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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윤행원 |
날짜 : 11-08-01 19:03
조회 : 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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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 능선엔 적이 없다
신경식님이 쓴 회고록 –7부 능선엔 적이 없다-
동아일보사에서 펴낸 474쪽 분량의 두툼한 자서전이다.
1938년생인 저자는 격랑의 한국정치 근대사에서 政治裏面史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보고 겪은 것을 자세히 서술하고 피력한 力作이다. 그는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기자생활 10년, 국회의원 4선, 정일권, 김영삼, 이회창 등 비서실장을 다섯 번, 정무장관,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거쳐 지금은 롯데의 고문으로 있다. 일생을 통해 언론과 정계의 實像을 때로는 광풍처럼 휘몰아치는 험한 정치계에서 나름대로 살아 온 이야기로 가득 담겨져 있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 중동의 몇 나라를 18일간 같이 여행을 한 생각이 난다. 저자는 나보다 한 살 연상이지만 정부와 국회의 여러 요직을 거친 인생의 내공이 잘 다듬어 진 존경스런 인물이다. 조용하면서도 부드러운 친밀감을 갖고 다른 사람이 말을 할 땐 눈을 지그시 감고 조용히 경청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이집트에서 어느 날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될 것 같은가” 하고 나의 의견을 넌지시 물은 적이 있다. 그때는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의 하마평이 여러 갈래로 거론되고 있을 때였다. 종잡기가 매우 힘들 때였다. 나는 간단없이 대답을 했다. “이명박씨가 다음 대통령이 될 확률이 제일 많은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치의 高手한테 철없는 말을 한 것 같아 부끄럽기만 하다.
그는 한국정치의 근대사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이다. 친근한 인상과 부드러운 대인관계로 인품이 원만하지만 그러나 자기가 맡은 일은 엄격하고 성실하게 치루면서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선거민심은 때로는 밀물이 되는가 하면, 상대방 후보의 흑색선전 한 마디에 썰물이 되기도 한다. 그런 변덕이 심한 선거민심(票心)을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면서 청주, 청원지방에서 4선의 국회의원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누구보다도 정치의 영광과 허무, 성취와 좌절을 겪은 사람이다.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민심과 선거판에서 벌어지는 터무니없는 음모와 흑색선전을 직접 겪으면서 살아 온 사람이다. 그야말로 정치의 미친바람 속을 헤치면서 원만하고 어엿하게 살아 온 오늘의 거인이다. 이 책을 보면 한국정치의 생생한 이면사를 볼 수가 있고 권력의 여러 속성(屬性)을 가늠하게 된다.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추천사의 일부를 보면 그에 대한 설명이 명쾌하다.
-어눌하고 숫기 없었던 충청도 양반, 타고난 절제의 달인-
충청도 양반기질로 어눌하고 숫기 없어 보이던 그가 냉엄하고 험하기가 주먹세계보다 한 술 더 떠는 정계에서 4선 의원을 거치면서 사무총장, 장관을 역임하고 이렇다 하는 요직을 모두 거쳤을 뿐만 아니라, 이 나라 정치를 좌지우지하던 거물급 정치인들 바로 밑 참모장이라 할 수 있는 비서실장을 자그만치 다섯 번이나 역임하는 걸 보면서 의아롭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번 자서전을 통하여 그의 면모가 자세히 밝혀져 있다. 이 나라 최고 정치지도자들을 가장 가까이 보필하면서 느낀 점, 정파 간에 얽힌 막간의 이야깃거리들을 조용하고 부드럽게 돌아보았다. 그런 일도 있었구나 하고 놀라기도 한다.-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정치의 비정함과 험난함을 간접경험하게 된다. 정권을 잡기 위해 온갖 술수를 부리고, 나라를 어떻게 경영을 하는지 치열하게 암투하는 정치비사를 책을 통하여 보게 된다.
그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10부 정상을 오르는 길은 험하고 위험하다. 온갖 중상모략이 춤을 추고 끌어내리려는 반대세력이 잠시도 쉬지 않고 눈을 부라리는 정치판에서 욕심을 절제하고 자기분수를 지키려고 힘껏 노력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보게 된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 文人이 되고 싶었던 그가 4선 의원을 마지막으로 미련 없이 은퇴를 했다. 정치판에서 나오면서 한 말은 한국정치의 험한 광풍 속에서도 7부 능선을 힘들게 지키는 인내심을 가지고 용케 살아 온 것 같다고 그의 회고록에서 털어 놓는다. 一讀을 권한다.
2011년8월 /윤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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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문 |
11-08-01 20: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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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행원 선생님,
7부 능선에 올라선 자의 지혜, 눈앞에 어른거리는 나머지 3부의 의미는 자못 컸으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그 책보다는 그 책을 보며 삶의 지혜를 음미하시는 선생님의 德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더위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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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행원 |
11-08-02 1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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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문 선생님, 감사합니다.
책을 읽으시면 아시겠지만 정치를 하면 욕망을 조절하는 자기절제가 무엇보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런 험난한 세계에서 원만하고 절도있게 처신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면에서 생각난대로 적어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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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택 |
11-08-02 00: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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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윤선생님다운 인맥입니다. 신경식의원, 기억하지요. 짐작컨데 우리나라 정치이면사를 들여다보면 범인들로써는 감히 상상도 못할 요지경 세상이 아닐까 짐작됩니다. 치열한 삶을 살아낸 신경식의원님의 글이 궁금하군요. 기품으로 봐서는 윤선생님도 정치에 어울렸을법한데 아닌가요? 망발, 용서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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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행원 |
11-08-02 1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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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택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뜨거운 여름 어떻게 지내십니까. 가끔 물폭탄이 퍼붇는 장마철에 비 피해는 없었습니까.
제가 그분과 같이 긴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만 참으로 존경하는 분이었습니다.
한국의 전형적인 신사였습니다. 배울 점도 많았고요. 특히 같은 시대를 산 사람으로
많은 同感을 갖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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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
11-08-02 08: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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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도 신경식씨가 기억납니다. 7부능선이라는 의미가 사뭇 크군요. 책을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고지까지 나머지 3부를 오르지 않음은, 자신의 욕망을 다 채우지 않겠다는 말씀이군요. 정치인으로서 그러기 싶지 않았을 터인데, 대단한 자재력을 가지신 분이군요. 좋은 책 소개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불순한 날씨에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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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행원 |
11-08-02 1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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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순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7부 능선이란 욕심을 있는대로 부리지 않고 7부 쯤에 만족하는 자세를 말합니다..
그러다보니 무리가 없고 억지가 있을 수 없습니다. 사람은 끝없는 욕망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수가 많습니다. 그런 의미의 7부 능선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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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복희 |
11-08-03 06: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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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도 쉼없이 독서로 마음의 양식을 채우시는 선생님 존경스럽네요.
양서 소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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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행원 |
11-08-03 09: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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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복희 선생님, 고맙습니다.
좋던, 나쁘던 정치현실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게 우리국민입니다.
정치학도는 물론, 문학도도 정치이면사를 읽어두는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요직을 두루 거치다시피 한 분이라 개인적인 회고록을 넘어
한국 현대정치 현실이 생생히 살아 있습니다.
정치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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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식 |
11-08-03 1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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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행원 선생님, 신경식 의원은 이미지가 좋고
실제로도 그러하리라 여겨지는 드문 정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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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행원 |
11-08-03 1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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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는 生業을 할 때나 문단에 들어와서 사회생활을 할 때나...언제나 잊지않고
있는 마음(...)이 있습니다. '사람을 사랑하자.'입니다. 남자나 여자를 가리지않고
원만한 인품이라면 내가 일부러 공을 들여서라도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삶의 참다운 즐거움이 됩니다. 김창식 선생님도 사랑합니다..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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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식 |
11-08-03 1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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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행원 선생님의 마음자세 공감하며, 평소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선생님 존경합니다.
저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다만 여자는 마음대로 사랑할 수 없으니
... 그를 설워할 뿐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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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순 |
11-08-03 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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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그 내용으로 가치가 정해진다고 봅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책 한권이 어떤 사연으로 지금 내 손에 있게 되었는가하는 인간관계가
더욱 소중한 것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제게 선물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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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행원 |
11-08-03 13: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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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순 선생님, 댓글 감사합니다.
가능하면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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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명화 |
11-08-14 1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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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읽으셨네요. 정치에도 인과관계가 성립될 수 있을까요? 지나고 나서 회고록을 쓰시는 분들을 보면 구 속에 과연 진실이 얼마나 들어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평소 사람을 좋아하시는 윤선생님이시니 아마도 많은 분야의 사람들과 친분을 나누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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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만성철용 |
11-08-17 04: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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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 능선에 적이 없다' 라는 서계님의 글을 보며 나는 출세의 2부 능선도 못 올라가 본 사람이로구나 하는 자탄을 합니다. 그래서 산에 가면 정상의 능선을 욕심 낸 모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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