘들어주는 멋진 사람같지만 되돌아 보면

집사람에게는 살아 있어서 좀 그늘이나 됬을까

생일날도 잊어 먹기 일쑤였고 제대로 남편 구실 한번 해준게 없어

점수로 따지자면 30점도 안될것 같다. 회장님 이해되시죠?

박사무국장님도 남편분한테 들어 보시면 짐작되겠지요?

이번엔 꼭 선물을 하고 싶은데 무엇을 고를까 하다가

우연히 누구 소개로 카마수트라 라는 브랜드가 붙어 있는

마싸지 오일을 한병 사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후배의 아이디어로

산것이지만 그 향기가 가히 환상적이라 돈이 얼마를 들였던간에

잘산것 같았다.

나는 그날 저녁 잠자리에 들어 있는 부인 몰래 준비해둔

하얀 까운을 갈아 입고 마사지사로 변장했다.

인기척에 놀랐는지 집사람이 깨어 나면서 뭐하는 짓이냐고 한다.

나는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키며 쉿하면서 가만히 있어 보라고 했다.

그리고 그 환상적인 향기가 품어나는 오일을

이젠 삐쩍 말라 뒤틀어진 듯한 집사람의 다리에 바르면서

내나름대로는 정성껏 종아리니 발꼬락이니 주무르고 비비고 하면서

맛사지를 했다. 아참, 옛날에 이발소에서 해주던 검지와 중지사이로

발가락을 훑어 빼면서 딱소리 나는것도 했다

처음에는 집사람이  생전 안하든 짓을 하니 어색해서도 그렇고

또 간지럽기도 해서 아이 이제 그만둬요 하더니만 어느새

오일향기에 중독되었는지 아니면 투박하지만 내손의 감촉에

매료되었는지 스르르 눈을 감고 아주 편안한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집사람의 다리를 몇십년만에

요렇게 정성스럽게 만져보는가. 좀 젊었을때 보드럽고 통통할때

만져볼걸. 이젠 근육에 탄력도 없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너무 죽은 듯이 가만있어서 자는건가 들여다 보다가 집사람의 눈가에

이슬이 맺힌 모습을 보니 마음이 쪼매 그렇대요

이럴줄 알았으면  요거 좀 더 일찍 배워서 해줄걸

저처럼 부인한테 잘못하고 산 남자분들 요방법 한번 쓰시면 어떻까해서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