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甫吉島) (2)/ 고산 윤선도의 발자국
보길도(甫吉島) (2)/ 고산 윤선도의 발자국
제주도와 가까와서 항구로 크게 발달하였다는 완도군 앞바다에는 203개의 섬이 다도해를 형성하고 있는데 그 중 60여 개가 유인도요 143개가 무인도다. 그 중에 소안군도(所安群島)를 형성하고 있는 섬이 크기 순서로 보길도, 노화도, 소안도로 국립해상공원의 일부이다.
노화도보다 넓은 보길도는 산지가 많고 경작지가 적어서 1만 3천여 명의 보다 많은 인구가 살고 있고 뭍으로의 교통이 좋은 노화도가 읍이 되어 소안군도의 중심이 되는 섬이 된 것 같다.
그 노화도가 조선 중엽까지는 무인도(無人島)였다는 기록을 보면, 고산 윤선도가 살던 무렵이 조선 중엽이었으니까 보길도도 당시에는 무인도였을 것이다.
노화도란 지명은 윤선도가 이 섬으로 올 때 어린 종을 데리고 왔다 하여 '노아도(奴兒島)'라 한데서 비롯되었다 는 기록이 이를 뒷받침 한다.
땅끝마을 갈두선착장 매표소에서는 보길대교가 생긴 이후 보길도행은 없어졌고 노화도 산양진선착장 행만 있다. 그것도 땅끝마을에서는 산양진항, 완도에서는 동천항 , 완도에서 제주도 행은 완도 화흥포항에서 배표를 구입할 일이다.
배표를 살 때는 신분증이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만약 준비 못했을 경우에는 매표소 옆의 '관광센터'에서 가서 주민등록을 발부 받으면 되니 참고하기를.
만약 또 다른 정보가 한국 여행 도중에 필요하면 전화를 걸어보자. 국번없이 '1333' 으로. 24시간 Korea의 여행자를 위한 예뿐 관광 도우미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좋은 나라다.
*. 윤선도 유적지 탐방
홀로 떠나는 여행은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언제든 구애없이 언제나 떠날 수 있고, 자유로운 일정을 내게 맍게 짤 수 있는 등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많다.
위험한 길은 조심하여 천천히 가면 되지만 그중 가장 불편한 것이 숙소와 승용차에 드는 경비 문제다. '근력이 참 좋습니다.'라는 말을 듣는 고령의 단독여행을 하다보니 아무런 구속 없고 사람들이 도와주기도 하지만 가장 불편한 것은 교통문제다. 그렇다고 80대의 나이에 1,000리 길인 수도권에서 남해 바다 섬까지 홀로 운전하여 온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었다.
차량을 이용한 보길도 관광 코스는 2시간, 3시간, 4시간 세 가지 코스가 있다.
나는 그 중 4시간 코스를 밟되 가급적이면 쉬엄쉬엄 걸을 계획이다. 노인의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은 시간 부자가 아닌가. 그래도 홀로 나선 초행길이라서 정보에 어두워 노화도 산양진항에 내려서는 1km 되는 세연정은 택시로 왔다. 세연정은 '보길도 윤선도 원림 관광정보센터'를 통하여 들어가야 하는데 입장료가 1,000원이었지만 나는 경로(敬老)라서 무료였다.
'윤선도 원림 전시관'에는 윤선도의 일대기와 세연정에 대한 자세한 자료가 가득하였다. 나는 이 전시관의 자료를 토대로 고산 윤선도의 유작(遺作)인 한국 3대 민간 전통정원이라는 세연정(洗然亭)과 그 일원을 소개하고자 한다.
해남군이 세연정 일원을 복원하는데 크게 기여한 자료는 고산의 5대 손인 윤위(1725∼56년)가 24세[1748년] 때 자기네 윤씨의 위대한 선조인 고산 선생이 돌아가신 지 78년만에(1748) 보길도를 직접 답사하고 쓴 ‘보길도지(甫吉島識)'에 의거하여 복원한 것이다. 고산의 세연정이 훌륭한 후손의 덕으로 더욱 빛나게 된 것이다.
아！ 우리 선조(先祖, 윤 고산)께서 만년에 서식(栖息)하시던 곳과, 세상을 등지고 소요하시던 유적을, 다만 우리 가정에 전해 오는 말과 마을 노인들이 들려주던 전설에 의거할 뿐이었는데, 육지와 바다가 서로 막히고, 선인과 속인의 길이 끊어져 평소 꿈속에서도 그리워한지 어연 20여 년이나 되었구나. 지금 다행히 남해바다 순풍을 만나 진경(眞境)을 밟을 수 있었다. 강산은 변하지 않고 대지(臺池)도 어렴풋이 남아 있으며, 기울어진 난간과 정자에는 선조(先祖)의 손때가 아직도 남아 있어, 이를 만져보고 살펴보며 선조의 발자취를 어느 정도 비슷하게 살필 수 있으니 1백년간 추모해 오던 성심을 위로할 수 있겠구나. 그러나 세월이 멀어짐에 따라 부탁한 것이 적임(適任)이 아니어서 제대로 지키지 못하였다.
우리 선조께서 세상을 떠나신 지 78년이 흘렀는데, 오가시던 길도 없어진 자리에 초목만이 무성하여 있으며, 남아 있는 대(臺)와 정자는 무민당(无悶堂), 서와(西窩), 곡수당(曲水堂), 세연정(洗然亭) 뿐이고, 낙서재,동와,석실은 터는 완연하나, 썩은 기둥과 무너진 담벽들이 거친 풀밭 위에 내버려져 있으며, 서재, 연정(蓮亭), 정성암(靜成庵) 등은 다만 무성한 소나무들의 사이에서 남긴 터전을 짐작할 뿐이었다.
-고산의 24대 종손 윤위의 ‘ 5대 후손 윤위의 보길도지(甫吉島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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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판석보(板石洑)란 널판지처럼 얇고 넓은
판자 모양의 돌을 굴뚝처럼 만들어 놓은 다리로 세연지에 물을 가두어 두기 위한 시설이다. 건조할 때는 돌다리가 되고, 우기에는 폭포가 되어 수면이 일정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판석보의 길이는 약 11m, 폭 2.5m 높이는 1m 쯤 된 활처럼 굽은 곡선을 이루고 있는 한국 유일의 석조보다.
2. 3은 동대 서대, 세연정의 좌우에 가로 6.7m 세로 7.5m 높이 1.5m 위에 쌓은 평형 축단으로 군무(群舞)를 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동대는 2 단이, 서대는 춤을 추며 도는 나선형 구조로 3단이 남아 있다.
5. 회수담(回水潭)은 세연정 동쪽 축단 밑의 계담(溪潭)에서 인공연못으로 흘러 드는 터널식 수입구(水入口)가 있다. 계담쪽에서 물이 들어 가는 수구(水口)는 다섯 구멍이어서 이를 오입삼출(五入三出)이라하는데, 이 구조는 아주 독특한데 물막이 석축에 다섯 곳의 습수구를 만들어 흐르는 물을 받아 모으되 배출하는 구멍은 세 곳만 만들어 들어오고 나가는 수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든 과학적 구조이다.
6. 세연정(洗然亭) 주변 경관이 매우 깨끗하고 단정하여 기분이 상쾌해 진다는 뜻으로 고산의 고결한 품성을 엿볼 수 있는 정자다. 계류를 막아 만든 세연지(洗然池)와 호수담, 절묘하게 수위를 조절하는 뚝과 다리의 역할을 겸하는 판석보, 물굽이를 만들어 주며 경관을 주는 칠암(七岩)과 인공섬, 예악(禮樂)을 닥는 무대가 된 동대와 서대 등 과학적이며 기발하고 치밀한 안목으로 자연경관을 새롭게 창조해낸 공간으로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수 있는 우리나라 조경사(造景史)에 한 획을 그은 곳이다. 고산의 5대 종손이 쓴 보길도지에 의하면 '정자 서족 제방 동쪽 겨우 한 간쯤의 넓이에 물이 고여 있으며 중앙에는 거북이가 엎드려 있는 형상의 암석이 있다. 거북의 등에 다리를 놓아 누(樓)에 오르니 이 다리를 비홍교라 이른다" 하였다.
7 사투암은 옥소대(玉簫臺)를 향해 활을 쏠 때 발 받침이 되는 바위다.
9.흑약암(黑躍岩)은 함차게 뛰어갈 듯한 큰 황소의 모습을 닮아서, '뛸 듯하면서 아직 뛰지 않고 있는 바위'('惑躍在淵' 易經에 나오는 말)라는 뜻을 가진 이 바위는 일명 와룡암(臥龍岩)이라고도 한다.
10. 가산은 인공산을 말한다.
세연정에 올라 고산 윤선도가 앉아 놀았을 정자에 앉으니 흥취가 절로 난다. 준비해 갖고 다니던 안주와 술을 벗삼으니 시흥(詩興)이 절로 솟는다.
고산 선생이 시조시인이듯이 ilman 선생도 시조시인이 아닌가.
금수저로 태어나서 내 보길도 산 孤山
生前엔 富貴요, 死後엔 文章이라
ilman이
고산 얼을 뵈려
甫吉島에 왔습니다.
흙수저로 태어나서 仁川을 산 ilman
내 甫吉島 갖지 못해 國內外 방황하는
流浪의
내 어머니 아들
洗然亭서 마시네, 浪漫 .
東臺 西臺 바라보며 洗然亭에 함께 앉아
舞姬 群舞 음악 속에 , 板石瀑布 바라보며
술 잔에
詩 가득 부어
流觴曲水 합시다요.
세연정과 윤선도 전시관에서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부용마을이 있다는 동천석실을 향하다가 구멍가게 노파에게 동천석실(洞天石室) 가는 길을 물으니 70대의 노파가 만류한다. 지금은 비가 와서 바윗길이 미끄러우니 가시지 않는 게 좋겠다고. 그러나 늙다리 나이로는 다시 오기 어려운 남해의 섬이라 오기(傲氣)를 부려 부용마을을 향한다.동천석실을 가는 인도는 나무길로 멋지게 주욱 평탄한 길을 열고 있는데 지도를 보니 그 거리가 2.5km나 된다. 가는 길에는 '문학체험공원도' 있고 '부용마을비'도 보이는데 그래도 아주 먼 옛날에 왔던 길인데도 이쪽인지 저쪽인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부용(芙蓉)이란 지명은 그 지형이 마치 연꽃 봉오리가 터져 피어나는 듯하여 부용(芙蓉)이라 이름하였다는데 이 아름다운 부용동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 동천석실이라 하지 않던가. 이 보길도의 모든 지명은 고산 윤선도가 직접 일컬은 이름들이라 지명하나하나가 보배처럼 다가 온다.
그때다! 너무 후덥지근한 날씨라서 벗어 주머니에 넣은 내 고가의 선그라스와 돋보기, 난시를 겸하여 특별히 제작하여 쓰고 다니던 안경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찾아도 찾아도 없다.
조금 전 쳐지는 가방을 몇 번 추슬렸는데 그때 주머니서 빠져 나간 것 같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오고 가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호젓한 길이어서 동천석실 입구를 바로 앞두고도 안경을 찾아 되돌아 가기로 하였지만 1km도 넘는 세연정까지 오도록 아무리 자세히 살펴보아도 허사였다. 추측 컨데 오가는 승용차를 운전하고 가던 기사가 운전하여 가다가 발견하고 웬떡이냐 하고 주워 간 모양이다.
작년에 하와이에 갔을 때 하와이에 사는 친척 형으로부터 나의 8순 기념으로 받은 안경이 오늘 나와 인연을 다한 것이다.
아아, 동천석실도 물건너 갔구나. 아무리 아름다운 곳이라도 마음이 불편하면 관광이고 뭐고 모두가 귀찮아 지는 법이다.
고산이 부용동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경관으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하며 윤선도가 특히 사랑하여 제일의 명승이라 하던 곳이 동천석실(洞天石室)이었다.
동천석실은 낙선재 정면에서 보이는 산자락에 있다. 여기에 정자와 석문, 석담, 석천, 석폭, 등을 조성하여 놓고 차를 마시며 시를 지었다는 곳이다. 도르레를 걸어 놓고 아래서 물건을 날랐다는 용두암과 차바위가 있는 이곳은 주자학에서 신선이 산다는 선계사상에서 나온 말이다.
1637년 보길도에 처음으로 입도하여이 섬의 진산(鎭山)인 격자봉(433m)의 혈맥을 잡아 집터를 잡아 지었다는 3칸 초가집 낙선재(樂善齋)는 고산의 주된 주거공간이었다는데-, 그것 보는 것도 물건너 갔구나.
그 옆에 격자봉에서 흐르는 물이 이곳에 이르러 곡수(曲水)를 이루고 있어 고산 선생의 아들 학관이 자주 휴식하였다는 건물 곡수당(曲水堂) 역시 나와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
이 모든 것이 나그네에겐ㄴ 다른 아름다움을 두고 다시 또 찾아 올 수 없는 곳이라서 더욱 안타깝다. 홧김에 아까의 구멍가게에 들러서 맥주로 한을 풀고 있었다.
무거운 걸음으로 보길도 나머지 탐방을 포기하고 보길대교를 향하여 터덜터덜 걷다보니 '어부사시사'란 이름의 식당, 민박, 편의점'이 눈길을 끈다. 그 길 건너에 '윤선도 문학관' 과 '윤선도 창작관'은 문을 굳게 닫고 있는데 그 앞에 '어부사시사' 비석이 있다. 춘하추동 10수씩 총 40 수인데 그중 2편씩 기록한 시비다.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는 1651년 효종 2년 고산이 보길동에서 은거 생활을 하면서 만나게 된 자연의 아름다움과 세상 밖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물외한인(物外閑人)으로서 어부(漁父)의 삶을 아름다운 순 우리말로 지어낸 40수의 연시조로 윤선도의 대표적 시조다.
어부사시사는 한자로 '漁父四時詞'라 쓴다.' 漁夫' 는 직업으로 고기를 잡는 낚시꾼이요,' 漁父'는 취미로 고기를 잡는 낚시꾼이기 때문이다. 이곳 저곳 구경하며 보길대교를 향하고 있는데 '빵-' 하는 크락손 소리가 요란하다.
초라한 내 뒷모습이 안 되었다 생각해서였는지 버스 승강장까지 그냥 타고 가란다. 그 말이 고마와 택시 요금을 주니 한사코 기본 요금만 받는다.
그 유명하다는 예송리 '전망대 8각정자'디. 날씨가 맑으면 보인다는 섬 섬들을 그 옆에서 소개하는 간판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구나.
그의 말에 홀려 1만원 주고 외송리 해수욕장과 전망대를 보고 다녀오는 길에 보길도 노화도는 전복의 고장이란 말에 또 홀려 거금 2만원을 투자하여 점심을 전복회로 때우는데 전복이 작아서인가. 20 마리가 많아서 그런가 전복 맛이 전복맛이 아니다. 따로 싸가지고 완도행 배에서, 귀향하는 우등버스에서도 먹응려 왔다.
생각해 보니 꼭 가고 싶던 곳을 못 간 곳이 아쉽다. 보길도 동쪽 해안 백도 마을 해안 바위에 새겼다는 '우암 송시열의 글씐바위'다.당시 남인 고산 윤선도와 앙숙이었던 숙종 시의 대유학자인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이 왕세자 책봉 문제로 상소하다가 관직이 삭탈되어 83세의 고령으로고 제주 유배길에 보길도 백도리 바위에 앉아 신세를 한탄하며 서운함과 그리움을 새겨 놓은 오언율시(五言律詩)의 한시다.
한시(漢詩)를 만나면 두렵고도 반갑다. 한문에 대한 학문은 짧으나 표현 깊고 좋아서다. 젊어서 한문도 가르쳐 본 국문학자 ilman이 아닌가. 이럴 땐 내가 국문학도로 살아온 것이 자랑스럽다. 문학, 고전, 문법, 한문, 교양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八十三歲翁 팔십삼세옹 팔십 삼세 늙은 몸이
滄波萬里中 창파만리중 푸른 바다 만리 길에
一言胡大罪 일언호대죄 한 마디 말이 어찌 대죄가 될까
三黜亦云窮 삼출역운궁 세 번이나 물리칠 궁함이여
北極空瞻日 북극공첨일 임계신 곳 허무하게 우러르며
南溟但信風 남명단신풍 다만 남쪽바다 순풍만 믿어본다.
貂絿舊恩在 초구구은재 담비 갖옷 주신 나라님 옛 은혜에
感激泣孤衷 감격읍고충 감격의 외로운 흐느낌이여
택시 기사가 추천한 식당 바로 앞이 보길면 면사무소가 있는 '청별항'으로 옛날에 보길도로 오는 배가 닫던 선착장이다. 거기에 완도서 오가는 배시간에 맞추어 다리 건너 노화도 동천항으로 가는 '노화도 동천항 - 보길도 청별항'을 왕복하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500원 요금의 버스가 있었다. 청별항은 보길도로 향한 보길대교를 건너 좌회전 하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세연정에서 걸어 올 정당한 거리였다.
이제 어지로 간다? 소야도(所야島)도 가보고 싶지만 거기도 안개 나라일 터이니 다음을 기약하고 가자 집으로. 즐거운 곳에서 날 오라 하여도 내쉴 곳은 작은 집 내집뿐이 아닌가.
다음은 보길도에서 필요한 연락처 전화 번호니 참고 하시라.
택시 553-8876/개인택시 553-6262/553-6353/버스 554-6080/ 노화 동천항 553-5635/
노화 산양진항 553-6107/ 셔틀버스 보길 - 동천 553-8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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