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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권섭 |
날짜 : 14-12-24 11:13
조회 :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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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
대나무 사이로 서걱대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담양군에 있는 소쇄원에 갔다.
호남인의 기개, 곧은 절개와 의리의 상징인 대나무가 어디가나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은 선비의 기상과 사림의 정신이 물씬 풍기는 민간 정원이다. 조선 중기 瀟灑 양산보가 조성한 대표적인 민간 별서정원. 소쇄원은 내원과 외원으로 구분되는데 소쇄원은 내원이다. 소쇄라는 ‘맑고 깨끗하다’라는 호를 써 양산보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입구에 위치한 초정과 대봉대는 그가 꿈꾸는 염원이 담겨 있으며, 매대에는 2단의 단을 두고 매화를 심었으며, 문패격인 ‘瀟灑處士梁公之慮’라는 글귀가 담벼락에 새겨 있다. 흙과 돌로 쌓은 자연스러운 담은 맑고 깨끗함, 초심, ‘마음을 씻다’이다. 양공지려는 ‘양산보의 초라한 집’이란다.
소쇄원에 대한 최초 기사는 1528년 ‘소쇄정즉사’에, 이후 송강 정철은 ‘자신이 태어난 해 1536년에 소쇄원이 만들어졌다’라는 시를 남겼다. 이후 김인후는 1548년 ‘소쇄원사십팔영’을 지어 ‘애양단’에 내걸었으며, 고경명은 1574년 ‘유서석록’에서 자세한 설명을 하였다.
그는 스승인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화순 능주로 유배되고 사사되자 세속의 뜻을 버리고 고향인 창암촌에 정원을 조성하였다. 이후 송순, 김인후 등의 도움을 받고 그의 아들인 자징과 손자인 천운이 중건을 하였고, 5대손인 양경지에 의해 완전 조성이 되어 지금까지 원림을 잘 가꾸어오고 있다. 양산보는 후손에게 “어느 언덕이나 골짜기를 막론하고 나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으니 이 동산을 남에게 팔거나 양도하지 말고 어리석은 후손에게 물려주지 말 것이며, 후손 어느 한 사람의 소유가 되지 않도록 하라”는 유훈을 남겼다고 한다.
조선 중기에는 호남 사림문학을 이끈 인물들의 교류 장소 역할을 하였다. 면앙 송순, 석천 임억령, 하서 김인후, 사촌 김윤제, 제봉 고경명, 송강 정철 등이 드나들면서 정치 학문 사상 등을 논하며 구심점 역할을 하였다.
송의 명필 황정견이 주무숙의 사람됨을 ‘光風霽月’에 비유한 것에 유래하여, 대표적인 건물을 ‘제월당’과 ‘광풍각’으로 이름 지었다. 오곡문 담장밑으로 흐르는 맑은 계곡물은 폭포가 되어 연못에 떨어지고, 계곡 가까이에는 제월당(비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 - 주인집)과 광풍각(비온 뒤에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 - 사랑방)이 들어서 있다. 일필휘지로 쓴 ‘霽月堂’ 현판은 송시열이 썼다. 벽에는 송순, 고경명, 정철의 명문이 새겨져 있다.
소쇄원에는 대나무, 소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매화, 동백, 오동, 배롱, 산사나무, 측백나무, 치자, 살구, 산수유, 황매화 나무, 초본으로는 석창포, 맥문동, 꽃 무릇, 국화 등이 있다. 조경으로는 너럭바위, 우물, 탑암과 두 개의 연못이 있으며, 계곡을 이용한 석축과 담장이 조화롭다.
자연과 인공을 조화시킨 조선 정원 가운데 가장 대표적 정원이다. 소쇄원은 경북 영양군의 ‘서석지’와 완도군 보길도 ‘세연정’과 함께 조선 시대 3대 정원. 정원은 계곡을 중심으로 하는 사다리꼴 형태다. 4,060㎡의 면적에 기능과 공간의 특성에 따라 오곡문, 애양단, 제월당, 광풍각 구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오곡문과 애양단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건물을 지어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소쇄원의 백미인 오곡문은 돌을 이용해 개울위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커다란 돌을 쌓은 후 기와를 올린 흙담이다. 긴 담장이 동쪽에 걸쳐 있어 북쪽의 산사면에서 흘러내린 물이 담장 밑을 통과하여 소쇄원의 중심을 관통한다. 수초와 이끼를 휘감고 도는 작은 개울물이 정겹다. 자연의 생김을 그대로 끌어안은 개울 모습에 쳐다보는 것만으로 평안을 누리고 정화되는 느낌이 든다. 자연 지세를 살리어 오밀조밀하게 만들어진 정원이 볼 수 록 평안하다.
1983년 국가 사적 304호로 지정하여, 한국민간 정원의 원형.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외와 순응, 도가적 삶을 산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을 읽을 수 있다. 경관이 볼수록 아름답고 아기자기하게 수놓아져 가는 발걸음을 자꾸 머물게 한다.
공간 면적은 좁지만 조경과 건축물은 상징적 체계에서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절묘하게 이루어내 볼수록 조선시대 선비의 고고한 품성과 절의가 풍긴다. 조선 중종 1520년대 후반과 1530년대 중반에 조성되어, 이후 정유재란으로 건물이 불에 타기도 했지만 다시 복원 중수하고 현재까지 15대에 걸쳐 후손들이 잘 가꾸어 조선 최고의 정원으로 손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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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식 |
14-12-24 13: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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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은 늘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글의 행간을 따라 짚어보면서 옛선비들의 때묻지 않는 교류를 생각해 봅니다. 세속에 묻혀 살면서 가끔 한번씩 마음을 씻는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인지 모릅니다. 글을 읽으면서 저절로 마음이 소쇄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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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4-12-24 14: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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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식선생님 께서는 평소 천사같은 마음으로 여일하게 부인을 수십년 간 간병하고 계시니 생각하는 마음씨도 역시 보통인과 다른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계십니다. 좋은 마음씨를 품고 계시니 선생님의 작품은 읽을 때마다 심금을 울리고 영혼을 일깨워 줍니다. 과찬의 말씀 감사드리며 부인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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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영희 |
14-12-24 2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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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거나 양도하지 말고 어느 한 사람의 소유가 되어서도 안 되는'
조선 최고의 정원. 그 근처에 오두막을 짓고 조석으로 자주 가볼 수 있다면 하고 꿈같은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 그리 되면 신선이 따로 없고 시심은 날로 향상되겠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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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4-12-24 23: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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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 양산보님은 선견지명이 대단한 분 같습니다. 자녀들이 분란하게 되는 요인은
십중팔구 재산 문제 때문에 싸움이 일어나는데 이것을 예견한듯 싶습니다.
'한사람의 소유가 되지 않게 해라' 아주 멋진 시어 입니다. 변영희선생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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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문 |
14-12-25 00: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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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밑이 어둡다고 광주교도소 근무하면서 담양에 자주 갔었는데도 소쇄원을 가보지 못했습니다. 김권섭 선생님의 수필을 읽고 나니 소쇄원에 가보고 싶어집니다. 언젠가는 저도 소쇄원에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권섭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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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4-12-25 0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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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문선생님! X-mas를 맞이하여 주안에 평강과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담양에는 가까이에 많은 문화유적이 함께 산재해 있었습니다. 소쇄원을 비롯하여 가사문학관,
죽녹원, 송강정, 면앙정, 식영정, 관방제림, 메타세퀘이어 가로수길, 죽제공장이 있었습니다.
한번 가 볼만한 곳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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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방주 |
14-12-25 05: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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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섭 선생님
저는 소쇄원에 몇 번 가봤으면서도 선생님 글을 읽고 나니 또 가고 싶습니다.
갈 때마다 감동이 다르고 철마다 다른 느낌을 주었으며
그런 정원을 만들어 놓고 문인들이 모여 좋은 대화를 했던 선인들의 삶이 부러웠습니다.
모처럼 호남 가사 문학의 산실이 되었던 소쇄원을 소개해 주셔서 감회깊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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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4-12-25 07: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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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주선생님 안녕하십니까. X-mas 아침 일찍 찾아 오셨군요.
소쇄원 인근 지호지간에 한국가사문학관, 송강정, 면앙정, 식영정이 있으니
수필문학인들에게 더욱 정감이 가고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방주선생님 말씀대로 저도 여러 번 갔지만 철 따라 갈 때마다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성탄과 새해를 맞이하여 복 많이 받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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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철 |
14-12-25 06: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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瀟灑處士梁公之慮 김권섭선생님은 한학에도 조예가 깊으십니다. 소쇄원에 대한 깊은 소개의 말씀도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거기에 호랑이나 한마리 키우면 어떻겠습니까. 호랑이와 맑은 대나무 숲, 그럴듯하지 않겠습니까.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는데 김선생님처럼 안목을 갖지 않고서야 어찌; 소쇄원의 진가를 알수 있겠습니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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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4-12-25 07: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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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철선생님 안녕하십니까. X-mas 아침 일찍 찾아 오셨군요.
성탄절을 맞이하여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소쇄처사양공지려' 는 소쇄원에서 그려 온것 입니다.
주위에 대나무가 많으니 그럴 듯한 정선생님의 아이디어 이군요.
주위 환경으로 치면 호랑이를 키우면 제격이겠지만 조선 최고의 민간 별서 정원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과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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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행원 |
14-12-27 19: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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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섭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소쇄원에 안 가도 수수하게 가 본 사람보다
더욱 잘 알 것 같네요...하하....
어찌나 상세하게 유려하게 그려 내는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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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4-12-29 0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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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저의 글을 과찬해 주시니 부끄러워 몸 둘봐를 모르겠습니다.
석계윤행원 선생님께서는 원래가 선하시고 좋으신 분이 되어
매사를 좋게 생각하시니 평안과 행복의 옹달샘에 젖어듭니다.
선생님의 작품은 어찌 그리 감동적이고 시의적절하게 세상을 읊어 놓으신지 늘 감탄입니다.
돌아오는 새해 을미년에도 건강하시고 문운이 번창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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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만성철용 |
14-12-29 0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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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님의 소쇄원을 읽고 보니 담양 가서 지나치고 아쉬워 하던 마음이 좀 풀리네요. 저거기서 만나 저를테를 안내 하던 대학 동기생이 그곳을 생략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때 제가 쓴 글이 제 불로그 'http://blog. chosun.com/ilman031'의 '국내여행기'에 있으니 시간 되시면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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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권섭 |
14-12-29 1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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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성철용선생님께서 유적, 관광지마다 사진과 함께 내력과 전모를 세세하게 올려 놓으셨으니
찬탄과 함께 수고하신 결과에 감사와 노고에 치하를 드립니다.
'http://chosun.com/ilman031'에 들어가 보니 과연 한국수필작가회에서 빠진 것도
읽을 수 있어서 흐뭇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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