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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임병식 |
날짜 : 14-12-29 09:37
조회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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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년 세밑 사색
임병식
앞으로 사흘만 지나면 이 해도 다간다. 갑오년이 지나고 을미년으로 바뀌게 된다. 흔히 상투적으로 쓰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을 하게 된다. 한해가 바뀐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뜻은 무엇일까.
24시간으로 짜여 진 하루 속에서 각일각 초침은 변함없이 달려가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무언가를 나누고 규정하고 의미두기를 좋아한다. 그것은 기억이 흩어지지 않고 단위를 짓게 하는 편리를 좇는 점도 있지만 변화속에 더 나은 것을 갈구하는 뜻이 있지 않을까.
아무튼 세밑에 한 장 남은 달력을 바라보는 마음은 아쉬움과 설렘으로 가득하다. 새삼 한해를 되돌아 본다. 금년 갑오년은 나라에 큰 변고가 일어나 온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한 한해였다. 120년 전 갑오년에 회오리가 불어닥쳐 나라를 혼란에 빠트리고 동학군이 무참하게 쓰러지게 하더니 올해 갑오년도 심상치 않았다.
한 양심없는 기업가의 탐욕으로 미처 피지도 못한 수많은 학생들을 죽어가게 한 것은 물론, 아까운 생명 304명을 수장시키고 말았다. 이를 보면서 사람들은 경악했다. 어찌 대명천지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속수무책으로 방관하는 가운데 물속으로 잠기는 배를 보면서 사람들은 통탄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니. 이런 무능이라니. 그래도 입은 살아서 늘어놓은 변명을 들으면서 얼마나 끌끌 혀를 차다가 나중에는 가슴을 쳤던가. 해외 토픽에 오른 이준석선장. 그 밖에 있다는 콘트롤타워은 어디로 가고 우왕좌왕하는 꼴을 보면서 기가막혀 했던가.
가슴에 차오른 화가 분노로 끓어오르고 그러나 그것은 낙담으로 굳어졌다. 북한이 도발기미를 보일 때는 잡싸게도 군복을 입고 방커에 들어가 얼굴을 내밀던 사람이 ‘여기는 국가재난을 책임지는 곳이 아니다’라고 발뺌 을 했을 때 나는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그 대신 어느 일간지에 <잊지 않겠습니다> 꼭지에 실린 희생자 부모가 올린 글을 놓치지 않고 읽었다. 내용은 주로 어처구니 없는 주검에 살아생전의 일들을 추억하거나 다음에 생을 마칠때 만나자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한국수필 동인지를 엮으며 세월호참사 기획의 글을 실은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아픔을 들추어 곱씹어보자는 게 아니라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서는 아니 되기에 깨우치고 다지는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올해의 갑오년은 나로선 의미 있는 한해이기도 하다. 지역에서 문학을 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글을 써왔으나 늘 비켜간 것이 있었는데, 새로움을 천명하고 출발한 전남문협에서 상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글을 인정받지 못하고서 어찌 중앙문단에서 글을 인정받으랴 하는 무거운 숙제를 해결한 의미도 있기에 고마웠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뜻밖에도 과분한 말을 들었다. 어느 내빈이 찾아와 축사를 하는 가운데 나를 지명하여 ‘내가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작가’라고 말했던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새삼 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나 그대로 사장되거나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공감을 일으키고 의미로 새겨짐을 느꼈다.
돌아오는 을미년의 기대도 크다. 또 다시 120년 명성황후가 살해당한 아픔이 떠오르지만 나로서는 역사적인 해이기도 하다. 바로 고희(古稀)를 맞이하니 감회가 적지 않는 것이다. 나는 어렸을적에 늘 몇 살까지 살수 있을까 고민했다. 하도 단명한 집안인지라 오십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장수를 한 외탁의 덕분으로 장수의 고빗길을 오르게 됐다. 그러니 얼마나 의미가 있는 해인가. 나는 스스로를 기특하게 생각한다. 혼자서 누구의 도움도없이 문학에 입문한 내가 지금껏 붙들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문학적 관심은 인연과 존재(存在)이다. 그것의 궁구를 위해 천착하며 열심히 쓰려한다.
세월은 쌓이는 연륜만큼 그 갈피에 켜켜이 사연을 남긴다.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것들은 그것을 한사코 구분짓지만 인연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듯이 스님이 화두를 놓지않고 사는 것과 같이 그렇게 힘써 쓰려고 한다.
새삼 세월의 연속성은 인지하지만 그러나 보낸것과 맞이하는 새로움 사이에서 느끼는 세밑의 감회는 여간 새롭지 않다. 이제는 한해를 정리할 시간마저 빠듯한 시간. 겸손한 마음으로 새해맞이를 위해 경건하게 두 손을 모은다.(2014 세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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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방주 |
14-12-29 1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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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식 선생님
수상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저는 선생님의 수필에 대한 열정과 수필의 본질 구현을 향한 끊임없는 탐구를 늘 존경해 왔습니다.
이미 전국적인 저명 수필가이신 선생님을 전남 문협에서 너무 늦게 알아본 것 같습니다.
금년 한 해 참으로 괴롭고 부끄러운 한 해 였습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상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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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4-12-29 12: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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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주선생님께서 저를 좋게 봐주시니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왕에 문필의 길로 들어섰으니 열심히 하겠다는 자세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선생님도 이제 퇴임하고 훌가분 몸이 되셨으니 좋은 글을 쓰실것으로 기대합니다.
작가들만 품앗이하듯 읽어주는 글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의미로 다가갔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해 마무리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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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만성철용 |
14-12-29 1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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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과 거리가 먼 문학헤계를 향유한다는 그 자체가 타고난 수필가란 말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저도 임작가님의 애독자이기도 합니다. 내용이 향토적 고젅적이고, 우리의 고움말을 찾아 쓰시는 분이시니까요. 새해도 금년 같이 건강하시고 사모님도 쾌차하시기를 멀리서나마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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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4-12-29 12: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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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결국 사람살아가는 이야기라고 볼때 저는 일선에서 여러부류의 사람을 심층적으로 만나고 살았으니 인생공부 못지않고 문학적 자산을 쌓았다고 생각합니다.
제 글을 좋게 보아주시니 그저 황송할 뿐입니다.
선생님의 그 지치지 않으신 탐사와 탐구의 열정을 늘 배우고자 다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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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철 |
14-12-29 16: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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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 옳은 말씀입니다. 감회가 남다르시겠어요. 국가 재난 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책이 아직 멀었다는 말씀이지요. 이제 뭔가 들춰내어 고쳐 보겠다고 하긴 하는데. 걸음마 단계지요. 군대도 보세요 이놈 저놈 기회만 있으면 돈 처먹으려는놈 여자 성추행하려는 놈 높으나 낮으나 다 그렇고 원전 보세요 자기들끼리 짝짜궁들 해가지고 전부 해먹는 넘들만 있고. 그걸 고친다는데 두고 봐야지요. 쉽겠습니까. 하기야 그래도 민주주의는 통진당같은 자들만 없으면 그런대로 굴러가니까 요 우민정치 아닙니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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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4-12-29 16: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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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2014년 갑오년은 우리를 크게 반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해를 깃점으로 환골탈퇴, 개혁하지 않으면 앞날은 어둡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부패구조, 국민의 의식구조는 정신혁명을 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주신 말씀에 크나큰 공감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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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4-12-29 18: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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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임병식 선생님과 저와 많이 닮은꼴이라고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전남 해남이 고향이고, 교도관생활을 한 것 하며 수석에 취미를 갖고 있는 것하며 한자는 다르지만 한글종씨이시고, 아무튼 여러모로 닮은꼴이라고 한적이 있습니다. 아마 저에게도 곧 좋은 소식이 오겠지요. 감사합니다. 새해 더더더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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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4-12-29 1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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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이 올곧고 고우신 한글종씨 임재문선생님께서도 머잖아 좋은 수상소식이 전해지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군복무시 헌병대에서 구치소당담 근무를 한적이 있어 체험을 공유했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때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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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4-12-29 19: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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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만 있으면 을미년 2015년 인데 인생고희를 맞이하셨으니 축하합니다.
그간 십년 이상을 부인 내조와 간병으로 고생하시고, 수석 탐사와 잊혀져가는 우리 농촌생활의 실상을 수필로 천착하였으니 보람찬 70년의 노정을 보내셨습니다.
금년 세월호 참사는 우리 나라의 헛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최근에 불거진 국방 담당자는 수백억원을 착취 횡령하고, 청와대의 변명들은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난다는 말이겠습니까. 우리는 살 만큼 살았지만 우리 후손들에게 더 큰 재앙이 일어날까 걱정입니다.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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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4-12-29 1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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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섭선생님,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뒤늦게 만났지만 한 고장에서 문학의 길을 함께 걸어가니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나라가 좀더 정의롭고 부패없는 쪽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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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순 |
14-12-29 2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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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과 수필과의 만남을 끈끈하고 아름다운 인연으로 가꾸어오신 선생님의 일편단심에 경의를 표합니다. 특히 저에게는 문학의 길을 밝혀주시는 등불과 같은 분이시니 부족하나마 이 지면을 빌려 감사를 드립니다. 이미 일가를 이루셨지만 이제 고희를 맞으셨으니 더욱 건승하신 가운데 건필하시기를 바라오며 불민한 후학은 선생님의 변함없는 가르침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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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4-12-30 07: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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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가까운 친척도 좋은 이웃만 못하다고 했습니다. 이곳에 살면서 이선생을 만나것도 저로서는 행복한 일입니다. 저를 가까이에서 보면서 배운바가 있다면 저로서는 더 이상 기쁜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쓰십시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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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인혜 |
14-12-29 21: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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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수필이 줄이 되어 이어온 인연이 참 많습니다. 새삼스럽게 생각해 보니 작가회의 역사 속에 모두의 인생사가 얽히어 있는 듯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제 나쁜 일은 마음에 버거워 되도록 빨리 잊으려고 합니다. 좋은 일만 기억하시고 더 좋은 일을 기다리면서 한 해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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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4-12-30 07: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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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회에 몸을 담은지 25년이 되다보니 이곳에서 청춘을 보내고 삶을 이어온듯한 생각이 듭니다. 25년전 뵙던 아름다운 모습도 많이 생각납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인연의 소중함을 많이 느낍니다.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좋은글 많이 쓰시며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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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순태 |
14-12-30 08: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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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를 맞으시는 선생님의 감회가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옵니다.
임병식 선생님의 수필 25년의 연륜은 어지러운 세상을 정화시키는 메시지로 번져납니다.
내일이면 울려퍼질 보신각 종소리의 여운을 미리 감상하는 느낌입니다.
새해를 맞으며 가내 두루두루 평안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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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4-12-30 0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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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고운 심성을 지니신 양선생님을 기억합니다.
작가회와 함께 40대와 50대, 60대가 지나갔습니다.
새해 가정에 두루 행운이 깃들고 건강하시며 감동을 주는 좋은 작품을 쓰시는 해가 되기시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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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영희 |
15-01-01 20: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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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국일보 근처에서 작가회 모임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아마도 선생님은 먼 데서 오셨을 터인데 늘 말이 없으신 것 같았지요. 과묵이라할까요. 작가회 초창기였을 거예요.
선생님 글 읽으며 그때의 선생님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어언 30여 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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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5-01-02 16: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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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앞에 나서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아마도 그랬을 겁니다. 먼 옛날 일을 기억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즈음 작가회원님들의 모습도 아련히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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