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유치원 갈때까지 키우던 아이들을 요즈음은 어린이 집에 맡기는것이 유행이고 엄마들이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참 편리한 세상이다.
며느리가 아직 학생이라 네 살먹은 손자를 가끔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 일을 한다. 아침에 유모차에 태우고 나가면 신이 난다. 답답한 방안 공기만 마시다가 신선한 바깥세상의 공기를 마시니 좋은 모양이다. 같은 아파트 단지이기는 하지만 4000여 세대가 넘는 대규모 단지라 10분정도는 가야하는 거리에 어린이집이 있다. 테니스장을 거쳐 어린이 놀이터에 이르면 아이는 미끄럼틀이나 그네를 보고 내리고 싶어 몸을 비튼다. 모른체하고 경비실을 지나 어린이집을 하는 곳에 이르면 아이가 벌써 눈치를 챈다. 아이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울먹거린다. 조그만 손을 뼏어 내손을 움켜잡는데 꼬옥 쥐는 힘이 제법이다.
보육교사가 아이를 들어 안으면 울면서 가련한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저를 떼어 놓고 가려는 것을 원망스러워 하는 표정이다. 엉거주춤한 태도로 “조금 있으면 엄마가 올거야” 하고 달래며 돌아서는 마음이 측은하다. 어느 날은 신나게 따라나섰다가 어린이집 입구에 이르기만 하면 들어가지 않겠다고 심하게 떼를 쓰며 운다. 왜 그럴까 하면서도 나도 바쁘니까 겨우 달래서 떼어놓고 온다.
보육교사는 상냥한 사람도 있고 무뚝뚝하면서 우악스러운 아줌마도 있다. 그런데 요즘 레스링처럼 귀싸대기를 내려치는 모습이나 앞발차기로 내질르는 모습, 겁에 질려 움츠리는 아이의 면상에 핵펀치를 날리는 모습, 아이들은 끽소리도 못하고 구석에서 무릎꿇고 벌벌떠는 모습들을 보면서 마음이 착잡하기 이를데가 없다. 엄마를 안떨어지려고 울며 불며 떼를 쓰는 아이도 어린이집에 맡기면 고쳐진다는 말이 무슨말인지 끔찍한 생각이든다.
“요즘 아이가 말도 잘 듣고 울지도 않고 잠도 잘자요” 하며 생글거리는 원장의미소가 싫어지는 요즘이다. 저 귀여운 손자도 저렇게 얻어맞으며 내던져지며 지옥같은 곳에서 사는것이 싫어서 들어가지 않으려고 떼를 썼던게 아닌가 하고 자책감에 몸부림치는 요즘이다. 잠을 안자겠다고 칭얼대면 배게나 이불을 내던지는 공포감이 싫어서 내손을 놓지 않으려고 안깐힘을 쓴것이 아닌가 하는 죄책감에 마음이 정말 착잡하다. 며느리는 이번에 대학을 마친다고 기뻐한다. 왠지 저 예쁜 손자의 처절한 발버둥의 댓가로 얻어지는것 같아 눈물이 앞을 가린다.
밖으로 데려 나오면 좋아하는 아이
잠시 놀이터에 놓으면 혓바닥으로 핥아대는 아이
이아이는 설마 이단옆차기로는 안맞았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