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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임재문 |
날짜 : 09-05-19 17:34
조회 :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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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인생
임 재 문
아내는 날보고 괴짜인생이라고 한다. 럭비공처럼 언제 어디로 튈찌모르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살아온 인생역정이 어쩌면 그렇게 굴곡이 심하냐는 것이다.
아내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생각해보니 내가 생각해도 괴짜인생임에 틀림이 없다. 태어남에서부터 지금까지의 모든일들이 그렇다.
내 부모님께서는 두 분다 미남이시고 미녀이셨다. 이십대에 나를 낳으신 어머니, 미남 미녀사이에 장남으로 내가 태어났으니 얼마나 기대를 했었겠는가?
그런데 나는 내 어머니의 기대를 뒤엎고, 눈도 작고 코도 그렇고 못생긴 사람중에도 상위권에 속할정도로 태어났으니 그 실망이 오죽했으랴!
지금은 그래도 그런대로 조금 형태가 잡힌 것이지만, 처음 막 태어났을때는 아마도 얼굴 윤곽도 구분이 안될 정도로 그렇게 태어났었나보다. 내 할머니의 말을 빌면 어머니는 나를 낳아놓고 바로 등돌리고 돌아눕더라고 한다.
그렇게 태어났으니 연애 한 번 못해보고 짝사랑만 앓다가 소화불량도 걸리고 그러다 보니 더욱 더 몸이 마르고 얼굴이 괴물처럼 되어 결혼도 늦을 수 밖에,
삼십이 다 된 노총각 신세를 면하려고 여기 저기 수소문해서 맞선도 보고 했지만, 여의치가 못해 자포자기 상태에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보자는 부모님의 권유에 못이겨 지금의 내 아내와 맞선을 보게 된 것이다.
그런데 내가 여태 보아오던 여성중에 가장 미녀가 아닌가 ? 나는 이번을 놓치면 아마 평생 후회할 것같은 기분이 들어서 온갖 감언 이설로, 술도 마시지 않고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것을 타이틀로 해서 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덧부치기를 아버지께서도 교회장로님이시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의 내 아내도 후일담으로 사실을 이야기하는데, 맘에 드는 사람이 없어서 열 여섯번째 맞선 상대로 나를 만나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결국 기독교인이고 더구나 아버지가 장로님이니 믿는맘으로 내 결혼승낙을 받아 결혼에 어렵살이 골인하게 되었다.
신혼 일년정도 정말 나는 아내에게 더 없이 모범 가장으로의 역할을 다했다. 그런데 그 일년이 지나고 나서부터 서서히 본성을 들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회식에 다녀오기만 하면 고주망태가 되어 아내를 힘들게 했으니 아내의 심정은 또 어떠했을까?
그 뿐이 아니다. 모임에 다녀와서 보니 여성 팬티를 입고 오질 않는가.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기면서 아내를 힘들게 했다.
아내는 나에게 말한다. 나를 만날때 꿈을 꾸었는데 검정 보자기에 싼 물건을 품에 안기더라고 한다. 그러니까 나는 검정보자기처럼 그렇게 항상 베일에 싸인 인물인 셈이다.
나는 생각한다. 언젠가는 그 검정 보자기를 펼칠날이 있을 것이라고, 그때는 아내를 실망시키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다짐해본다.
험한세파를 넘고 또 넘어 여기 까지 왔으니 아내여 이제 검정 보자기를 풀어헤칠 때가 되었네요. 여보! 과연 그 검정 보자기에서 무엇이 나올까?
아내도 날 괴짜인생이라 말하지만, 우리 한국수필작가회 모임에서도 날 괴짜라고도 하고 기인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현대 기인 세사람이 있는데 이미 작고한 시인 천상병, 중광스님과 현재 생존해있는 소설가 이외수를 꼽는다고 한다.그런데 나는 그보담 더 한 수 위의 괴짜인생이요. 기인이라고들 하니 허허 검정보자기를 펼치면 그 얼마나 기인이 되어있을까?
지금도 나는 그 검정보자기 속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다. 이제 펼쳐야 하리라. 아내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내 진면목을 보여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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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09-05-19 18: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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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문인은 다 미인을 아내로 맞이한 모양입니다.
중광스님은 스님이니 결혼을 했을리 없고, 천상병시인의 부인은 사진으로 보니 미인이고,
이외수소설가의 부인은 강원도 미스코리아란 말이 있고, 임선생님 사모님또한 본인이 미인이라 하셨으니 말입니다.
외모 콤푸렉스때문에 미인을 얻게 되는지 모릅니다. ㅎㅎ
재미있는 글 ,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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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09-05-19 2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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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식 회장님 ! 실제로 우리 한국수필작가회 모임에서도 절보고 괴짜 인생이니 기인이니 하는 말을 제가 있는 장소에서도 스스럼 없이 하는 걸 보면 아마 나 없는 장소에서는 더 많이 회자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ㅎㅎㅎㅎㅎ 그런데 제가 생각해도 기인적인 면이 없지 않아 있는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옆에서 보면서도 기인이라고 괴짜라고 할 정도니깐요 아내 자랑하면 팔불출인데 ㅎㅎㅎㅎ그걸 무릅쓰고 또 자랑했네요. 미인 맞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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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순 |
09-05-20 1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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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을 뵙지는 못했지만 우아하신 요조숙녀를 그려봅니다.
검은 보자기 속에는 눈부신 백옥이나 황금이 들어있게 마련입니다.
보석은 깜깜한 곳에서 진가를 드러내는 법이니 선생님의 괴짜인생과 한통속이라 하겠습니다.보자기 풀지 마십시오.^^ 이 번 문학기행에 불참하신 죄로 벌금(?)까지 자진납부해주신 데 대하여 감사합니다. 오늘은 '오! 늘' 기쁘고 행복한 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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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09-05-20 14: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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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순 이사님 ! 저는 존함이 이희순이라서 제 아내처럼 그렇게 미녀가 오셨는가 그렇게 생각을 했더랍니다. 그런데 우리 임병식회장님과 같은 고향인 전남 여수 출신이시고, 사실 저는 전남 해남이 고향입니다. 미남이시네요 ㅎㅎㅎ 조금은 착각을 했답니다. 착각은 자유라고들 하니깐 너그러히 보아 주십시요. ㅎㅎㅎ 저는 우리 작가회에서 공인된 여성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ㅎㅎㅎ 암튼 제 글을 그렇게 잘 보아주시고 제 아내를 요조숙녀로 상상을 해주시니 더 없이 행복합니다. 또 팔불출 되는 순간입니다. 요조 숙녀 맞아요 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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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행원 |
09-05-20 13: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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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 선생님, 한국 4대奇人의 반열에 올랐으니 축하부터 해야겠습니다..하하하...스스로를 기인이라 하고 있으니 수긍은 둘째로 치고 인정은 해 주어야겠습니다. 글 잘 쓰고 심성이 부드러운 奇人...그것 괜찮은데요...사모님의 모습은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아담한 미인이고 현모양처 형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현숙한 모습으로 대접이 극진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술로 인한 남편의 여러 에피소드를 잘 감싸주는 참으로 훌륭한 부인이십니다. 임재문 전 회장님의 妻福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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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09-05-20 14: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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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행원 이사님 반갑습니다. ㅎㅎㅎㅎ 저는 잘 모르는데 사실 우리 작가회에서조차도 절보고 기인이라고들 한다니 기인은 맞는거 같습니다. 제 아내가 미인이고 현모양처라고 하는것은 우리 작가회에서 제 수필집 "담너머 부는 바람" 출판기념식에 오신 여성분들이 다 증명하고 가셨답니다. 헤헤 또 팔불출 ㅎㅎㅎ 그리고 우리 작가회 회장님을 역임하신 여성분께서 아주 공공연하게 여자복이 많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어디 가나 그렇게 여성 복이 많다고 하니 즐거운 비명을 해야 할 것같습니다. ㅎㅎㅎㅎ 모든 것을 너그럽게 보아주시는 윤행원이사님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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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만성철용 |
09-05-21 05: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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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소리를 듣는 사람은 그 아내가 고달픈 법이라우.' 우리 아내가 한 말입니다.
글 쓰는 사람은 누구나 기인 반열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이란 이례적인 체험의 기록인데 어떻게 범인의 생활, 범인의 생각이 글의 재료가 될 수 있을까요. 위 글은 하나의 명문 같습니다. 유머로 나를 홀랑 벗기는 식의 진솔은 심금을 울리게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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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09-05-21 09: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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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성철용 선생님 아침 일찍부터 오셔서 제글을 읽어 주셨군요. 제가 정말 기인인지는 몰라도 제 아내가 고달픈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일만 성철용 선생님은 제가 뵙기에는 애처가중의 애처가인것만 같습니다. 인생 말년이 그렇게 일만 성철용 선생님처럼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애처가가 아니고 그 무었이겠습니까?: 좋은 평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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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명화 |
09-05-21 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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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괴짜인생이라고 하시니, 사실 괴짜인생을 사시는 분이야말로 예술적인 두뇌를 가지고 계신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인으로 살아간다는 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입니까?
작품을 읽어보니 사모님을 많이 사랑하시는 것 같네요. 이제부터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해주세요. 아내를 기쁘게 해주는 것 만큼 더 많은 기쁨을 받을 수 있으리 믿습니다. 임선생님 늘 맑게 웃으시는 모습에서 이웃집 맘 좋은 아저씨의 인정을 본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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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09-05-21 1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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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명화 사무국장님 피곤해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하시더니 많이 좋아지셨나요. 피로가 회복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저의 아내 저때문에 많이 힘들지요. 이제부터라도 검정 보자기 풀어헤치고 새사람으로 거듭나서 아내를 기쁘게 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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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복희 |
09-05-21 22: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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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 선생님 글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글은 우선 재미가 있어야 좋은 글이라고 한다고 하지요.
괴짜인생! 속이 트러진 사람한테 그런 소리를 하면 화를 버럭 낼터인데
스스로 괴짜인생이라고 시인하시니 해탈하신 분 같습니다.
글에서 양주분의 사랑이 묻어납니다.
부디 행복하세요. 미모에 마음씨도 예쁜 사모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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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09-05-21 23: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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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복희 이사님 제글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고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괴짜 인생임에는 틀림이 없는거 같습니다. 아내도 그렇지만, 우리 한국수필작가회에서도 괴짜니 기인이니 하고 공공연하게 이야기 하고 있으니까요. ㅎㅎㅎ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검정보자기 풀어헤치고 좋은 소식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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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호 |
09-05-22 1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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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 선생님! 글 잘 읽었습니다.
괴짜가 아니면 정말 자신을 벌겨벗길 수 없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검은 보자기 안에서 순백의 하얀 선물을 꺼내 사모님께 드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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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09-05-22 13: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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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호 선생님 감사합니다. 정말 괴짜가 맞기는 맞는것 같습니다. 아무튼 검은보자기를 풀어 헤쳐서 저의 진면목을 보여야 할 때가 박두 한 것같습니다. 제 아내도 이제 저를 인정해주겠지요. 고맙습니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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