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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용순 |
날짜 : 18-05-10 19:09
조회 : 1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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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인의 정절(貞節)
미투운동(#MeToo)이 세계적 화두가 되고 있다. 이 운동의 본질은 남성이 폭력적으로 여성의 성(性) 결정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예부터 성범죄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으며, 시대에 따라 성 계념의 차이가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특히 여성의 성윤리에 대하여 엄격하였다. 세종실록에 칠원 사람 정경이 처녀 연이를 강간하려고 폭행하여 연이가 완강히 항거하다 죽었다. 정경은 교수형에 처해졌고, 연이는 정문(旌門)을 세워 그 정절을 찬양하였다고 기록했다. 세종 18년, 임복비는 이복 오빠 임어연에게 강간당하고 임신까지 했다. 엄어연의 처형에 이어, 억울함을 호소하는 임복비도 외간남자와 관계했다하여 처형하였다. 정조 때 밀양의 최옥만이 아내의 간통을 목격하고 현장에서 칼로 찔러 죽였다. 정조(正祖)는‘아내가 그의 손에 죽어, 법에 의해 제재를 받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다.’며 최옥만을 당연한 듯, 벌하지 않았다. 근세까지도 과부가 수절하다 외간남자가 범하려 하면, 정조를 지키고 목숨을 버리는 것이 여인의 도리였다. 남편이 죽으면 수절도 모자라 자결해야하는 것이 부덕(婦德)이었으며, 미처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을 '미망인(未亡人)'이라 하였다. 태조, 태종 때에는 일 년에 한명씩 절부(節婦)를 발굴하였고 선조에서 인조까지 80여 년간 절부는 240여명에 이르렀다. 이들에게 열녀문을 세워주었고, 재물 하사와 세금을 면해 주었다. 또한 정절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하여 ‘삼강행실도’를 비롯한 교육 서를 편찬하기도 하였다.
‘정절’은 중국에서 유교문화를 통하여 들어 왔지만 우리나라가 더 이념적이고 엄격하였다. 고려시대에만 하여도 여성의 재혼은 흔한 일이었다. 고려 공민왕 때 '남편이 죽은 후 3년 상내에 재혼하지 않으면 상을 준다'고 할 정도였다. 조선 전기까지도 여성의 재혼은 물론 삼가(三嫁)도 있었다. 재혼이 금지된 것은 성종 때 경국대전에 명문화되면서이다. 이 법에 의하면 재가 금지뿐만 아니라 실행(失行)한 부녀로 낙인찍히면, 그 자식들은 과거응시를 못하게 하였다. 개인의 정절을 국가가 관리하여, 지키면 국가가 보상해주고 지키지 않으면 국가가 응징한 것이다. 정욕관리는 수신제가치국(修身齊家治國)의 구성 체계였고, 나랏일 하는 남자의 근심을 덜어주기 위해 여성은 몸과 마음을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열녀는 두 남편을 얻지 않는다’‘굶어 죽는 것은 작은 것이고 절개를 잃는 것은 큰 것이다’와 같이 정절은 신하의 충(忠)과 어버이에 대한 효(孝)과 같이 여성이 지켜야할 의무가 되었다.
국가적 전란으로 인하여 불가항력적으로 정절을 잃은 여성들에 대해서도 사회는 냉담하였다. '화냥년'의 '화냥'은 중국말로, 성종실록에 몸 파는 여자를 단속하면서 처음 쓰여 졌다. 임진왜란 때 명(明)이 철군한 후 명군과 관계한 여자들을 한성부 십리 바깥으로 내쫓고, 정절을 지키지 않은 여성들이라며 화냥년이라 불렀다. 병자호란 때 심양으로 끌려갔다 돌아온 여자들도 화냥년이었다. 30만~50만 명이 끌려가 데려온 포로는 600명에 그쳤다. '회절강(回節江)'이라는 말이 있었다. 청(淸)에서 돌아온 속환녀(贖還女)들이 버림받고 자결을 강요당하자 인조는 고을마다 강(江)을 지정하여 몸을 씻게 하였다. 잃은 정절을 이 강에서 되돌리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가정으로 돌아가지는 못하였다. 남자들의 무능을 고스란히 여성들이 떠안았던 것이다.
중국에서는 정조보다 사회적 의무가 우선시 되었다. 아이를 남기고 남편이 죽었을 때, 굶어죽을 상황이 되어 적군에게 정조를 받치고 아이를 길렀다면 여인을 탓하지 않았다. 일본은 네덜란드와 교역할 때 조차지인 데지마 안에 '게이샤'가 들어갈 수 있었다. 조선 왜관에는 여성이 들어가지 못하였기에, 오히려 왜관 바깥에서 간통사건이 많이 발생하였다. 몽골에는 부족 간 전쟁에서 여자는 가축과 같은 전리품이었다. 약탈당한 여자는 약탈자의 성적, 노동력이 되었다. 그러다 다시 찾아와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칭기즈칸의 어머니는 그의 아버지가 약탈하였고, 아내는 타타르족에게 약탈당한지 2년 만에 다시 찾아 왔다. 찾아올 당시 아내는 임신 8개월이었다. 정절의 중요성 여부는 단지 문화의 차이일 뿐이다. 여자의 정절은 유독 우리나라에서 심하게 요구하였던 것이다.
정절이 부부간 상호의무가 아닌 아내의 일방적 의무라는데 문제가 있다.‘정절’이란 말은 권력과 지식을 가진 남성들에게서 나왔다. 남자는 첩, 기생 등 모두 누릴 수 있었다. 남녀 간의 예의와 상호 의무인 정절을 일방적으로 남성에 의해, 국가권력까지 동원시켰던 것이다. 정절이 목숨보다 중하다는 것은 남성들의 강요에 의한 여성들의 왜곡된 이념이었다. 유교문화가 쇠퇴하고 서구문화가 창궐한 현대에 이르러서야 정절이 공적 영역에서 사적 영역으로 돌아와, 여성들이 성적(性的) 자기결정권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동물세계를 보면 남성의 본성을 엿볼 수 있다. 아이다호얼룩다람쥐는 짝짓기 후 딱딱한 젤라틴 성분으로 암놈의 질 입구를 막아 버린다. 모기의 어떤 종류는 교미 후 자신의 성기를 암놈의 생식기에 그냥 남겨두어 입구를 막는다. 대벌레는 교미가 끝나도 풀지 않고 10주 동안 그대로 붙어 다닌다. 자신의 유전자를 보전하기위해 다른 정자의 유입을 막는, 정조대를 채우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정절을 요구하는 남자들도 다른 동물과 무엇이 다른가?
여성에게 정절을 강요하는 사람도, 여성의 정절을 강탈하는 사람도 모두 남성들이다. 자기 것은 지켜야하고 다른 것은 탐하는, 이중 심리의 본질에는 동물적 난혼본능이 도사리고 있다. 수렵과 채집에 의존했던 원시시대는 본능이 지배하던 동물사회로 사랑, 가족이란 계념은 없었다. 성은 단지 종족보존이란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였다. 무리 내에서 성이 개방된 난혼 시대였다. 언제부터인지 생겨난, 진화의 산물인 사랑이란 감정도 종족보전 행위인 짝짓기, 즉 성행위를 위한 무의식적 갈망이다. 생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진화적 도구일 뿐이다. 사랑은 짝짓기를 위해 내품는 동물의 페로몬과 같으며, 오르가즘은 짝짓기를 유도하기 위한 신의 보너스이다. 사랑의 최종 목적은 결국 짝짓기와 출산인 것이다. 사람과 유전적으로 가장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종은 침팬지와 보노보이다. 이들은 사람과 98%의 같은 유전형질을 가지고 있으며 500만 년 전에 분기 하였다. 이 유인원들은 발정기가 되면 무리 내 난교를 한다. 보노보는 가히 섹스 중독이라 할 만큼 여러 놈들과 짝짓기를 즐긴다. 반대로 원앙, 기러기, 늑대 등은 한 마리의 상대와 평생을 산다. 이는 각기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한 결과이다.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원시집단 내 점차 금기가 생기게 되었다. 먼저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간에 성행위가 금지되었고 점차 혈족 간, 먼 촌수까지 확대되면서 씨족이 형성되었다. 이때부터 배우자 관계가 성립된다. 배우자 사이의 도구나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려면 아버지가 누구인가가 명확해야했다. 따라서 남성은 여성에게 자신 이외, 타인과는 성관계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여성이 정절의 의무를 지켜, 자신의 아이에게 상속하여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은 임신기간과 유년기가 길어 안전한 출산과 양육을 위하여 배우자의 도움이 필요하였다. 점차 윤리와 도덕, 법제화되면서 일부일처제가 정착되었다.
일부일처제인 결혼제도는 본능과 무관하게 사회가 구성되면서 뒤늦게 생긴 제도이다. 이 제도가 생존의 보다 나은 조건이며, 필요에 의하여 생겨났지만 유인원과 같은 원시본능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남성에게는 끝없이 자신의 유전자 영토를 넓히려는 난혼 본능이 잠재되어 있다. 현재도 부와 권력을 가진 남성들은 여러 명의 여성들을 거느린다. 공동생활과 사회질서를 위하여 만들어진 윤리와 도덕, 법이 이 본능을 억누르고 있지만, 기회만 있으면 탈출을 시도한다. 우리 주위의 수많은 모텔들의 용도를 생각하면 알 수 있다. 남성들의 이 난혼 본능은 조선시대 여성의 정절을 강탈하기도 하였으며 현대에도 성범죄를 일으켜, 미투운동이 벌어지게 하였다. 미국의 수전 브라운밀러는‘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라는 저서에서‘신체구조상 여성은 언제든지 남성에게 강간당할 수 있고, 자신이 당한 방식으로 남성에게 복수할 수 없다.’여성을 재산으로 여긴 사실은 원시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르지 않는다며,‘여성은 인류 최초의 부동산’이라고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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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8-05-11 00: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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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숨차게 읽었습니다. 시대와 함께 性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발전했건만 아직까지 여자의 性을 남성위주로 생각하는 일부의 사고방식이 문제라 생각합니다. 하늘로부터 신성하게 주어진 性일진대 더 이상의 난삽한 의미부여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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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8-05-12 06: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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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업데이트를 시키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집사람 노트북이 자동 업데이트 된 이후에 다시 한 번 시도해 보았더니 올리기가 되더군요. 성(性)은 신(神)이 지구 상의 모든 생물에게종족을 보존하라고 내린 명령입니다. 신의 손바닥 안에 있는 인간도 열심히 그 명령에 따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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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방주 |
18-05-12 1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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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런 자유가 그립습니다.
어떤 이념에 얽매어서 자기의 결정권을 포기해야 하는 세계로부터의 자유
그리우면 그립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
싫으면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
그런 자유를 누리고 사는 것이 신이 인간에게 내린 성스러운 성을 바로 받아들이는 것이라 봅니다. 성적 자기결정권도 그것이고 정절이란 신개념도 바로 그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다양한 자료와 깊은 생각에서 새로운 것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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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8-05-12 18: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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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애초에 인간에게 모든 자유를 주었습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인간 스스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한 것입니다. 윤리, 도덕, 법도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만든 것들이지요. 정절 강요는 모든 숫컷의 본능입니다. 자신의 유전자 외에는 받지 못하도록, 남자의 신체구조에도 나타납니다. 유인원과 인간의 버섯모양의 귀두와 피스톤 운동은 난교시대 다른 숫컷의 정액을 끍어내기 위합입니다. 너무 노골적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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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8-05-13 0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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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순 선생님 ! 요즈음 미투 운동이 바람직한 것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역차별의 우려를 낳기도 합니다. 세상이 온통 미투 운동으로 요동을 하는 것 만 같아서 염려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김용순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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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8-05-13 16: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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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임재문 선생님, 미투운동이 문제가 있습니다. 지목된 남성은 따져보지도 못하고 사회적으로 유죄가 된후, 무죄를 입증하여야하니 문제가 있지요. 이것을 악용하는 여성들이 많으니까 문제입니다. 어쨌던 남자들도 조심하여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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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8-05-13 04: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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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남녀가 좋아하는 사람끼리 쾌락을 즐기고, 결국은 종족을 보존하고
삶의 보람을 찾으려는 모습이었는데,
조선 시대 성리학 중심 사회에서 양반 수를 줄이려고 여성에게만 강요시킨 행태가
결국 남자들 위주의 성문화가 되었으나, 이제 여성들의 권위가 회복되면서
경제권도, 성권도 여자들이 독차지하니 남자들은 맥을 못 치게 되었으니, 아유!
그러나 남녀가 태어나면서부터 대등한 존재이니 서로 사랑하고 도우며 즐겁게 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성에 대한 백과지식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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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8-05-13 1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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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섭 선생님 안녕하세요.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은 한국인이 신의 뜻을 어겼기 때문입니다. 부지런 해야 하는데....요즈음 같이 인구를 늘리려면 남녀 평등이 아니라 여자가 금값이지요. 남자들이 좋은 세상은 물 건너 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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